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노조파괴 의혹 신입사원들, 금속노조 조합원 폭행

“금속노조 출입 막는다며 정문 막고 폭력”...사측, “양쪽 다 근태 처리”

신종 노조파괴 의혹으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과 압수수색을 당했던 갑을오토텍에서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폭행을 당해 수술까지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폭력을 행사한 직원들은 경찰과 특전사 출신이 섞인 평균 40대 후반 신입사원들로, 금속노조와 대립하는 기업노조를 새로 만들어 가입하면서 노조파괴 용병 논란까지 일고 있다.

[출처: 갑을오토텍 지회]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와 사측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기업노조 측 신입 채용자들은 30일 오전 6시 20분께부터 갑을오토텍 공장 철문을 닫고 바리케이드로 막았다. 또 금속노조 소속 지회 현수막 등을 칼로 찢어 놨다. 이날 아침은 갑을오토텍 지회 간부들과 금속노조 위원장, 충남지부 간부들이 함께 출근 선전전과 현장순회를 하기로 돼 있었다. 지회는 이미 전날 노사협력실에 금속노조 간부들의 현장 순회 계획을 알려 놓은 상태여서 금속노조 간부들이 공장에 들어가는 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기업노조 신입사원들이 “우리 회사에 외부인의 출입을 막겠다”며 바리케이드를 풀지 않고 금속노조 간부들을 막았다. 이어 지회의 한 간부가 바리케이드를 밀기 시작했고, 기업노조 직원들이 지회 간부에게 달려들어 주먹질하고 엎어치기를 해 머리를 다쳤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측 간부와 조합원 10여 명이 상처를 입었고, 한 명은 뇌 골절 및 뇌출혈과 귀뼈 골절을 입어 병원에 후송됐다.

지회는 이들 기업노조 측 신입사원들이 업무 시작 시각인 오전 7시 40분을 지나 8시가 넘어선 시간까지 생산현장에 복귀하지 않았고, 사측도 폭력 사태 등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지회 관계자는 <참세상>과 통화에서 “기업노조 측은 정문을 막을 권한이 없다. 그들은 현장에서 일하는 기능직 사원일 뿐인데 심지어 근무 시작 시각 이후에도 정문을 지키고 있었다”며 “당시 경찰, 사측 관리자가 다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에게 집단린치를 사주한 것이 사측이 아니냐는 것이다.

사측 노사협력실 관계자는 이런 의구심에 대해 “처음에 발생한 사고는 목격하지 못했고 중간부터 소식을 듣고 가서 알게 됐다”며 “(기업노조 직원들에게) 그 얘기는 했다. ‘우리 회사 경비들도 정문을 막지 않는데 왜 그쪽에서 정문을 막느냐?’ 우리는 막으라고 한 적도 없고 충돌도 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근무 시작 시각을 넘어서도 정문을 봉쇄하고 있었던 데에 대해선 “묵인이 아니다. 양쪽 다 작업장에 들어가지 않으면 근태 처리는 똑같이 한다. 어떤 노조든 근무를 안 하면 근무를 안 하는 만큼 처리한다”고 해명했다.

아산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폭력 사태를 묵인하고 있었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출근 선전전 때문에 원래 정보과에서 집회 관리 등을 위해 나가 있었고, 112 신고가 들어와 경비계 신속대응팀이 나중에 나간 것”이라며 “정확한 경위는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출처: 갑을오토텍 지회]

폭력사태가 난 후 새정치연합 국회 환경노동위원들은 논평을 내고 “전직 특전사나 경찰 출신의 노조파괴 용병을 대거 신규채용한 사실은 이미 회사 입사원서 등을 확인한 근로감독관에 의해 확인됐다”며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단순 노노 갈등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노노 간 갈등을 핑계로 검찰과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행정이나 수사를 게을리한다면 직무유기를 넘어선 초헌법적인 불법행위”라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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