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구성

노동부와 언론의 짝짜꿍

피플파워  / 2007년10월08일 8시48분

하주영/ 언론의 재구성 시간입니다. 이번 주 언론의 재구성에는 민중언론 참세상의 이꽃맘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꽃맘/ 예 안녕하세요.


하주영/ 오늘 소개해 주실 내용은 어떤 건가요?


이꽃맘/ 오늘은 얼마 전 문제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에 대한 언론 보도와 노동부의 행태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하주영/ 갑작스러운 합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지난 9월 28일이었죠?


이꽃맘/ 네,지난 9월 28일 엄길용 철도노조 위원장과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서울지방노동청에서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해결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철도노사가 합의함에 따라 사실상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가 2개월 안에 어떤 형식으로든 매듭을 짓게 될 전망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갑작스러운 합의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노동부가 마치 철도노사가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하는데 합의한 것처럼 기자들에게 알려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주영/ 자회사 정규직으로 합의한 것으로 기사들이 나왔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결국 오보였죠.


이꽃맘/ 그렇습니다. 언론들이 단체로 낸 오보는 노동부 발이었는데요. 28일, 오후 5시 20분 경 각종 포털싸이트에는 “KTX여승무원 자회사정규직 전환 합의”라는 기사가 떴는데요. 당시 언론들은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오후 5시 30분 KTX여승무원 사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다”라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합의내용을 “KTX여승무원을 자회사인 코레일투어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방안에 큰 골격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노동부가 기자회견을 열겠다던 5시 30분 직전 노동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KTX 승무원 문제가 타결되었다고 알리면서 나온 보도였습니다. 이 문자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홍보관리관에게 직접 전화로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주영/ 이건 완전히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거네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이상수 장관이 언론에 퍼트린 정보는 철도 노사도 정확히 알지 못한 것이기도 했는데요. 이철 철도공사 사장도 이상수 장관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서울로 상경을 했고, 노조 측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저희 취재기자가 5시 30분 직전 철도노조에 전화를 걸어 물어본 결과 아직 합의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노조 입장도 정확히 정리되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철도노사의 교섭은 밤 10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되었고, 결론은 자회사 정규직화가 아닌 공익위원 포함 노사 협의틀을 만드는 것으로 났습니다.

하주영/ 이상수 장관이 아무것도 모르고 이런 일을 한 건 아닐텐데요. 이상수 장관은 왜 이런 행보를 보인 거죠?


이꽃맘/ 이상수 장관의 이런 언론플레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는데요. 현재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이랜드 사태 당시에도 이상수 장관은 잘못된 정보를 미리 언론을 통해 알려 이랜드 노동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이랜드 노사의 교섭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당시 이상수 장관이 교섭 전 날에 한 티비 프로그램에 나와 “오늘 중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이어, 교섭이 열리던 날 오전에는 기자들을 만나 “내일부터 노조가 점거농성을 풀 것 같다”는 말을 하며 마치 노사가 합의를 이룬 것처럼 말을 했습니다. 이에 일부 언론에서는 ‘교섭타결’이라는 오보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우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 이상수 장관의 이런 행보에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하주영/ 저도 고의적으로 보이는데요.


이꽃맘/ 그러니까 이상수 장관의 행보는 마치 합의가 다 이뤄진 것처럼 언론에게 미리 알림으로 인해 이를 기정사실화 하고 노조 측의 합의를 압박하는 수단인 것이죠.

문제는 언론들이 이런 이상수 장관의 의도를 거르지 않고 보도하면서 노조 측을 압박하는데 한 몫을 한다는 것이죠. 합의가 나오던 28일 당시에도 협의 장소인 서울지방노동청에 기자들이 대거 모였는데요. 합의를 안 하면 안 되는 분위기를 언론과 노동부가 조성을 하는 것이죠. 정작 어떤 합의를 해야하는지는 빠져있는 채로 말이죠.

노동부는 철도노사의 합의에 대한 보도자료도 ‘KTX여승무원 문제 합의타결’이라는 제목으로 내 아직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 된 것처럼 내기도 했습니다.

하주영/ 이번 철도노사의 합의에 대해 당사자인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의 반발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이꽃맘/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1일, “투쟁 당사자가 빠진 협의절차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입장을 냈습니다. 이어 승무원들은 “협의체 구성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당사자들과 협의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1년 반의 시간 동안 어려운 싸움을 이어온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에게는 이제 두 달의 숨막히는 기간이 기다리고 있을텐데요. 지금이라도 언론은 노동부의 앵무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왜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이 싸울 수밖에 없었는지를 진지하게 보도해야 할 것입니다.

하주영/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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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
2007.10.10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