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브리핑

걱정부리핑-법조 기득권 밥그릇 줄어들까 대량 걱정중/차라리 검찰은 삼성에 월급 받아라!!

피플파워  / 2007년11월13일 16시35분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137회 2부 걱정부리핑 시작합니다. 오늘 함께 걱정하실 분은 진보 블로거이신 행인님이십니다. 안녕하셔요.


행인/안녕하세요


하주영/ 첫 시간인데 어떤 주제로 시작을 하시겠습니까?.




행 인/ 처음 시작이니만큼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 먹는 이야기로 출발하도 록 하죠.


하주영/ 먹는 이야기라면 어떤 이야길까요?


행 인/ 지금 로스쿨 이야기가 한창이죠? 잘 알고 계시겠지만 그 로스쿨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하주영/ 로스쿨과 먹는 것이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행 인/ 그렇습니다. 로스쿨이라고 하면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를 획기적으로 증원해서 법률서비스를 확대하고 아울러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새로 도입되는 교육시스템인데요, 정확한 명칭은 법학전문대학원이라고 합니다. 편의상 계속 로스쿨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로스쿨이 말씀드린 것처럼 그 취지는 거창한데 실제 속을 들여다보면 법조기득권세력과 대학 간에 밥그릇 싸움의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거죠.


하주영/ 로스쿨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을 많이 배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는데 왜 그것이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었다고 할까요?




걱정/ 법조 기득권 밥그릇 줄어들까 대량 걱정중


행 인/ 우선 법조인을 많이 배출하겠다는 측면에서 변협-대한 변호사회죠-을 중심으로 하
는 법조기득권세력은 자신의 밥그릇이 줄어들까 우려하는 겁니다. 그렇잖아도 해마다 사시합격생이 1000명이나 배출되는 바람에 먹고 살기 힘들어졌는데 더 많이 뽑아대면 우린 뭐 먹고 사느냐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하주영/실제로 변호사들이 먹고 살기 힘든가요?


행 인/ 물론 그런 사람들도 없지 않지만, 탈세까지 하면서 돈을 왕창 버는 분들도 상당하
거든요. 얼마 전에 무려 80억 가까운 소득을 올렸으면서도 달랑 1억 벌었다고 소득신고 했
다가 국세청하고 대판 싸운 변호사도 있는데요, 행정법원에서는 변호사 손을 들어준 일이 있었죠. 국세청은 35억 원을 추징하려다가 헛물만 켰구요.


하주영/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 다른 변호사들에 대해서 국가가 뭔가 보호 조치를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치킨집 주인도, 변호사도 자영업자. 국가가 변호사 밥그릇만 왜 지켜줘?


행 인/ 변호사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 한 것이 변호사도 자영업자고 우리 동네 치킨집 주인아저씨도 자영업자인데 치킨집 늘어나서 업소 망할까봐 정부가 쿼터제 하진 않잖습니까?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왜 유독 변호사들 밥그릇은 국가가 지켜줘야 한다고 난리를 치는지 이상하지 않습니까?


하주영/그렇군요. 그건 좀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행 인/ 변호사들이 거리에 넘쳐 나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면 이해라도 하죠. OECD 가입국들과 비교를 해보면 한국 변호사들은 오히려 배가 찢어질 정도로 과분한 밥그릇을 껴안고 산다는 것을 알 수있죠. 한국의 변호사 수는 인구 10만 명 당 17.4명인데 이건 OECD 평균에 4분의 1 수준이고, 미국하고 비교를 하면 2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변호사 1인당 민사사건 수임 건수 만 보더라도 일본보다 무려 18배가 많구요. 이렇게 변호사가 모자라다 보니 한국은 7명 중 6명이 변호사 없이 소위 ‘나 홀로 소송’을 진행합니다. 변호사도 적고 적은 변호사 쓰려니 돈도 많이 들고 하니까요. 결국 한국에서 변호사는 그 누구보다도 큰 밥그릇을 끼고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하주영/변호사는 그렇다 치고 대학은 또 무슨 문제가 있나요?


행 인/ 실제 변호사를 늘리는 것은 굳이 전문대학원, 즉 로스쿨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변호사 자격시험 같은 방식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었습니다. 그런데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와중에 가장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로스쿨이었다는 거죠. 경찰수사권독립이니 공판중심주의니 배심원제 도입이니 하는 사법 개혁의 여러 방식들이 있었지만 사실 이건 법정에 가는 당사자들이 나 뭐가 바뀌었구나 하고 알 수 있을 뿐이고, 법원과 친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은 도대체 뭐가 변했는지 도통 알 수가 없거든요. 그러나 로스쿨은 정반대죠. 내용이야 어쨌건 교육제도가 변하고 각 학교마다 번쩍거리는 건물이 들어서고 교수가 많이 늘어나고 하니까 뭔가 엄청난 것을 했다는 것을 누구라도 피부로 느낄 수가 있게 됩니다. 로스쿨법을 청와대와 여당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통과 시킨 이유가 여기 있는 거죠.


하주영/그건 정치인들의 문제고, 대학은 별로 상관이 없는 거 같은데요?


행 인/ 그게 재밌는 부분인데요, 정치권에서 이런 내막을 가지고 있다 보니 로스쿨법이 통과되기도 전부터 각 대학들은 몇 천억 원씩 쏟아 부으면서 로스쿨 유치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했죠. 이건 아직 택지 지정도 되어 있지 않은 부지에다가 아파트 올려놓고 다 지어놨으니 건축허가 내놔라 하는 거하고 마찬가지죠. 아무튼 이런 식으로 학교들이 사활을 걸다시피 하면서 로스쿨을 유치하려는 것은 바로 자교출신 법조인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명문이냐 비명문이냐를 가리는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주영/그렇다고 해서 로스쿨 자체의 의의를 하찮게 여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되는 데요?


행 인/ 그렇죠. 그러나 과연 우리 사회에 로스쿨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공론이 이루어진 적이 없죠. 지금처럼 대학진학에 대한 열의가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4년제 대학을 마치고 또다시 3년을 더 공부해야하는 전문대학원체제가 얼마나 우리 교육현실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겁니다. 이건 로스쿨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건축전문대학원 등 우후죽순처럼 설치 되고 있는 각종 전문대학원 전체에 해당되는 이야기죠. 이 과정에서 명문대학을 지향하는 각 대학이 전문대학원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학제는 늘어나고 교육비부담은 높아지지만 대학은 배를 불릴 수 있는 것이 전문대학원이죠. 로스쿨 역시 마찬가지구요. 결국 로스쿨이 논의된 배경에 왜곡된 사법구조를 바꾸기 위한 필요성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현재의 로스쿨 논의는 밥그릇 싸움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하주영결국 현재 진행 중인 로스쿨과 관련해서 대학이 가지는 문제점은 뭘까요?


행 인/ 로스쿨로 인해 대학서열화가 완전히 정착될 거구요, 대학은 앞으로 로스쿨 진학학원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교육관계자들 이 로스쿨을 통해 대학교육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던 적이 있는데, 이제 와서는 입을 열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거죠.


차라리 검찰은 삼성에 월급 받아라!!


하주영/걱정인물 시간입니다. 이번 주 걱정인물은 김용철 변호사가 고백한 삼성과 검찰입니다. 돈과 권력의 파워게임을 보는 것 같은데요. 먼저 영상 보시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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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인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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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삼성그룹에서 법무업무를 담당하던 김용철 변호사가 그룹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삼성의 비자금에 대하여 양심선언을 했군요.


행 인/ 그렇습니다.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비자금을 이용하여 정관계는 물론이고 시민단체에까지 전방위로 로비를 해왔다는 사실을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것이죠.


하주영/우리나라에서 삼성이라는 기업이 가지는 위치가 매우 막중한데요, 매번 잊을만하면 이런 일이 발생하네요?


행 인/ 예, 몇 해 전에 소위 X-파일 사건이 터지면서 ‘삼성장학생’이라 불리는 친삼성적 인사들이 정관계에 두루 포진해 있고, 특히 검찰에 삼성에서 제공한 떡값을 정기적으로 받은 검사들이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었죠. 당시 떡값 문제 때문에 시중에서는 검찰을 “떡찰”이라고 부르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 으로 인해 검찰은 명실상부, “떡찰”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생겼습니다.


하주영/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행 인/ 기본적으로 ‘떡값’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하철 역 등에서 한 팩에 천원 정도면 살 수 있는 것이 떡인데, 검찰은 밥 대신 떡만 먹고 사는지 몰라도 삼성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의 돈을 떡값으로 제공해 왔습니다. 이 돈으로 검찰들이 떡만 먹고 살았으리라고는 믿을 수 없고요, 뭐 어디 썼는지 그걸 일일이 확인하고픈 마음도 없습니다만, 아무튼 이런 떡값을 뿌리는 이유는 삼성이 합법적이고 투명한 절차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구린 구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겠죠. 다시 말하면 미리 떡값으로 기름칠을 하는 것인데, 혹시라도 나중에 삼성에서 위법행위를 하더라도 떡값 받은 ‘떡찰’들께서 잘 알아서 처리해달라는 의미라고 봐야합니다. 이 떡값을 ‘뇌물공여’로 볼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는데, 법률문제를 떠나서 일반의 상식으로 볼 때는 이건 당연히 뇌물이라는 겁니다. ‘떡값’ 받아먹은 검찰이 과연 공명한 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불신이 사회에 팽배하게 되겠죠.




하주영/물론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검찰이 삼성의 불법행위에 대해 특별히 사정을 봐준다던가 하는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고 볼 수도 없지 않나요?


행 인/ 진실은 저 너머에 있죠. 그렇다고 해서 의심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이번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중에 과거 에버랜드 전환사채 건과 관련해서 삼성이 각종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의 실체를 왜곡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하주영/에버랜드 전환사채 건이라면 이건희 회장이 아들 이재용
상무에게 에버랜드 주식을 헐값에 양도하여 폭리를 취하게 했던 사건을 말씀하시는
거죠


행 인/ 바로 그 사건인데요,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사건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법정에서 다투어지게 될 상황에서 삼성의 법무팀이 사건의 재구성을 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삼성쪽에서는 펄쩍 뛰고 있습니다만, 이 때 검찰은 사회 각계에서 에버랜드 전환 사채 건을 수사하라고 요구하고, 특히 법학교수들이 연명해서 고발 장을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적미적 수사를 미루었던 일이 있습니다. 게다가 2심까지 재판이 진행되면서도 주식을 넘기고 이익을 봤던 이건희 - 이재용 부자는 아무 일이 없고 당시 중간에서 심부름이나 하는 수준에 있었던 일부 관계자만 유죄가 인정되었거든요. 애초부터 검찰이 발 빠르게 수사를 진행하고 관련증거들을 제대로 확보했다면 이건희 - 이재용 부자에게는 치명적인 결과가 미칠 수 있는 사건이었는데, 용케 이 두 사람은 법망을 피해나간 거죠.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이유가 여기 있는데요, 이번 양심선언 이후에 검찰이 보여주는 행동이 그 때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점에서 검찰을 향한 시민들의 눈길은 매우 차갑죠. 에버랜드 사건처럼 삼성에게 증거인멸을 할 시간을 주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겁니다.


하주영/삼성은 어떤 행보를 취할 것 같습니까?


행 인/ 삼성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인데요, 왜냐하면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이 비자금 사건은 이건희 회장의 거취에 곧바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자금확보와 사용이 그룹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곧 그룹 수뇌의 의지가 있었다는 이야기고, 이것은 곧바로 이건희 회장에게 연결됩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졌다시피 삼성 비자금 제공대상은 검찰은 물론이고 정치권 인사들도 해당되고 심지어 삼성에게 적대적이었다고 하는 시민단체 에까지 닿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정도 규모로 비자금의 용처를 지정하고 진두지휘를 하기 위해선 그룹 회장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죠.


하주영/아, 저도 사실 그 시민단체가 어느 단체인지 정말 궁금하더라구요? 혹시 알려진 내용이 있나요?


행 인/ 저도 궁금합니다만 아직 잘 모르겠네요. 어쨌건 검찰의 수사가 진행 되면 결국 최후의 책임은 이건희 회장이 져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입장에서는 그룹의 총력을 동원해서라도 지난번 에버랜드 사건과 같이 사법부의 칼날을 최대한 몸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깃털 몇 개 떨어트리는 것으로 끝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다만, 이도 저도 안 되면 비장의 카드가 몇 개 있기는 하죠.


하주영/어떤 카드가 있을까요?


행 인/ 일단 휠체어를 준비합니다. 여기에 흰색 마스크를 준비하는 센스! 환자복이야 뭐 삼성병원에서 제공할 테니까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요. 더 심하면 비행기표를 끊어야겠죠. 지병을 이유로 미국에 신병치료차 나가는 방식도 있을 겁니다. 국가경제를 생각하는 ‘떡찰’과 정치인들이 국가신인도 등을 문제 삼고, 삼성 광고에 목말라하는 일부 언론들이 경제위기 어쩌고 하면 잘 되면 무죄, 못해도 집행유예 나오겠죠. 저야 물론 진상이 밝혀지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되길 바라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과거 재벌 총수들이 휠체어 덕에 집행유예를 받은 것도 있고, 게다가 이건희 회장 본인 역시 이런 과거가 있기 때문에 냉소적인 시각으로 이 사건을 보고 있죠.


하주영/검찰의 입장이 난처하겠는데요?


행 인/ 그렇죠. 이건희 회장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지만 검찰 역시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김용철 변호사가 가지고 있다는 ‘떡찰’ 명단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되고 있지 않은데다가 실제 그런 명단이 공개 되면 검찰의 위신은 말 그대로 추락하니까요.


하주영/민변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등이 공동으로 이건희 등 피의자를 대상으로 공개 고발을 하지 않았습니까?


행 인/ 맞습니다. 하지만 그 전까지 검찰은 고소고발이 있거나 삼성이 김용철 변호사를 고소하거나 하는 등의 절차가 없이는 수사하기 곤란하다고 미적거렸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고발이 이루어지자 검찰은 김용철 변호사가 먼저 ‘떡찰’ 명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논리는 수사팀을 구성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중에 ‘떡찰’이 있을 경우 수사진행이 어려워지므로 사전에 명단을 확보해야겠다는 것인데, 이건 좀 수긍하기 어렵죠. 나중이 어떻게 되든 고발장을 접수한 이상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명단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지 수사팀 꾸리기 위해 명단 달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코메디죠. 사실 검찰은 지금 누가 ‘떡찰’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인 겁니다. 말 그대로 믿을 놈 하나도 없는 거죠.


하주영/검찰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울 수 있겠는데요.


행 인/ 사실 검찰이 곤혹스러워해야할 일은 김용철 변호사가 검찰이 아닌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에 가서 양심선언을 한 것입니다. 이건 김용철 변호사가 그만큼 검찰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죠. 만일 김용철 변호사가 검찰을 신뢰하고 있었다면 곧장 검찰에게 달려가지 않았겠습니까? 김용철 변호사 입장에서는 요소요소에 ‘떡찰’이 있는 판국에 검찰에게 고소장 들고 가봐야 오히려 입장만 난처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던 거겠죠. 결국 법질서 확립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 할 검찰이 자기 조직에 칼을 들이밀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인데, 이 원인은 전적으로 검찰 스스로 제공한 것입니다. 곤혹스럽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시국사건 같은 경우에는 몇 년씩 인지수사도 하는 검찰이, 정작 폭로전이 벌어졌는 데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검찰을 보면서 시민들은 김용철 변호사가 검찰을 찾아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수긍을 하는 겁니다.


하주영/국가의 사법기관이 재벌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걱정/ 이왕 떡값이 아니라 화끈하게 월급을?


행 인/ 그런 씁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앞으로 검찰의 월급은 삼성이 제공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봐야 할 겁니다. 뭐 더 확장해서 법무부 전체 공무원 월급을 삼성에서 받는 것도 가능하겠죠. 기왕 받는 거, 떡값이 아니라 아예 월급을 받는 것이 화끈하지 않겠습니까?


하주영/삼성은 한국의 청년들이 가장 취직하고 싶어 하는 회사로 손꼽히고 경제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남겨왔습니다. 기술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삼성의 역할은 무척 컸구요. 이런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비판도 많이 받아 왔는데요.


행 인/ 삼성은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가는 매우 중요한 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국가의 체계가 오직 삼성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입니다. 1992년에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입으로 “처자식만 빼고 모든 걸 바꿔보자”고 주장했었죠. 그리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했습니다. 그런데 자신들은 떡값 상납과 탈세 등 과거 재벌들이 보여주었던 불법행위를 전혀 근절하지 않고 오히려 확대해왔죠. 자기 스스로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던 겁니다.


하주영/정말 바꿔야 할 것은 바뀌질 않았다는 말씀이네요?


행 인/ 바로 그겁니다. 게다가 삼성은 “1명의 인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 다”면서 삼성맨들의 자긍심을 고취해왔었는데요, 사실 한국 경제의 구조 상 10만 명의 사람들이 1명을 먹여 살리고 있는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이상한 구조는 사실 삼성 같은 대재벌들이 비정규직을 확장하고, 노조를 탄압하면서 불공정한 경제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죠. 불법적 로비자금을 만들고 떡값을 돌려대던 이건희 회장은 지금도 떵떵거리고 있는데, 삼성일반노조 김성한 위원장 같은 경우는 삼성의 이러한 비리에 대해 저항했다는 이유로 지금 감옥에 가 있거든요. 이런 현상을 보면서 사회가 재벌을 지나치게 미워한다고 우는 소리를 하는 것은 제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하주영/이래저래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만드네요. 아무쪼록 이번 사건의 내막이 완벽하게 밝혀짐으로써 재벌이 더 이상 사회를 우습게 아는 행태가 완전히 근절되기를 바랍니다.


걱정 사건 - 마부노호의 귀향, 뒷짐 진 외통부


하주영/걱정사건 시간입니다. 오늘 걱정사건은 뭡니까?


행 인/오늘 걱정할 사건은 해적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처 자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말리아에서 납치 되었던 마부노호에 대한 이야기 인데요. 먼저 영상을 보고 더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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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사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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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006699>하주영/네 영상 잘 봤습니다. 먼저 참 다행인게 마부노호 선원들이 일단 해적들에게서 풀려 났습니다.


행 인/ 정말 가슴 졸이면서 지켜봤던 사건이 하나 해결되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나포되었던 마부노호 선원들이 겨우 풀려났습니다.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분들이 충격을 잊고 하루 속히 건강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하주영/예, 가슴 속에 응어리졌던 뭔가가 겨우 풀리는 듯한 심정인데요, 이번 마부노호 나포사건을 보면서 도대체 우리 정부는 외국에 나가 있는 자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건지 의심이 많이 들더라구요. 지난 번 아프가니스탄 선교단체가 탈레반에게 납치되었 을 때 정부는 청와대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신속하게 대처했었는데 요, 마부노호 사건은 왜 이렇게 장기화된 것일까요?


행 인/ 사실 두 사건을 비교하면 과연 이 정부가 재외국민들에 대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일단 아프가니스탄에서 있었던 납치사건과 몇 가지 대비를 해볼 필요가 있겠죠. 먼저,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피랍자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피랍자 중 2명이 탈레반에 의해 살해당하는 일까지 발생했죠. 반면 마부노호 선원들의 경우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주장을 하는데요, 이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마부노호에 승선한 한국인 선원은 4명이었는데요, 한국인 선원을 포함한 전체 인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되었던 사람들의 수와 비슷한 20여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부노호 선원 중 외국국적의 선원 한 명은 해적에게 살해되었거든요? 더구나 선원들은 총알받이 역할까지 강요당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과 마부노호 선원들 간에 어떤 위험성의 차이가 있었다고 볼 여지는 전혀 없다는 거죠.




하주영/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행 인/ 정부는 마부노호가 국적선이 아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를 대고 있죠.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를 석방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개입했었는데요, 국정원은 마부노호 사건에도 개입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부노호가 한국 국적선이 아니다보니 국정원이 중간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없었다고 하죠. 하지만 실제 들여다보면 이건 국정원의 문제가 아니라 외교통상부의 문제라는 거죠. 애초 마부노호 선원 석방이 조기에 이루어질 수도 있었는데 이 때 틀어진 이유는 미국이 군사작전을 했기 때문인데요, 이 과정에서 외교통상부는 미국과 사전에 조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국이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했죠. 외교통상부의 무능력은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사건에서도 드러난 바가 있는데, 당시에도 결국 국정원이 개입을 하고서야 일정한 방향이 나왔거든요.


하주영/그렇다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납치 사건과 마부노호 사건의성격이 다르지 않은 것인데,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은 상대적으로 훨씬 빨리 석방을 했고, 정부가 많은 신경을 썼거든요. 그런데 왜 마부노호 선원들에 대해서는 이처럼 오랜 시간이 흐르도록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을까요?


행 인/ 물론 정부 입장에서도 어려운 점이 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두 사건을 보면 정부가 정치적인 목적 때문에 일종의 차등을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주영/두 사건에서 한 쪽에 신경을더 많이 썼다는 이야긴가요?


걱정/ 마부노호, 정치적 부담이 덜해서 소홀한 거 아냐?


행 인/ 그렇죠. 일단 아프가니스탄의 경우에는 한국 정부의 파병정책이 맞물려 있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파병한 정부의 입장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문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파병문제로 사건의 성격이 확장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거죠. 다시 말하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탈레반의 선교단 납치가 근본적으로 파병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이고 청와대와 정부는 사태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기 전에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겁니다. 반면 마부노호의 경우에는 나포한 자들이 해적이고, 따라서 정치적으로 부담이 덜 했기 때문에 사태 해결을 등한시 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습니다.




하주영/그 외에 어떤 것이 또 있을까요?


행 인/ 납치된 사람들의 신원 역시 문제였죠. 일단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사람들은 한국인만 20명이 넘었던 반면 마부노호에는 4명이 있었죠. 사회적 관심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었구요, 더구나 마부노호에 승선한 사람들은 선원이었다는 겁니다. 정치적 이해집단과 결합된 것도 아니고 단순히 선원이었다는 거죠. 반대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사람들은 기독교 신자들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사회에서 기독교인들의 공격적 선교행위는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사회적으로 피랍된 사람들을 공격하는 측과 그렇지 않은 측 사이에 엄청난 논쟁이 벌어졌다는 거죠. 마부노호 선원들이 납치되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문제가 비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던 것이고 조기 진화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던 거겠죠.


하주영/사실이 그렇다면 결국 외국에서 납치되더라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을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에 정부의 안전조치가 차등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행 인/ 그것이 정말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만, 이번 두 사건을 들여다보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이렇게 깊어지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구요, 차후에라도 정부는 이런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할 것입니다.


하주영네, 그렇군요. 오늘 중요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피플파워 2부 걱정부리핑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주영/11월 11일은 노동자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30여년전 전태일이라는 청년이 청계천 평화시장의 어느골목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태우고 산화해 간날을 기리는 대회인데요. 노동자 대회를 앞둔 한 달 사이 세 명의 노동자가 분신을 시도했고 그 중 한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지금은 군사독재도 아니고 민주화도 많이 진전되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자신의 몸에 불을 살라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런 와중에 삼성은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을 권력과 언론에 뿌려 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는데요. 정말 돈없고 빽없으면 살기 힘든 한국입니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시청자 여러분, 그래도 피플파워와 함께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살아보시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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