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4자, 노동당 진보결집 부결에 대세화 전략 기조

군자기지 찾은 4자 대표들, 노동당과 통합보다 진보 주류화 강조

노동당이 지난 6월 28일 당대회에서 정의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와 통합 추진을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진보정치 4조직 대표들은 중단 없는 진보정치세력 결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4조직 대표들은 현실적으로 노동당이 새로운 진보적 대중정당에 결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 속에서 진보세력 결집을 메인 스트림(main stream, 대세)으로 만들어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 나경채 노동당 대표, 김세균 국민모임 공동대표, 양경규 노동정치연대 대표와 당직자들은 군자차량기지를 방문해 서명운동과 노조 집행부 간담회를 진행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 나경채 노동당 대표, 김세균 국민모임 공동대표, 양경규 노동정치연대 대표와 당직자들은 2일 오전 민주노총 서울지하철 노조 용답동 군자차량기지를 방문해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동참촉구 서명운동’과 노조 집행부 간담회를 진행했다. 진보 4자 정무협의회는 지난 28일 노동당 당대회 이후 상황은 공유했지만, 대표자들 만남은 처음이다.

이날 서명과 간담회는 노동당 대의원들의 진보결집 추진 중단 결정에도 9월로 예정된 진보세력 결집을 위한 행보를 대세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서울지하철 노조 조합원들에게 서명을 호소하던 나경채 대표는 “진보정당을 하나로 크게 만들어 제대로 하기 위해 서명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호선 대표는 “힘내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나경채 대표는 이르면 2일 밤이나 3일 오전에 당대회 진보결집 추진 총투표 안건 부결에 따른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대표직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대체적인 가운데 4일엔 노동당 진보결집 전국모임 각 지역 대표자들이 지역 당원 의견을 모아 회의를 열고 이후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진보결집 모임 대표자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견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서울지하철 노조 집행부와 진보 4자 대표자 간담회는 노동당 이탈로 인한 결집력 약화 우려를 종식하기 위한 자리가 됐다.


나경채, “다음 기회로 넘기겠다고 하지 않겠다”

이 자리에서 김현상 서울지하철 노조위원장이 “4자 연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현장에 공존하고 있다.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마음속에는 기대도 있다. 희망을 주는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천호선 대표는 “이미 장애물을 예견하고 어려움을 감수하며 시작했다.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9월에 모일 수 있는 합리적인 진보세력을 다 모은다는 방향대로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경채 대표는 “진보정치 결집 최종 결정 단계에서 4개 단체 중 노동당 내부가 가장 어렵다. 저도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하다가 어려우니 다음 기회로 넘기겠다’고 하지 않겠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약속대로 9월 안에 새롭고 더 큰 진보정당이 뭉칠 수 있는 큰 그릇을 만들겠다”고 단언했다.

김세균 대표도 “합치고 싶은 모든 진보세력을 다 포괄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독자로 가자는 분들이 있다”며 “중요한 것은 진보결집 운동을 메인 스트림으로(대세로) 만들고, 큰 흐름 속에서 잡아 나간다면 힘 있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궁극적인 성공은 통합에서 더 나아가 대중적 참여를 최대한 시켜내는가의 문제”라며 “서울지하철이 많은 역할을 해서 이 운동을 큰 흐름으로 만들어 내는데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나상필 노조 정치위원장은 “사실 4단위에 희망을 품고 있지 않다”며 “현장에선 통합진보당 세력이 남아 있는데 결국 수학적으로 진보정당은 하나 줄지만 대한민국 진보세력이 전부 다 하나로 같이 가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양경규 대표는 진보 세력 전체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현실 조건을 인정하면서도 큰 흐름(메인 스트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양 대표는 “현재 진보정치 구도에서 노동 현장이 필요로 하는 진보정당으로 가기 위해 일단 갈라진 (정치) 구도를 정리하고 (진보정치가) 커야 한다”며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 사회당이 있었지만 우리가 사회당을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은 민주노동당이라는 큰 흐름에서 진보정치가 정리해 왔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경규 대표는 “당끼리 통합해 큰 틀로 간다는 것은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노동당과 정의당 두 당을 투톱으로 하고, 국민모임과 노동정치연대가 같이 하면서 그려왔던 것이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는 이 흐름을 중단해야 할 것인가의 물음이 있다”며 “어떤 그림으로 가든 진보가 책임 있게 큰 흐름을 형성해야 현재의 구도를 돌파할 수 있기때문에 당과 당의 문제가 아니라도 많은 세력이 함께하고, 새롭게 확장하는 형태로 등장하는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호선 대표도 재차 “진보세력이 다 뭉치지 않으면 굉장히 곤혹스럽지만 ‘다 뭉치는 것이 가능할까?’ 솔직히 이런 생각을 한다”며 “저는 노동당과 녹색당이 (통합하지 않고) 남아 있을 거로 생각했다. 지금은 어떤 당이 가장 노동자 미래와 현재를 대변하는지 봐야 한다. 냉정하게 판단해 (저희가) 새로 만들어도 잘못하면 (지지정당을) 바꿔야 한다. 허심탄회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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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세력화

    니들끼리 잘 해보세요!
    현장조합원들이 얼마나 지지할까 고민이나 해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