전직 경찰 없다던 갑을오토텍 거짓말 들통

김모씨 이어 우모씨도 전직 경찰로 확인

금속노조 파괴 목적으로 전직 경찰과 특전사 출신을 조직적으로 신규채용해 복수노조 설립을 주도한 의혹이 제기되자 갑을오토텍 사측은 “이력서상 경찰 출신은 확인되지 않으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사측은 7일 “전직 경찰 출신 신입사원은 근거 없는 주장으로 해당 신입사원들이 이력서를 허위 기재했다면 취업규칙상 채용 취소할 것”이라고 했다. 13일에도 “이력서를 다시 확인했는데 전직 경찰 출신은 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가 2011~2012년 노조파괴 컨설팅으로 악명을 떨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는 다른 방식의 노조파괴 수법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나선 뒤 이 사실관계가 주목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금속노조와 새정치연합 국회 환경노동위 의원들은 14일 전직 경찰이 자신의 이력을 숨기고 면접조사표에 허위 기재한 신입사원 김모 씨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씨는 2010년 101경비단 소속이었지만 면접심사표에는 2006년 3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모 종합건설에 근무한 것으로 기재했다.

신입사원 우모 씨는 서울 ㄷ경찰서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갑을오토텍지회가 공개한 사진자료에 따르면 우씨는 2009년 10월 말까지 경찰로 재직했지만 면접조사표에 이력을 기재하지 않았다.

[출처: 갑을오토텍지회]

  갑을오토텍지회는 신입사원 우모 씨가 전직 경찰 출신이라는 사진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씨(첫번째 사진 맨 앞 줄 검은색 가죽점퍼)는 2009년 10월 말까지 경찰 재직으로 한 학교의 직업체험 초청강사 중 한 명(두번째 사진)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우씨는 갑을오토텍 신입사원 면접심사표에 이력을 기재하지 않았다. [출처: 갑을오토텍지회]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신입사원 면접심사표와 별개인 공개되지 않은 이력서 내용이 “거의 비슷하지만 다른 게 있긴 하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 10일 사측이 들고 온 신입사원 이력서를 확인한 바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력서상 전직 경찰 출신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중요한 부분이고 특감이 진행 중이라 현재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말해, 신입사원 중 전직 경찰 출신이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측이 전직경찰 출신 신입사원을 채용한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사측의 사실관계 부인과 해명은 신뢰도를 크게 잃게 됐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설사 전직 경찰을 채용했다 하더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으며 역차별”이라고 신입사원 채용과 신종 노조파괴 연관을 부인했지만, 14일 노조와 새정치연합 의원 등이 공개한 자료에는 전직 경찰`특전사`용역업체 직원을 조직적으로 채용해 노조파괴에 나선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들은 “신규채용자 60명 중 27명이 특전사 출신이며 전직 경찰 및 101경비단 출신도 다수 있다”며 “전직 경찰과 특전사 출신이 전체 신규채용 인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이들의 모집이 신규채용 석달 전 2014년 9월부터 이루어졌고,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수차례 모여 갑을오토텍에 대한 소개와 입사 후 역할, 다른 사업장의 사례 등 사전교육을 했다는 녹취를 통해서 기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조직적 위장취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날법률사무소의 김상은 변호사는 “전직 경찰 출신을 이력서에서 확인한 바 없고 신규채용 당시 몰랐다는 사측의 주장은 허위라는 게 명백해졌다”면서 “만일 이력서에 경찰 경력을 기재하지 않았다면 채용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부가 신입사원의 이력을 정확히 확인하고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60명에 대한 4대보험 내역을 확인하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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