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P

한 팀 꾸린 지자체와 용역업체 - 노점상 생존권 어디까지 내몰려나

피플파워  / 2007년10월29일 16시11분


하주영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하주영입니다. 아프간 피랍사태로 일단락되는가 했던 이라크 주둔 한국군 철수 문제가 말짱 도로묵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은 이라크 파병을 일년 연장한다는 건데요, 그간 철군을 주장해왔던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노무현 정부가 그간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 논쟁과 함께 시작한 노무현 정권, 끝까지 파병문제로 끝장으로 보려나봅니다. 한편 대선 후보들도 파병연장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요, 잠시후 피플파워 2부에서는 파병연장의 정치경제학에 대해 알아봅니다.


하주영/ 오늘 첫순서 이슈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이슈피에서는 최근 노점상 철거 문제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함께 해볼까합니다. 함께 애기하실 분은 전국빈민연합 최인기 사무처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최인기/ 안녕하세요(인사)


하주영/ 고 이근재씨 사망으로 고양시에서 벌어진 노점상 철거 현황에 대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발단에는 노점상 철거라는 현실이 있는데요, 보통 노점상 철거라고 하면 어떤 기준을 두고 진행되는 것입니까?


최인기/ 이번 고양시청에서 진행된 단속과 철거는 행정대집행이라고 합니다. 국민들에게 생소한 행정대집행법은 지난 1954년 제정된 이래 불과 한차례 밖에 개정하지 않았으며 시행령까지 합쳐도 종이 두 장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제도입니다. ‘강제철거 제도’라고 불릴 정도로 그간 노점상, 철거민에 대해 강제적으로 단속을 하는데 적용한 법입니다. 이밖에도 행정대집행을 원할히 하기 위해 경비 용역반을 고용하게 되는데 이는 경비업법에 입각하여 공개 입찰로 고용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두 법은 많은 독소조항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인권 침해 논란이 있습니다.


하주영/ 철거 과정에서 겪게 되는 노점상인 여러분의 절망은 상당할 것 같은데요, 이번에 고양시가 대대적으로 노점상을 철거하는 목적은 무엇이고 본격적인 철거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입니까?


최인기/ 고양시는 이미 2-3년 전부터 단속이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 5월에는 일산의 마두역 근처에서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많은 고양지역시민단체에서 번듯한 마두역을 또다시 파헤치고 공원을 짓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마두역 부근의 보도블록을 포크레인으로 파헤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공원화를 빙자해서 그곳에서 장사하는 노점상을 탄압하는 것이 목적 이었던 것입니다.



하주영/ 그런데 유독 고양시의 노점상 철거 과정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최인기/ 우선 제가 가지고 온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에 의한 노점단속은 폭력을 부르는 단속입니다. 나이어린 용역반에게 길거리에 내팽겨지는 사람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죽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이를 지켜본 이근재 씨 부부의 심정은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얼마 전 한 일간지에보도가 되었듯이 일산 서구청은 지난 3월 1억7995만여원의 용역 계약을 맺으면서 ‘업체가 철거 지시를 받고도 정비하지 않을 경우 한 건당 20만∼50만원씩 공제 한다’ 등의 조건을 걸었습니다. 용역업체가 철거를 완벽하게 이행하지 못할 경우 계약한 돈을 못 받게 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차기 입찰에 탈락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단속은 폭력적인 양태를 띄고 마구잡이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하주영/ 고양시 노점상 철거 당시에 용역업체의 폭력이 상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최인기/ 나이 드신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길거리에 내 동댕이쳐졌습니다. 이중에는 진단서를 끊을 정도로 다치신 분들도 계십니다. 제가 오늘 진단서와 사진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현장에는 경찰이 있었지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을 하였습니다. 경찰의 임무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 10월 16일 집회 현장에는 물대포를 쏘는 등의 강경진압을 하였고 몽둥이, 방패뿐 아니라 벽돌 등을 던지는 무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진압을 자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회에 참여한 학생과 노점상 등 22명이 병원에 입원하였고, 70여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11명이 연행되었습니다, 결국 5명이 구속되었으며 집행부도 곧 수배가 떨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병원에 확인한바 에 따르면 경찰은 불과 5명 정도 경미한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조사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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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고양시 노점상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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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생계 수단을 모조리 빼앗기는 노점상 분들은 절박한 심정일텐데요, 보통의 경우에도 이렇게 폭력적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습니까?


최인기/ 요즘 상영된 조폭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조폭들의 직업이란 게 철거와 단속 현장에 투입되는 용역반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특히 철거지역은 그동안 고양시 풍동과 오산 수청동 영등포 영일시장과 기타 노점단속 현장 등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습니다. 간혹 방송과 뉴스를 통해 상영이 되고 있지만 그것은 빙산에 일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점상들만 해도 90년대 후반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 등이 용역깡패에 의해 운명을 하셨으며 국가 공권력에 의한 희생자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등에서 결정이 났고 민주유공자로 확정된 바 있습니다. 공권력에 의한 타살이며 생존권이 유린된 죽음 인 것 입니다. 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공권력에 의한 죽음, 사회적인 타살이라 할 것 입니다.


하주영/ 노점상 철거를 위해 지자체에서 용역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습니까? 더군다나 노점상 철거를 위해 용역업체를 고용하는 데 고양시는 거액의 세금을 사용되었다고요?


최인기/ 그 비용은 31억입니다. 하반기 3달 동안 추경예산 21억을 모두 쓰겠다는 것이 고양시의 입장입니다. 지난 10월 11일 에도 저희 짐작으로 3백여 명의 용역반이 들이 닥쳤습니다. 과거에는 노점단속을 관할 자치단체의 직원이 직접 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용역깡패를 고용해 단속을 하는데 이는 민형사상의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용역회사가 직접 지게 합니다. 그러나 행정대집행은 엄연히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법집행인데 관리 감독의 책임을 자치단체와 경찰이 지어야 하는데도 그렇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감원으로 인하여 단속과 철거인력을 민간에 위탁하여 추진하는데 여기서 다양한 인권침해와 폭력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하주영/ 31억이라면 상당한 규모의 시민 세금인데, 이 정도라면 지자체는 해당 지역의 빈곤 문제와 복지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고양시는 노점상을 철거하면서 이분들의 생계를 고려한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까?


최인기/ 일산동구청의 경우 지난 5월 ‘사회복지법인 애국단체원’과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이는 부천지역의 사례에도 드러나는데 장애인과 노숙인들을 고용을 하면서 지역차원에서 저소득층의 복지비용으로 썼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실상은 노숙인과 장애인들을 노점단속과 철거현장에 투입해 충돌을 빚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31억이면 구립어린이 집을 몇 개나 지을 수 있는 비용입니다. 뿐만 아니라 고양시 전역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의 시설 보수가 가능한 액수 입니다. 이밖에도 고양시 아동들에 대한 무료급식을 1년 동안 집행 할 수 있는 비용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고양시의 거리미관이라는 이름으로 노점상 단속 비용을 혈세로 낭비하고 있는 것 입니다. 그러나 걀국 실질적인 효과도 거두지 못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만 야기 시키고 있을 따름입니다.


하주영/ 보통 지자체에서는 노점상 철거를 두고 기업형 노점상을 근거로 철거를 정당화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국에는 영세한 생계형 노점상 보다 기업형 노점상이 더 많습니까?


최인기/ 실제로 기업형 노점상을 단속 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싹쓸이 단속 입니다. 자치단체에서 이야기 하는 기업형 노점상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은 모호합니다. 지난 5월 고양시 와의 면담을 통해서 전노련에 가입하여 투쟁하는 노점상은 기업 형이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업형 노점에 대하여 자리매매나 비상식적으로 규모가 크거나 여러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는 노점상 등 모두를 기업 형으로 규정하고 규제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자율질서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을 하고 있을 정도 입니다. 최소한 저희 전노련 회원만큼은 기업 형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주영/ 그렇다면 생계형 노점상의 현실을 짚어보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사망하신 이근재 씨도 당일 오전에 생계를 위해 인력시장에 다녀왔다고 들었습니다. 노점상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최인기/ 2002년 서울 시정개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더라도 전체 노점상들의 80-90%이상은 차상위 계층이라는 조사가 있었습니다. 저희 단체의 조사에 따르더라도 대다수 노점상은 영세한 실정입니다. 다만 수입이 높다는 포장마차는 부부가 함께 운영을 하거나 가족이 공동으로 장사를 하는 편입니다. 장사운영 시간도 늦은 밤까지 혹은 새벽까지 밤을 새워 가며 장사를 하합니다. 장사시간도 대단히 긴 편입니다. 이들은 날씨의 변동과 매연 등 열악한 환경과 싸워가며 열악한 노동조건과 부딪히며 심지어 단속에 시달리며 장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고 이근재씨의 가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2개 이상의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우리사회는 비공식부문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나 자료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복지 혜택은커녕 불법이라는 낙인 속에서 정말 어렵고 힘들게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것 입니다.


하주영/ 고양시에서는 이에 노점상 철거 사태와 이재근씨 사망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까?


최인기/ 고 이근재씨가 운명한지 이주일이 다되어 갑니다. 오만한 고양 시장은 여전히 대결과 갈등국면으로 끌고 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단속을 가족이 당하지 않았다거나 3년 동안 단속이 한차례도 없었다거나 유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두 거짓입니다. 저희들이 확인 했지만 가족들은 직접적인 단속이나 다름없는 노점단속으로 오랫동안 시달려 온 상태였습니다. 고 이근재씨가 운명하기 전날인 11일에도 고 이근재씨의 가족이 운영하는 지역인 주엽역과 화정역 근처에 대대적인 노점단속이 있었습니다. 이날엔 무려 3백여 명의 용역깡패들이 무차별한 단속이 자행되었고 그 현장에 고 이근재씨와 그의 아내분이 있었습니다. 이날 아내 분은 용역반에 의해 폭력을 당했던 것 입니다. 이것을 지켜본 고 이근재씨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아내가 눈앞에서 폭력을 당하는데 분노하지 않을 남편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주영/ 10월 12일 돌아가신 이근재 씨의 죽음을 두고 자살이기 때문에 고양시는 책임이 없다고 하고 있는데, 정말 책임이 없는 것일까요?


최인기/ 10월 12일 고 이근재씨는 평소와는 다르게 ‘당신에게 정말 미안하다’, ‘ 세상 살기 힘들다.’‘장사를 못하니 나라도 나가서 일이라도 해야지…….’라며 가방을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싸늘한 시신이 되어 우리 곁에 돌아 왔습니다. 고 이근재씨는 위와 같은 원인으로 결국 운명하신 것 입니다. 그럼에도 책임이 없다니 말이 됩니까? 경기도 내부 자료에 따르면 고양지역 전체 593명의 노점상 중 노점수거, 고발과 과태료 등 총 4909 회의 단속을 자행했습니다. 이 숫자는 노점상 1인당 이 숫자10여 차례 단속을 받았다는 결론 입니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노점단속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가족들은 아직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계신데요, 전국노점상연합회에서는 이번 고양시의 노점상 철거 사태와 고 이근재씨 사망사건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최인기/ 초기 가족들의 입장은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양시청에서 고 이근재씨의 죽음을 개인의 비관자살과 죽음으로 몰고 가자 가족들은 전노련과 함께 강력히 싸워 항의와 사과를 받아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노점상 단속이 경기지역 전체로 아니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나가는 과정이기에 저희는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용역깡패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력과 노점상들에 대한 생존권 유린에 맞서 싸워 나가야 합니다.


하주영/ 노점상 철거와 폭력사태, 구속과 사망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들에서 노점상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내몰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전국노점상연합회에서는 어떤 대응을 하고 계십니까?


최인기/ 이미 수차례 항의 투쟁을 전개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4일(수), “고 이근재 열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한나라당 규탄대회” 치뤘습니다. 한나라당 출신의 자치 단체장의 대책 없는 폭력으로 노점상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기에 항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사항 입니다. 이밖에도 이근재 열사가 돌아가시기 전 노점단속현장인 화정역과 주엽역에서 계속적인 촛불 집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26일에는 노점상 살인탄압 책임자 처벌, 민중생존권 쟁취와 이를 위한 고양지역 촛불 문화제를 오후 7시 화정역 광장에서 개최했습니다. 10월 27일(토), 고양지역 시민단체 고양시청 규탄집회 오후 2시 일산 미관광장(주엽역 근처)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10월 29일 월요일에는 노점생존권말살, 살인폭력자행 고양시청 규탄 제7차 투쟁대회 대대적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하주영/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노점상인들이 하루빨리 단속과 폭력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인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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