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2011년 9.4 당대회 악몽 되살아나고 있다”

고문단들, 진보결집 갈등 격화에 메시지...총투표 중재안 나올지 주목

진보정치 세력 통합(결집) 추진을 놓고 노동당이 격한 갈등을 겪고 있다. 노동당은 지난 2011년 민주노동당과의 진보대통합 협상 결과가 당대회에서 부결된 후 노회찬, 심상정 등 유력한 명망가들과 상당수 당원이 집단 탈당한 전례 때문에 진보세력 통합에 대한 불신과 갈등이 더욱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28일 정기 당대회를 앞두고 진보결집 추진 당원들이 당원 총투표 안건을 부의해 당원 총투표를 둘러싼 논쟁은 감정 격화 이상의 단계로 들어섰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당 외부에서 진보 결집을 지지하는 교수-연구자 선언, 공공운수노조 노동자 선언 이후 평당원들의 갑을론박이 터져 나오고, 이어진 문화 예술인 선언, 법률가 지지선언은 감정 격화 요소로 계속 작용하고 있다.

  나경채 노동당 대표(사진 왼쪽)와 천호선 정의당 대표. 지난 6월 16일 정의당,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4자 대표자들은 서울 대방동 현대자동차 남부사업소 구내식당을 찾아가 정규직 현장노동자들에게 진보정당 통합에 대한 격려와 지지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에 따라 당 고문단들이 당원에게 공동메시지를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금민, 김혜경, 안효상, 이용길, 임수태, 홍세화 당 고문과 이덕우 전 당대회 의장은 22일 고문단 회의 개최 후 25일 공동메시지를 당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고문단은 “최근 진보결집 관련 당내 논란에 자칫 진보정치의 새롭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우리 목표가 좌초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앞섰다”며 “진보결집 사업 찬반 논란의 심화는 합리적 토론과 비판을 넘어 논쟁과 비난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문단은 “지난 2011년 9.4 당대회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당시 독자-통합 논쟁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당대회 표결로 이어졌지만, 당대회 결정에도 주요 정치인과 일부 당원들이 승복하지 않고 탈당해 당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 사태로 진보정치에 대한 신뢰가 다시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당 상황은 합리적인 토론과 설득이 아닌 감정적인 대립과 반목이 격화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우려에 따라 당원들에겐 창당 정신을 되새기며 토론을 당부하고, 대의원들에겐 당원의 뜻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치열한 토론과 합리적 절차에 따른 당론을 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문단은 “당원 모두 당대회 결정을 존중하고 따를 것이라 믿는다”며 “당원 동지에 대한 존중과 믿음을 확인하는 당대회, 진보정치 역사에 남을 당대회로 승화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진보결집 추진 모임에서 내놓은 당원 총투표 안건에 대해 당내 의견 그룹인 ‘당의 미래’가 중재안에 대한 논의 여지를 남겨 주목된다. 지난 22일 ‘당의 미래’ 소속 윤현식 당원이 제대로 된 당원 총투표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당 홈페이지에 던지자 ‘진보결집 전국 당원모임’도 더 진전된 논의를 해보자며 전향적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다시 ‘당의 미래’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양측이 총투표에 대한 새로운 안을 합의하면, 28일 당대회에서 충돌을 피할 수 있다. 합의하지 못한다면, 노동당은 일찌감치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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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라서라

    당론이니 뭐니, 전망이 다르면 갈라서는 게 맞다. 애당초 민노당 당론 불복하고 집단 탈당해 만든 게 진보신당 아닌가. 그 행동이 비난받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매우 자연스러운 정치적 행보라는 거다. 의리 타령이나 하면서 학생운동 동아리 판에 남아 '21세기 신좌파담론' 세미나나 하던가, 아니면 현실과 당당히 대면해서 깨지든 꺾이든 굽혀지든 좌파정치의 현실 최대치를 실험해보던가. 솔까말 노동당에 조성주만한 인재들이 없겠냐. 그 숱한 가능성과 열정들이 '순결한 좌파'라는 허울 아래 사장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 통진당원

    안녕하세요?

    제가 보기엔 두 가지 욕망의 충돌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권파는 우리도 좀 고깃국도 먹어보자

    비당권파는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게 아니다..

    냉정하게 보면 새정치연합이 아직 국민의 신망을 받는 오랜 역사를 지닌 정당이고

    신설 정당은 잘해야 지난 민주노동당 정도 지지가 아닐까 싶고요

    야당교체는 아직 시기상조 같습니다.

    그럼에도 민주노동당이나 통진당 시절 5~10석 규모 비례대표라도 확보하는 세 중요하다면 합당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요.

    당장 합당보다는 우리끼리 우리가 추구하는 당의 모습은 무엇인지 준비를 하자는 게 비당권파의 바람 아닐까요?

    다가오는 선거에 맞춰 급조한 통합으로 그래도 실리를 추구해보자는 게 당권파의 바람인 것 같고요.

    하지만 그들과 통합하기엔 아직 우리 정치노선이 명확하지 않고 통합 이후 충돌할 수 있다는 걱정이 비당권파 다수 당원들의 정서가 아닐까 싶네요.

    당권파는 우선 총투표 같은 승부방식의 의견수렴이 아니라 당이 니아갈 길이 무엇인지, 사민주의인지 사회주의인지, 민족주의 계열과 어떻게 연대해야 하는지 등을 잘 토론해나가는 게 민주적 리더쉽이라 보고요.

    차라리 경제적이나 정치적 실리는 내년 총선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추구하는 게 어떨까요?

    이대로라면 총선에서 저조한 득표가 예상될 수도 있지만

    당의 이념을 명확히하고 총선 슬로건과 정책을 국민에게 제시한다면

    다른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새정치의 역량은 웬만한 진보적 담론은 모두 자기공약으로 흡수할 만한 정도가 된다고 보고요

    4자 진보연합당도 차별화하지.않음 힘들다고 보고

    정책적 선명함보다는 정의당 활동을 바탕으로 한 신뢰감 및 정동영씨등 유명인사를 내세운 안정감이 현실적인 유권자 호소전략이 아닐까 싶고요.

    노동당 정도가

    -건물, 토지 임대수익 환수
    -기본소득 도입
    -대학평준화 실시

    등 완전 다른 페러다임으로 새정치 등이 따라가기 힘든 메세지를 국민에게 던지고, 점점악화되는 사회적 불평등과 점점심해지는 대통령의 폭정상황에서 무언가 다른 대안세력으로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끝으로 통진당 사람들과 어떻게 연대할지 고민하지 않으면 진보연합이든 노동당이든 제2의 통진당이 되는 건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박근혜 정권의 독재정도가 심해질수록 진보세력이나 운동권이 가장 첫번째 먹잇감이 된다는 걸 명심하길 바랍니다.

  • 통진당원

    덧붙여 지금은 야당교체라는 슬로건이라도 명분이 되나

    합당 이후엔 야당교체냐 야권연대냐를 두고 논쟁을 할 것입니다.

    아마도 현 노동당 당권파는 그때가서는 비주류가 될 것이 명약관화입니다.

    소탐대실.

    그 때 가서 노동당에 남는 건 잘해봐야 비례대표 1석 또는 울산 등지에서 야권연대를 바탕으로 한 지역구 1석 정도일 듯 싶네요.

    그 과정에 지금 동지들을 잃고,

    진보신당과 사회당 등 독자적인 흐름을 견지해온 노동당의 성과도 잃고,

    결국 남는건 의석 1~2개, 이것도 잘해봐야 타 정치이해당사자의 양보를 바탕으로 얻어낼 수 있는 성과 같습니다.

    독자적인 힘보다는 정치공학으로 얻어낸 성과기에 그 다음 총선때까지 지속가능하지도 않을 것 같네요.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으로 분할,

    또 사회당이라는 고유 목소리

    이런 과정에서 현 노동당이 지키려고 했던 가치가 무엇인지, 또 보존해야 할 성과는 무엇인지 잘 살펴봐서 통진당처럼 되지 않기를..

    아니면 무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노동당이 한편으로는 절실합니다.

    이번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유일하게 목소리를 낸 곳이 노동당이고,

    이것은 이미 노동당이 한국사회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정치집단으로 일정부분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기조와 정신으로 활동한다면

    분명 대안정치세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보고

    현 당권파는 좀 더 긴 안목으로 이끌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동당

    오늘부로 최소 2020년까지 원외정당 예약하고 '제자리에 앉아서 자멸하는 좌파의 전설' 사회당 시즌2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