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는 16일 성명에서 “노동부는 갑을오토텍 특별근로감독으로 한 점 의혹 없이 갑을상사그룹의 노조파괴 음모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면서도 “노동부는 핵심인물들의 통화내역과 계좌내역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 청구와 핵심인물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에 시급히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갑을오토텍 충남 아산공장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와 복수노조 설립 지배 개입 등 노조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한 14일부터 20일까지 특별근로감독을 하고 있다. 노동부와 검찰은 아직 강제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갑을오토텍 근로감독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금속노조가 사측을 부당노동행위 등 고소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근로감독 계획이 연장되지 않는 한 노조의 고소장에서 추가 확인되는 부분에 따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가 노동부 근로감독 외에 강제 수사를 주문한 데는 갑을오토텍의 ‘신종 노조파괴’ 수법이 다른 현장에 영향을 미쳐 헌법에 보장된 노조 활동조차 탄압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노조파괴 컨설팅으로 악명을 떨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사용주의 노조파괴 시나리오는 2011~2012년 발레오만도와 상신브레이크, 케이이씨(KEC), 유성기업, 에스제이엠(SJM), 만도 등 제조업 사업장으로 확산된 바 있다.
또 노조와 새정치민주연합 환노위 의원들이 14일 공개한 자료에는 갑을오토텍 사측이 전직 경찰과 특전사, 용역업체 직원 등을 조직적으로 채용해 노조파괴에 나선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 사측이 신규채용자 인력관리를 위해 신규채용자들 사이에 팀장-조장을 두고 기존 직원보다 더 많은 임금을 제시한 증거도 나왔다.
이들은 “신규채용자 60명 중 27명이 특전사 출신이며 전직 경찰 및 101경비단 출신도 다수 있다”며 “전직 경찰과 특전사 출신이 전체 신규채용 인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기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조직적 위장취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 금속노조와 새정치민주연합 환노위가 공개한 갑을오토텍 신종 노조파괴 증거 자료. 조직책(팀장급으로) 보이는 신입사원이 다른 신입사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일부이다. [출처: 미디어충청] |
새날법률사무소의 김상은 변호사는 “휴대폰 문자와 증언을 통해 금속노조 탈퇴와 기업노조 가입, 충돌 유발 등이 드러났다”면서 “신입사원 전체와 신입사원과 만남을 가졌다는 사측 관계자의 휴대폰 통화내역 및 문자 전송 내역, 급여 관련 회사의 입금 및 송금 내역 등을 수사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신입사원을 정상 채용했고 급여 차이도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일체의 정황을 부인하는데, 모든 의혹을 확인하고 불식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특별근로감독은 임의 수사이기 때문에 사측에서 증거 자료를 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사측을 부당노동행위 등 고소했고 강제 수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갑을오토텍지회는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진행되고 있지만 갑을상사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한 수사는 역부족일 수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진실규명을 위해 갑을오토텍과 갑을상사그룹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과 신종 노조파괴를 기획하고 가담한 핵심인자들에 대한 구속수사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과 정황만 보더라도 갑을상사그룹이 노조파괴 계획 수립과 실행단계까지 주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합리적 의심을 확인하는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강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갑을오토텍은 작년 12월 29일 전체기능직의 10%가 넘는 60여명을 무더기 채용한 바 있다. 현재 신입사원 중 53명은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를 집단 탈퇴하고 3월 12일 설립된 기업노조에 가입했다.
차량공조기를 제조하는 갑을오토텍은 만도기계 아산공장이었던 곳으로, 복수노조에 의한 노조파괴 의혹을 사고 있는 발레오만도와 콘티넨탈, 보쉬전장, 만도 등은 모두 자동차부품사이며 옛 만도기계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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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