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지부, 해고자 복직 ‘끝장 교섭’ 제안

“187명 해고자 아픔 치료약은 복직”…‘2015 함께 살자 희망 연구’ 결과 발표

노조 쌍용차지부(지부장 김득중)가 6월8일 오전 평택 쌍용차공장 정문 앞에서 ‘정리해고 6주년 사회 각계각층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6월8일은 쌍용자동차가 조합원들에게 정리해고 통보서를 전달한 지 6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사에 실무교섭을 중단하고 해고노동자 복직을 위한 본교섭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정리해고 통보 6년을 맞은 쌍용차지부가 6월8일 오전 평택 쌍용차공장 앞에서 해고자 복직을 위한 본교섭 개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평택=김형석 [출처: 금속노동자]

지난 1월부터 실무교섭을 시작했지만 3월말 최종식 신임사장 취임 후부터 해고자복직과 손배가압류 해제 등 의제를 두고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쌍용차지부는 회사가 6월말까지 해고자 복직, 희생자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7월부터 범국민대회를 비롯한 투쟁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득중 지부장은 “지부는 이유일 사장과 김규한 기업노조위원장과 합의해 4대 의제 해결을 위한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해고자 문제와 손배 문제 논의에 진전이 없었다”며 “오늘 오후 2시 최종식 사장과 김규한 기업노조위원장을 만나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한 본교섭을 촉구할 것이다. 수용하지 않으면 끝장 투쟁에 나설 것이다”라고 선포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이 6월8일 기자회견에서 해고자 복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속한 본교섭 개최를 촉구하고 있다. 평택=김형석 [출처: 금속노동자]

민주노총과 쌍용차 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해고자들을 판매에 이용한 쌍용차가 해고자 복직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사실에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해고자들은 일하고 있는 노동자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해고자가 47배 더 우울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고가 살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김득중 지부장에게 티볼리가 잘 팔리면 해고자 복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무교섭에서 정리해고자 언급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다. 해고자 복직을 응원하며 티볼리를 응원하던 시민들의 성원이 분노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쌍용차지부는 6월8일 기자회견에서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팀이 해고자와 복직자 3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5 함께 살자 희망 연구' 보고서 결과를 발표했다. 쌍용차지부 조합원이 보고서 결과 중 일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평택=김형석 [출처: 금속노동자]

지부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2015 함께 살자 희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희망 연구’는 쌍용자동차 해고자와 복직자 3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해고자들의 아픔의 원인과 그 해결책을 찾을 목적으로 시작한 연구다. 쌍용차지부는 연구결과를 해고노동자들이 조속히 복직을 해야하는 근거로 알릴 예정이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어떠하냐’는 질문에 39.5%가 '나쁘다'고 응답했다. 복직자의 24.2%, 해고를 겪지 않은 다른 공장 노동자의 2.5%에 비해 매우 높다. 최근 1년간 우울·불안 장애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다른 공장 노동자가 1.6%에 그쳤지만 복직자는 30.1%, 해고자는 75.2%에 달했다.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6월8일 기자회견을 마치며 회사가 현재와 같이 무성의한 실무교섭을 계속할 경우 범국민대회 개최 등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 있다고 경고했다. 기자회견 참가 지부 조합원들 뒤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과 조형물이 보인다. 평택=김형석 [출처: 금속노동자]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해고자들이 아프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이번 연구의 질문은 복직하면 해고자들이 얼마나 더 건강해질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설문에 따르면 90%에 가까운 해고노동자가 사회적 소외감을 느꼈다. 해고자 87%가 구직 중에 차별을 받았고 절반이상이 공공기관에서 차별을 경험했다. 해고 2년만에 저금과 보험을 해지하며 취약한 사적 안전망도 사라졌다”며 해고자들의 아픔이 사회적인 이유로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섭 교수는 연구결과를 설명하며 “187명 해고자의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올바른 치료약은 복직이다”라고 단언했다. (기사제휴=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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