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선거제도 개혁 계속 후퇴...문재인 빅딜 제안

13일까지 권역별 비례, 오픈프라이머리 일괄 타결 촉구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권역별 비례대표제도와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일괄 타결하자고 제안해 새정치연합 선거제도 개혁안이 계속 후퇴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는 5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저와 우리 당은 망국적인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방안으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오래전부터 제안해 왔고,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은 공천제도 혁신 방안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고 있다”며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국회가 8월 13일까지 획정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여야가 이 세 가지를 함께 논의해 일괄타결하자”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수용하면, 새정치연합도 당내 반대 의사가 많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당론으로 결정하겠다는 빅딜인 셈.

문 대표는 “우리 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의원 정수 확대 없이 현행 의원 정수를 유지하면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배분만 조정하자는 중앙선관위 안에 찬성한다”며 “여야가 각자의 방안만 고집하지 말고 선관위의 제안을 중심으로 통 크게 합의하자. 새누리당의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제안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이번에 결정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시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대표의 제안으로 사실상 새정치연합은 세비 축소를 전제로 한 의원 정수 확대를 포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3일 혁신위원회 권역별 비례 대표제 도입 토론회에서 상당수 정치학자와 시민, 청년 단체 관계자들이 비례대표제 확대와 의원 세비 50-60% 감축을 통한 의원 정수 확대 등 전면적인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실었지만, 결국 뒤로 물러선 셈이 됐다.

특히 빅딜의 대상인 오픈프라이머리는 기존 의원들에게 훨씬 유리한 제도라는 점 때문에 선거 개혁이라기보다는 기존 의원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거세다. 여기에 새정치연합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현행 비례의석 54석만으로 하자는 안까지 새누리당에 제안한 상태라 헌법재판소로부터 시작된 선거 제도 개혁이 산으로 가고 있는 양상도 보인다.

이렇게 새정치연합이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더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표 제안을 두고 “오픈프라이머리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지역균형의 대표성이 있고 군소정당이 등장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문제는 비례대표제가 갖는 고유의 특성을 퇴색시키고, 부득이 의원정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있다. 이 문제는 심각하게 우려하는 바”라고 말했다. 황 총장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야당에서 심도 있게 논의한 다음에 다시 제안하길 바란다”는 충고도 곁들였다.

김무성 대표도 연석회의 직후 문재인 대표 제안에 관해 묻는 기자들에게 일단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야당 대표 제안이라는 점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