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목소리가 들려...심상정, 김무성.문재인에 요구

김무성엔 노동시장 논의 정의당 참여, 문재인엔 월례회동 즉답 받아내

정의당 심상정 신임 대표가 거대 여야 양당 대표들을 예방한 자리에서 본격적인 3당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심상정 대표는 23일 오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연이어 만나 두 대표에게 원내 3당의 존재를 각인하려고 노력했다.

심상정 대표는 오전 9시 30분에 김무성 대표와 만나 자신의 노동운동 경력을 강조하고,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짧은 설전을 벌이며, 대화 테이블 마련을 요구했다.

[출처: 정의당]

“노동계에 (노동시장 논의) 위임장 받아오겠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는 17대 국회 당시 재경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을 소개하며, 심 대표에게 친근감을 표시했다. 심 대표도 재경위 에피소드를 환기하며 “이번 노동시장 개혁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며 “정의당은 노동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분이 있고, 오늘 오후 민주노총, 한국노총, 비정규 조직들을 만나 위임장을 받아올 생각이다. 우리와도 협의를 해주시고, 당사자들 간에 이해가 충분히 반영되는 개혁이 될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무성 대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해소로 잘살아 보자는 뜻이기 때문에 억지로 밀어붙일 일은 전혀 없고, 노사정위원회 대화 테이블에 앉아서 해야 한다”며 “대화 테이블을 다시 복원하고, 거기에 우리 정치권도 참여해서 대화로 풀자는 뜻이다. 오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방문하면 대화 테이블에 나와달라는 부탁 말씀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노동 내부의 격차가 해소될 수 있도록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에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개혁의 방향과 방법론에 있어 정부는 방향부터 잘못됐다”며 “비정규직을 줄이고 저임금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노동시장 개혁이 이뤄져야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다. 대화의 장을 마련해 달라. 맨날 양당만 논의하시니까 저희가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런 논리를 대화의 장에서 하라는 말씀”이라며 “정의당도 같이 참여하는, 뭘 하나 만듭시다”라고 대답했다. 이는 국회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의 장이 열리면 정의당에도 참가 여지를 두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심상정 대표는 이어 11시에 문재인 대표를 만났다. 심 대표는 “저희가 진보정치의 낡은 이념, 질서와 싸우면서 이제 합리적인 민생진보 노선을 정립했다”며 “이제는 책임정당으로 나서기 위해 각오하고 있으며, 제가 대표가 됐기 때문에 중요한 여러 정치현안을 협력하기 위해 월 1회 정례협의회를 청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공직선거법 심의와 관련해 당론을 빨리 정해 주시고, 정치개혁안에 대해 야권단일안을 한 번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표는 정례회동 요청에 “정례 회동은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들 또는 정책위의장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즉답하고, “우리는 지난 대선 때 단일화했던 동기다. 그때 권역별 정당명부제 도입과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합의했는데, 그 합의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 대해 문정은 정의당 대변인은 “야당 간의 긴밀한 공조와 정책 연대가 필요하다는 공동의 인식을 함께 했고, 정례협의 참석 대상은 추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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