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해수부, 이번엔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 흔들어

“특조위 1월 1일부터 활동 시작한 것으로 해석”

새누리당과 정부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독립성 문제로 시행령을 질질 끌더니 이제는 특별조사위 활동 기간을 흔들기 시작했다. 정부가 통과시킨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유가족과 특조위,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자 특조위 활동 기한 관련 새로운 해석을 내고 정부 시행령을 받아들여 본격적인 활동부터 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사무처 구성의 법적 근거, 소위와 사무처 연관성, 특조위 독립성 침해 여부 등에서 법의 권한을 넘었는지 질의했다.

이날 여당 첫 번째 질의자로 나온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특조위 활동이 시작됐다고 봐야 하느냐”고 묻자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여러 의견이 나뉘고 있지만 저희(정부)는 특조위 활동과 특조위원 임기는 같이 한다고 보기 때문에 특별법에 따라 이미 1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됐고 활동도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안효대 의원도 “특별법 6조에 위원회 구성을 마친 날로 돼 있다. 그렇게 된다면 1월 1일부로 활동이 시작됐다고 판단된다. 이미 5개월 동안 활동을 한 것”이라며 “특조위 활동 기간이 최장 1년 6개월인데 시행령 논란으로 시간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안효대 의원은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하려면 예산을 빨리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초 이날 회의는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특별법의 위임 범위 벗어났는지를 살피고 개정을 요구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하지만 회의 시작부터 여당과 정부는 사실상 특조위 활동기한 축소라는 새로운 쟁점을 터트린 것이다.

곧바로 신정훈 새정치연합 의원은 유기준 장관과 설전을 벌였다. 신정훈 의원이 “장관이 특조위 활동 기간이 1월 1일부터 시작됐다고 새로운 쟁점을 제기했는데 어떤 근거냐”고 묻자 유 장관은 “특별법 6조, 위원회는 상임위원 5명을 포함해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7조는 활동 기간을 위원회 구성일로부터 임기 마칠 때를 정하고 있다. 법 조항을 모아 해석해보면 특조위 활동 개시점은 1월 1일부터 보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의원은 “특조위원이 임명되면 구성이 마쳐지느냐”며 “위원회가 구성되고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완료되는 시점인데 장관은 위원들 임명을 마친 날로 해석해 벌써 진상규명 활동을 5-6개월 무력화시켰다. 궤변을 내놓지 말라”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궤변이 아니다. 그 부분은 저희와 해석이 다르다. 특조위 활동 개시 시점은 1월 1일이 타당하다”고 맞섰다.

같은 당 최규성 의원도 “활동 기간은 실제 진상조사가 시작될 때부터 하는 게 맞다. 위원회 구성을 마친다는 것은 (예산과 인력) 지원을 다 하고 마치는 시점이 상식이지 시행령도 통과 안 되고 조직구성으로 논란을 벌이며 6개월이 갔는데 6개월을 까먹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유연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성엽 의원도 “장관이 진심으로 1월 1일로 인식하고 한 답변이 아니라 생각한다. 법을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유기준 장관은 “해석이 달라 논쟁할 부분이 아니다. 법 전체적으로 위원을 임명한 날로부터 활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재차 신정훈 의원이 “장관 논리라면 시행령 2조 2항에 특조위 활동 6개월이 지나야 특조위 정원을 90명에서 120명으로 늘릴 수 있는데 이 시점은 특조위 기한이 거의 끝나는 11월이 된다. 120명은 한 달 활동하고 마무리하라는 것이냐. 실제 예산을 지급하고 사무처 직원이 배치되는 시점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활동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고, 보고서 작성을 위해 3개월을 더 연장할 수 있다. 검토하겠지만 기본해석은 마찬가지”라고 여지를 두지 않았다.

여당은 유 장관 의견을 적극 동조했다.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은 “위원회 시한과 위원 임기 시한을 같이 보는 게 맞다. 그렇다면 시간이 많이 지난 상황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특별조사가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장관도 “이른 시일 내에 특조위의 본격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맞장구쳤다.

유 장관은 특조위 독립성 여부를 가늠할 소위원장들의 조사 지휘 가능 여부를 두고는 “법 규정과 배치된다”고 선을 그었고, 조사 1과장 공무원 파견 문제를 두고도 “진상규명 국장이 민간에서 오기 때문에 조사 1과장은 수사에 대해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검찰 수사 서기관이 와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위원회 독립성 참견이나 조사를 못 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아닌 순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반대했다.

최규성 의원이 “공무원의 잘못을 조사해야 하는데 같은 공직이 있어서 신뢰성 문제가 있다. 공직사회 지휘체계에 속하지 않는 제3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뽑자는 취지”라고 설득했지만 “(진상규명은) 특조위 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여러 공무원 조직의 협조에서 일을 진행할 수 있다. 균형에 맞춰 구성한 것”이라고 같은 대답만 반복했다.

김승남 새정치연합 의원이 “진상규명 소위에서 A공무원을 조사 대상으로 결정했는데 시행령은 행정지원 실장 밑에 기획행정 담당관이 있다. 이 담당관이 진상규명 조사 신청 접수 및 처리 총괄을 하고 있는데 담당관이 반대하면 A공무원을 조사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하자 유 장관은 “지적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 잘 살펴보겠다”고 대답했다.

박민수 새정치연합 의원은 “장관은 전반적으로 최대한 특위에 독립성을 주지 않고, 활동 기간도 최대한 안 주고 줄이는 게 목적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날 농해수위 차원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여야 간사와 농해수위 위원장이 시행령 검토 결과에 대한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상임위 차원의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양당 원내대표가 직접 시행령 문제에 대한 협의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