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한겨레의 오세훈 시장 재개발 찬양

피플파워  / 2007년09월10일 11시22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오늘은 동대문운동장 철거를 둘러싼 이야기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하주영/ 동대문운동장 철거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청계천을 가로축으로 놓고 서쪽부터 역사문화, 관광문화, 녹지문화, 복합문화 등 4개의 세로축을 특화시켜 도시계획을 재정비해 나간다고 마스터플랜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4일, 오세훈 시장은 한 발 더 나가서 “서울은 앞으로 관광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카지노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방문 중에 한 말인데요. 오세훈 시장은 “특히 중국 갑부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카지노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하주영/ 오세훈 시장의 발언이 도심 재창조의 핵심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이런 오세훈 시장의 정책에 반발도 만만치 않죠?


이꽃맘/ 네, 문화연대, 문화유산연대, 프로야구선수협회, 전국빈민연합 등은 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 재개발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는 역사문화자원과 자연환경의 획기적인 복원 정비를 통해 명품도시로 발돋음 할 것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이는 명품도시를 만드는 정책이 아니”라며 “규모와 시각적 효과만을 노리는 또 하나의 신개발주의 이벤트이자 파괴만을 불러오는 재개발 정책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주영/ 이제 동대문운동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이꽃맘/ 한겨레는 동대문운동장 철거를 비롯한 서울시의 재개발정책에 대해 대체로 자세히 다뤄왔는데요. 작년부터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고 들어설 예정인 디자인 단지에 대한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물론 동대문운동장 노점상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기사들이 있긴 했는데요. 요즘 들어 보도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을 띄어주는데 급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서울시가 “동대문 풍물시장에 있는 894개 노점 전부를 대체 부지로 옮겨 청계천 풍물벼룩마켓으로 만들기로 동대문 풍물벼룩시장 자치위원회와 합의했다”라고 밝혔지만, 노점상 단체들이 “사실과 다르다”라며 “풍물시장 이전을 기도할 경우 강력한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겨레의 보도는 동대문운동장의 철거를 기정사실화 하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하주영/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이꽃맘/ 지난 달 16일, 한겨레는 서울시가 동대문운동장 철거 후 짓는다는 디자인플라자의 설계자를 아주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그녀의 명품건축 서울을 바꾼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겨레는 설계자 자하 하디드를 자세히 설명했는데요.

기사는 “서울 한복판인 동대문 지역에 세계적인 스타 건축가가 설계하는 거대한 물결 보약의 랜드마크 건축물이 들어선다는 점에서 이번 선정 결과는 건축계 올해 최고의 화제로 꼽힌다”라며, “서울시가 2270여 억 원을 들이기로 하고 야심차게 내건 이번 프로젝트를 디자인하는 자하 하디드는 과연 어떤 건축가인지, 그리고 그가 그리는 새 건축물은 서울 랜드마크 건축물의 이정표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라고 칭찬했습니다.

하주영/ 그놈의 명품이란 소리 정말 지긋지긋 한데요. 다른 기사는 어떤 가요?


이꽃맘/ 한겨레는 이런 서울시의 재개발 정책을 세계 각국의 재개발 과정을 기사화 하면서 더욱 긍정했는데요. 지난 6월, 프로젝트가 발표되자마자 ‘세계 각국 경쟁력, 브랜드 가치 높이려 도시 재개발 앞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각 국의 재개발 정책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기사는 “세계 각국 주요 도시들은 낙후된 도심을 재생시켜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재개발 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라며 “재개발을 세계적 건축가들이 경쟁하는 국제 건축 이벤트로 만들어 준비 단계부터 관심을 모으고, 이후 관광 명소가 되도록 온힘을 기울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주영/ 사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 정책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막가파식 재개발의 연장선으로 보이는데요.


이꽃맘/ 한겨레가 보도하듯이 세계 최고의 건축가가 와서 아무리 멋진 건축물을 짓는다고 해도 결국 민중들의 삶과는 괴리되어 있는 이벤트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런 막무가내식 재개발의 피해는 고스란히 노점상을 비롯한 서울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낙후된 도시를 재개발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그 곳을 유지하던 역사성과 민중들을 배제한 재개발은 그저 보기 좋은 쑈에 불과한 것이죠. 이런 서울시의 정책을 비판하는 단체들은 “동대문 운동장은 서울 시민의 애환과 근대체육 1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라며 “이전을 강요하는 것은 풍물시장을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이전하고 고사시키겠다는 서울시의 간악한 흉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새것과 명품만을 따지는 재개발이 아니라 민중들의 역사와 삶이 숨쉬는 공간으로서의 재구성이 될 수 있도록 비판하고 견인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하주영/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참새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세상 편집국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에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단어, 또는 내용중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서 붙여주세요.
태그: 서울시 / 한겨레 / 오세훈
태그를 한개 입력할 때마다 엔터키를 누르면 새로운 입력창이 나옵니다.

트랙백 주소 http://www.newscham.net/news/trackback.php?board=power_news&nid=43552[클립보드복사]

민중언론 참세상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세요

덧글 쓰기

민중언론 참세상은 현행 공직선거법 82조에 의거한 인터넷 선거실명제가 사전 검열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므로 반대합니다. 이에 따라 참세상은 대통령선거운동기간(2007.11.27 ~ 12.18)과 총선기간(2008.3.31 - 4.9) 중 덧글게시판을 임시 폐쇄하고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토론게시판의 덧글을 보여드렸습니다.
선거운동기간이 종료되었으므로 기존 참세상의 덧글게시판 운연을 재개하며, 선거운동기간 중 덧글은 '진보넷 토론게시판 덧글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선거실명제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참세상 선거법 위반 과태료 모금 웹사이트

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