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사찰 안했다는 국정원장 믿어야 한다”

‘불필요한 공세’ 강조...야, 도·감청 진상위원장에 안철수 전 대표

국정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로부터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해 국내 민간인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여당은 불필요한 공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14일 국정원장이 민간인 사찰은 없다고 한 말을 믿어야 한다며 적극 감싸안았다.

14일 이병호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012년 1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20회선 분량(휴대폰 20개)에 대해 해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입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이 원장은 “(해킹 프로그램을) 민간인 사찰에 썼다면 어떤 처벌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15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국내외 사이버테러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상황이며, 상존하는 북한 위협까지 대비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정치권은 사이버공간이 21세기의 새로운 안보위협으로 떠오른 만큼 불필요한 정치공세와 정쟁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철우 새누리당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20개 정도 들여왔다고 하는 것은, 완전히 연구해서 상대가 쳐들어오면 어떻게 막을지, 또 우리는 어떻게 공격할 수 있는지, 이런 것을 연구하는 것”이라며 “이걸 국민을 대상으로 안 했다는 것은 국정원에서 어제 명백하게 밝혔고, 시대도 많이 변해서 국정원이 다시는 그런 일을 하면 일어설 수가 없다. 단연코 (민간인 사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편들었다.

이철우 간사는 국내에서 간첩 수사용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원장이) 해외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고, 국내에서는 단지 2개 회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까지 밝혔다”며 “정말로 연구하고 실습하기 위해 국내 대상으로 해보고 있다. 그렇게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걸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신인 원내대표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북, 해외 정보전을 위해 연구하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할 목적으로 샀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국정원이 대선이나 총선에 개입한다고 해서 얼마나 영향을 주겠습니까. 대북용과 해외 정보전 차원에서 준비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국정원장의 해명에 의혹을 제기하며 도청-감청 진상조사위원장에 바이러스 프로그램 전문가인 안철수 전 대표를 임명했다.

[출처: 새정치연합]

이언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아침 논평에서 “국정원장의 해명은 진실처럼 들리지 않는다”며 “국정원이 구입한 해킹프로그램은 도청, 감청의 대상이 미끼 문자메시지를 클릭하면, 휴대폰이 악성코드에 감염되도록 해 음성통화와 인터넷 접속 등을 실시간으로 엿볼 수 있다고 한다. 각기 다른 관심사를 지닌 여러 사람의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동시다발로 해킹해 도청, 감청하려 한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해킹프로그램의 구입 용도가 ‘대북감시용’, ‘연구용’이었다는 국정원의 변명은 눈곱만큼의 설득력도 없다”고 단언했다. 유 대변인은 “해킹업체 내부 자료를 통해 매일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변명만 내놓고 있는 국정원의 태도에서 국민과 언론을 바보 취급하는 오만함이 묻어난다”며 “진상이 밝혀지면 개인 일탈로 몰아가거나 원장 혼자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어물쩍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정치연합은 최고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문재인 당대표는 “국정원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라며 “국정원은 제기 되고 있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부기관의 단순한 일탈과 불법이 아니라 반국가적 존재이며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짓밟는 중대범죄”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외부전문가까지 포함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고, 불법의 여지가 있다면 국정원을 개혁하고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지난 불법 대선개입 사건처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국민을 속이려 한다면 더 큰 심판이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국정원은 부인하고 있으나, 이제 스마트폰은 내 스마트폰이 아니라 남의 스마트폰이라고 보면 된다”며 “모조리 도청 기계로 연결되고, 동영상시스템으로 작동되고, 이곳에서 들어오는 모든 정보는 어떤 제3자가 갖고 관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우려했다.

이 원대대표는 “구입한 정황을 보면 지금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서 모조리 정보위에 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구입과정이나 구입절차도 불법”이라며 “대표를 포함해 주요당직자의 스마트폰에 이런 종류의 스파이웨어가 심어져있는지 빨리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이 개인정보, 정치정보 모든 국민의 통신비밀정보를 모조리 장악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태에 있다는 점이 경악”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