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 영어교육 성찰 없는 토플대란 보도

피플파워  / 2007년05월01일 12시14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오늘은 영어 얘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15일, 토플 출제기관인 미국교육평가원이, 줄이면 ETS인데요.ETS가 7월 토플시험에서 한국 지역의 접수를 제외시키면서 이른바 ‘토플대란’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주영/ 사실 저는 토플을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토플이 한국 입시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죠?


이꽃맘/ 그렇습니다. 일단 외국어 등 특목고들이 특별전형에서 토플 성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초등학교 때부터 토플 시험을 보기위해 학생들이 모여들고 있는 상황이구요. 여기에다가 대학들까지 나서서 입시에 토플 성적을 반영하겠다고 나선 상황입니다. 그동안 대학 입시에서는 토플 성적이 반영되지 않았었는데요. 지난 3월 고려대가 2008년 대입 전형에서 ‘글로벌 KU’라는 전형을 만들어서 고교 내신을 50% 반영하고, 한국의 수능이 아니라 미국 대학의 수학능력시험인 SAT와 대학 선학점 이수제 AP 등을 50% 적용에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주영/ 가뜩이나 한국에서 영어교육 열기는 거의 광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대학까지 나서서 미국의 입시제도를 전형에 도입하겠다고 나섰으니 이번 한국의 토플 시험 제외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겠네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ETS가 토플의 한국 지역 등록을 제외하자 토플에 응시하기 위해 컴퓨터만 바라보던 학생들은 “토플 공부보다 등록하는 게 더 어렵다”라며 허탈해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교육의 단면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주영/ 한겨레의 보도를 좀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한겨레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도했나요?


이꽃맘/ 한겨레는 이번 사태에 대한 보도 방향은 일단 기사의 제목들을 살펴보면 될 것 같은데요. 사태가 시작된 시기인 13일, ‘갈팡질팡’ ETS으로 시작해, 미국이 다시 한국지역의 접수를 받겠다고 한 날인 16일, ‘미 선처에 울고 웃는 영어 광풍’, 같은 날 ‘특별시험 임시방편, 미국대학 인정 안 할 수도’, 그리고 22일 ‘어떤 영어시험 준비하나 혼란’이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주된 보도방향은 토플에 목메고 있는 현 상황을 비판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현재 영어교육에 근본적인 비판을 가하고 있다기보다는 한국의 독자적 영어평가제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주영/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기사들 중 그래도 비판적 입장을 담은 기사들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17일, 김기태 기사가 쓴 ‘미 선처에 울고 웃는 영어광풍’이라는 기사를 살펴보면, 이 기사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한마디로 유학 열기와 영어 광풍이 몰고온 토플의 식민지라고 할 만 하다”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영어가 권력화 한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의 결론은 영어의 식민지가 된 한국사회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긴 보다는 도정일 경희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공신력 있는 시험을 개발하는 등 사회적 각성이 필요하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 영어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기 보다는 독자적 평가제도의 필요성으로만 멈추고 있는 것이죠.


하주영/ 다른 기사는 어떤가요?


이꽃맘/ 이런 보도방향은 사설에서도 드러나는 데요. 13일,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토플대란’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때아닌 토플대란은 아마도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기현상일 것”이라며 “한국인들의 영어집착, 미국 유학 집착, 미국시험 기관에 집착을 이 사태가 뭉뚱그려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이번 사태를 분석합니다. 하지만 또 다시 결론은 방금 살펴본 기사와 다르지 않은 데요. 사설은 “한국의 토플 수요에 비하면 시험 주관 업체인 미국교육평가원의 서비스는 크게 떨어진다”라면서 “푸대접을 받지 않으려면, 토플시험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지적합니다. 결국 이 사설의 결론은 서울대가 만든 텝스의 예를 들면서 “국내 주요 대학들이 공동으로 시험을 개발하고 정부나 기업 등에서 지원해 정착시키는 방안 따위를 생각할 수도 있겠다.” 라고 맺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영어교육이나, 미국의 한국교육시장 침투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기 보다는 시험제도의 개발 등의 한계적 입장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미국의 평가제도 도입은 한미FTA에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논의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엄청난 대학입시경쟁으로 형성된 한국의 거대한 사교육 시장은 미국의 평가업체들이 눈독을 들일만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한미FTA에서 정부는 교육은 논의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부는 ‘미래유보’라는 형태로 테스팅 서비스 분야를 사실상 개방했습니다. 테스팅 분야의 개방은 한국의 입시경쟁 상황에서 한국의 공교육 과정에 붕괴를 가져올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하주영/ 결국 이번 토플대란은 아무것도 아니겠네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한겨레의 보도태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번 사태는 영어광풍에 대한 근본적 평가가 있기 보다는 애국심을 동원해 ETS를 몰아내고 토종 영어시험을 개발하면 된다는 방식으로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학교에서 영어교육을 제대로 못 해서 그렇다면서 학교에서의 영어교육을 더욱 강조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언론들이 분석해야 할 것은 치열한 경쟁의 목적이 되어버린 한국의 영어교육과 교육 평가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꽃맘/ 감사합니다.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112회 1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시 후 2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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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온도를 빨리 올리고 싶다면 가습기를 튼다


외출 후 돌아와서 집이 추울 때 보일러 온도를 무작정 높이지 말고 적당한 온도로 맞춘다.

대신 가습기를 틀어 집에 습기를 더한다.

보일러를 작동시키면 바닥이 덥혀지면서 집이 따뜻해지는데,

습도가 높으면 공기 순환이 빨라져 집이 빨리 데워지는 효과가 있다.

출처:다음카페 생활의지혜!



생활지혜
2009.01.18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