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디 워’ 논쟁 어디로 가는가

참세상  / 2007년08월20일 13시50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이꽃맘/ 오늘은 영화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요. 얼마 전 개봉한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놓고 논쟁이 여러 각도로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개혁언론의 보도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주영/ 저는 아직 그 영화를 못봤는데요.


이꽃맘/ 뭐 사실 저도 영화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논쟁이 오히려 영화내용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주영/ 현재 개봉되고 있는 수많은 영화중에서 ‘디 워’가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른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꽃맘/ ‘디 워’를 둘러싼 논쟁은 지난 10일 ‘디 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MBC100분토론으로 한 층 더 깊게 진행되었는데요. 논쟁은 한축으로는 ‘한국영화’ 디 워를 둘러싼 ‘애국심’ 마케팅을 두고, 또 다른 축은 네티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종의 광기, 집단의식 등을 두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디 워는 한국사람 심형래 감독이 오로지 한국의 기술만을 가지고 미국을 뛰어넘을 영화를 만들었으며, 미국 전역의 천 여 개의 극장을 잡아 개봉한다며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주영/ 사실 한국에서 애국주의, 국가주의는 어떤 논쟁이 벌어지든 빠지지 않는 주제지 않습니까. 황우석 박사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그랬구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특히 심형래 감독은 영화 마지막에 ‘아리랑’을 삽입하면서 이런 논쟁을 더욱 불붙게 했는데요. 심형래 감독은 이런 부분을 무시하는 듯 보이지만 한국 국민들의 독특한 정서와 만나면서 영화내용과는 별개로 ‘애국심’이라는 잣대로 디 워를 좋아하는 것은 선이고 이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는 선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마케팅과 만나면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죠.


이에 대해 100분토론에 출연한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디 워엔 애국코드, 민족코드, 시장주의 코드, 인생극장 코드, 이 네가지 코드가 있다”라고 직설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이런 말을 한 진중권 교수는 네티즌들의 폭격을 맞았구요.


하주영/ 그럼 이쯤에서 개혁언론과 디 워,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꽃맘/ 오마이뉴스를 살펴봤는데요. 오마이뉴스는 현재 디 워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아주 상세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디 워가 개봉한 첫 날인 지난 4일, 관객의 반응부터 아주 자세히 다뤘는데요. 관객들의 반응을 살핀 기사 제목을 “10대, 300억 짜리 파워레인저, 30~40대 수준있는 CG자긍심”이라고 뽑으며 디 워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심형래의 인생극장을 모르는 10대의 반응은 안 좋았지만, 대한민국 신지식인 1호 심형래 감독을 아는 30~40대는 후한 점수를 줬다라며 “뚝심 있는 심형래의 도전 정신과 할리우드 진출을 높이 산 듯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주영/ 결국 디 워에 대한 평에는 심형래 감독의 인생극장이 크게 작용했다는 건데요. 다른 보도는 어떤가요?


이꽃맘/ 이번 보도에서는 시민기자의 활동들이 아주 돋보였는데요. 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100분 토론에 전화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시민시자들은 ‘기대 이상인 심형래 디 워’, ‘충무로가 디 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디 워 감동받을 소지는 분명히 있다’ 등의 보도를 하기도 하고, 심형래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잇따라 소개하는 등 이번 논쟁에서 철저하게 심형래 감독의 편에 섰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런 시민기자들의 보도를 비중있게 배치했습니다.


하주영/ 많은 언론들이 디 워를 애국심 마케팅의 성공, 한국영화의 승리 등으로 긍정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정치적으로 분류하자면 특히 개혁세력들이 이런 측면을 더욱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물론이며, 특히 노무현 정권에 대해 긍정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인터넷 언론인 데일리서프라이즈 등이 이 영화를 더욱 긍정하고 있는데요.


이는 단순히 어떤 언론과 어떤 정치세력이 이를 지지하고 있는가를 분류하는 것을 넘어 그간 신자유주의 개혁세력들이 어떻게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유지해왔는가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형래 감독이 1호로 선정되기도 했던 신지식인은 신자유주의 개혁의 폐해로 돌아온 IMF 시기, 이로 인해 들어나는 문제점을 무마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은 이미 여러 수준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런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제기하기 보다는 미국을 따라가지 못하는 열등감을 자극해, 좀 더 열심히 해야하는 당위를 대중 스스로 만들어내게 한다는 것이죠.


하주영/ 참 여러 가지를 보여주는 논쟁인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디 워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스크린쿼터 무용론까지 들고나오고 있는데요. 결국 그것이 한국사람이 만들든, 미국사람이 만들든 헐리우드식 대형 영화만이 살아남는 오히려 한국영화를 다 죽여버릴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상황인 것이죠.




애국심이나 민족주의에 기댄 얄팍한 상술이 아니라 깊이 있는 영화들을 육성하고 전폭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마련하는데, 이번 논쟁이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합니다.


하주영/ 이꽃맘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시사프로그램 피플파워 127회 1부 여기서 마치고 잠시 후 2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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