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표 선거, 진보정치 2세대 바람 이어질까

노회찬-심상정 빅 투에 조성주 세대교체론 가세...언론들 조성주 주목

16일 간의 유세일정에 돌입한 정의당 당대표 선거가 재밌어졌다. 정의당 빅 투인 노회찬-심상정 후보 중심의 선거판이 될 거란 예상과 달리 무명이나 다름없는 조성주 후보가 선거 돌입 초반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3파전이 형성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회찬, 심상정, 유시민, 천호선으로 대표되던 정의당은 각종 당직과 공직에서 이들 주요간판 스타들을 돌려막기하고 있던 터라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리더쉽 발굴이 절실했다.

지난 19일 정의당 전국동시당직선거 당대표 후보엔 노항래, 노회찬, 심상정, 조성주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정의당은 출범 당시 당원이 7천여 명이었지만, 그후 7-8천여 명의 당원이 새로 입당해 현재는 1만5천여 당원이 있다. 출범 당시 입당해 있던 당원들은 당시 당내 계파 조직력에 따라 움직이는 당원이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후 입당한 당원들은 특별한 계파에 의해 동원된다고 보기 어려워 이 당원들의 표심이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일단 인지도 면이나 언론 조명도에서 열세인 노항래 후보는 참여계 당원들의 조직적인 지원을 염두에 두고 선거운동 라인업을 구성했다. 노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출마 선언을 발표하면서 참여계 출신 시도당 위원장 후보들과 함께 섰다. 인지도 열세를 초기에 극복하기 위해 조직할 수 있는 표부터 다지면서 세를 확장해 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노항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용 3분 유세 동영상에서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던 박래군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운영위원장과 고교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것으로 시작한 인연을 소개했다. 노 후보는 박 위원장과 같은 대학을 다니고 같은 날 군대에 강제징집을 당했다. 제대 후엔 노동운동에 투신하기 위해 박 위원장이 주안공단에 취직하고, 자신은 구로공단으로 갔다. 또 비슷한 시기에 각각 구속돼 영등포 구치소, 대전교도소까지 이어지며 수감생활을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의 11년 간 이력서가 똑같다고 소개했다.

노항래 후보는 정의당의 담대한 변화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끼리의 진보가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정당, 시민과 통하는 정당으로 진화하자”는 설명이다. 노항래 후보는 정의당 노동정치전략회의 위원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당시 선본 노동국장, 국민참여당 정책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다크호스로 부상한 조성주 후보는 경향신문 칼럼에 출마 선언문이 소개되고, 조국 교수 등 스타급 진보인사들이 SNS 등에 2세대 진보정치인이라고 격찬하면서 주목 받았다. 이어 진보 개혁 언론과 여러 인터넷 신문 등이 조성주 후보를 포스트 노회찬, 심상정 체제의 리더쉽으로 소개하면서 당원들에게서도 상당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노회찬, 심상정 후보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성주 후보는 홍의덕 의원실 보좌관,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 서울시 노동전문관 등을 역임했다.

37세인 조 후보는 출마 유세 동영상에서 1세대 진보정치인인 노회찬, 심상정 후보에게 청년의 패기를 드러내며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이번 선거에선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이 1세대 진보정치를 넘어 2세대 진보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며 “1세대 진보정치의 관성을 과감히 바꾸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10년의 전망을 가지고 당의 뿌리부터 강화하겠다”며 “진보재편도 많은 분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큰 규모의 결집을 이루겠지만, 총선만을 위한 재편이라면 차라리 중단하겠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노회찬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진보 간판스타라는 식상함을 극복하기 위해 읍소 마무리 전략을 들고 나왔다.

노회찬 후보는 유세 동영상에 요리사 복장을 하고 나와 정의당 대표가 아닌 수석 요리사가 되겠다며 특유의 언어감각을 활용한 입담을 과시했다. 여기에 정의를 지키다 희생 당해 일반인으로 살아온 2년 세월을 버무렸다. 노 후보는 “삼성 엑스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후 일체의 당직과 공직을 맡지 않고 2년이 흘렀다”며 “이번에 정의당이 낸 구인공고를 보고 정의당 수석 요리사가 되기 위해 구직 전선에 과감히 몸을 던졌다”며 아픔 속에 유머 코드를 담았다. 노 후보는 “정의당은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내는 착한 식당인데도 손님이 너무 없다”며 “몸에 좋은 음식만으로 안 된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고 먹기도 편하고 보기도 좋은 음식을 내놔 소문난 맛집으로 발전 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노 후보는 특히 유세 말미에 “일하고 싶습니다. 정말 일하고 싶습니다”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선 노회찬 후보가 지난 해 7.30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전국적인 당의 인지도를 높이고, 노유진의 정치카페 활약 등으로 젊은 층에 상당한 인지도가 있어 신입 당원들에게 가장 경쟁력이 높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심상정 후보는 직전 당 원내대표였던 점을 감안해 ‘또 심상정이냐’는 식상함 극복에 신경을 쓰면서 강인함을 강조했다. 심 후보는 “다른 후보들은 역할 분담론, 세대교체론, 개방적 연대론을 말하는데 저는 정의당을 강한 팀으로 만들어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그 일념 뿐”이라고 출마이유를 밝혔다. 심 후보는 “강한 정의당으로 민생진보의 길을 여는 것은 정치권 자타가 인정하는 정책경쟁력을 갖춘 심상정이 책임질 수 있다”며 “또 심상정이냐고 묻는 분이 계신다. 그러나 지금까지 당원에게 선출되는 영광스러운 대표직을 한 번도 맡아 보지 못했다. 더 큰 권한을 주시면 더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세대교체론을 의식한듯 심 후보는 21일 전북지역 유세에서 “저는 조성주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 선배들이 진보와 정치의 오솔길을 헤매는 동안 스스로 커서 유력한 경쟁자로 이 자리에 섰다. 너무 고맙다”면서도 “세대교체는 선배의 배려나 양보로 이뤄지지 않는다. 미래가 진정한 미래가 되기 위해 선배가 할 일은, 제대로 넘도록 잘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선거는 20일부터 16개 광역시도당을 순회하는 유세를 마치고, 7월 6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 현장, ARS 투표에 돌입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가 13일부터 18일까지 결선 투표를 거쳐 19일 발표한다. 정의당은 당대표와 동시에 부대표, 광역시도당 위원장, 지역위원장, 전국위원, 대의원도 선출한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조합원

    노회찬 후보.. 부당한 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힘든 시간을 견뎌왔을 것입니다.

    이번엔 그를 한 번 밀어주는 게 순리일지도.

    정치인 노회찬은 우리사회의 큰 자산인데

    정의당에서 이를 잘 살려줬음 좋겠네요!

    성주 후보도 분발하는 모습 좋네요.^^

  • 민주진보

    새누리당2중대,쓰레기정당 -- 정의당

  • 단비소리

    미래를 위해 1세대의 백의종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