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브리핑

걱정브리핑-이랜드 농성장 방문하고도 표정 어두운 정동영/원천봉쇄된 노동자대회

피플파워  / 2007년11월19일 14시43분

걱정브리핑 ①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138회 2부 걱정부리핑 시작합니다. 오늘 함께 걱정하실 분은 이정호 공공노조 교선실장이십니다. 오늘 첫 출연이신데요. 안녕하십니까?


이정호/(인사)


하주영 / 네, 오늘 첫 번째 걱정 어떤 걱정인가요?


- 이방호 사무총장의 걱정스런 ‘민란’ 발언


하주영/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정부와 여당이 BBK 김경준을 동원한 공작정치를 자행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 전국적 민란 수준의 국민저항이 올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방호 총장의 발언 취지는 뭡니까?




이정호/ 13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 대책회의에서 한 발언인데요. 2002년 김대업 사건처럼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낸 거지요. 그때 김대업의 폭로는 의도했든지, 안 했든지 간에 현 정권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게 사실입니다.


하주영/ 이방호 총장이 그런 발언을 왜 했을까요?


이정호/ 2002년 대선때 김대업씨가 나와 이회창 후보의 ‘병풍 폭로’로 한나라당이 큰 타격을 입고 결국 두 번씩이나 정권창출에 실패했다는 쓰라린 경험 때문이겠죠. 남들처럼 정상대로 아들을 군대 보냈더라면 ‘병풍’ 같은 것도 없었고, 그런 폭로도 당연히 없었겠죠. 혹여라도 검찰이 김경준의 입을 놓고 ‘공작 수사’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대형 의혹사건 수사 때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안 해서 시위했지, 수사 제대로 했다고 문제 삼은 적은 없습니다. 이방호 총장 같은 사람이 ‘민란’이나 ‘국민저항’이란 걸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의문입니다.


하주영/ 왜죠 ? 이방호 사무총장은 어떤 사람인데요 ?


걱정/ 분식회계와 환투기의 원조, 이방호 의원


이정호/ 화면으로 보면 이방호 총장은 3선 이상의 관록 있는 의원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방호 총장은 이제 겨우 재선의원입니다. 한나라당으로선 재선의원을 사무총장이란 중책에 임명한 건 파격적인 인사입니다. 이방호 의원은 분식회계와 환투기의 원조격에 해당합니다.




하주영/ 이방호 의원과 분식회계, 환투기는 무슨 관계인가요 ?


이정호/ 이방호 의원은 삼천포에서 75년부터 영일수산이란 수산업도매업과 냉동공장을 운영하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부친인 김홍조씨와 깊은 인연을 맺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3당 야합으로 민자당을 만들었을 90년에 수협중앙회장으로 뽑혀 김영삼 대통령 재임시절인 94년 8월 재선까지 하면서 수협을 엉망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하주영/ 수협중앙회장과 환투기라니, 더 궁금해지는데요 ?


이정호/ 95년 4월 은행감독원은 수협중앙회의 분식회계와 환투기 혐의를 잡고, 특별감사에 들어가, 당시 이방호 회장이 외환거래를 하면서 환투기를 하다가 수협 돈 196억원을 환차손으로 날려 먹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여기서 더해 환차손을 숨기려고 94년말 수협중앙회의 회계결산서를 허위로 작성해 오히려 환차익이 난 것처럼 속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 결산서 허위작성때 분식회계 기법을 사용했던 거죠.


하주영/ 그렇군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 볼까요 ?


이정호/ 최근 현대나 대우 등 재벌 민간기업도 분식회계로 기업 총수가 잡혀 들어가는데, 공익적 목표로 만들어진 수협중앙회의 재정을 갖고 환투기나 하고 또 그것을 숨기려고 분식회계까지 했던 인물이 이방호 의원입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이때 거래전표도 작성하지 않고 외환거래를 했고, 30억 정도인 거래한도를 훨씬 넘어 무려 1300억원까지 초과 운영했습니다.


하주영/ 그랬다면 이방호 의원은 그 뒤 어떻게 됐습니까 ? 처벌받고 구속됐나요 ?


걱정/ 200억 가까이 까먹고도 처벌도 안 받아


이정호/ 당시 정부당국은 이런 명백한 법 위반 사실을 조사해서 발표하고도, 끝내 이방호 회장을 겸찰에 고발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회장직에서 사퇴하는 걸로 사건을 마무리했지요. 요즘 같으면 당연히 구속감이죠. 몇몇 언론은 이렇게 대형 비리사건이 무마된 걸 놓고 김영삼 대통령과의 오랜 친분 때문에 축소 문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간기업도 아니고, 수협 같은 공적 단체의 돈을 제 주머니 돈처럼 굴리다가 200억원 가까이 까먹은 인물이 법의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게 우스운 일이죠.


하주영/ 수협을 나온 뒤 이방호 의원의 행적은 어떠했나요 ?


이정호/ 비리 사건이 국민들의 뇌리에서 채 사라지기도 전인 바로 다음해 96년 경남 삼천포,사천 지역구에 신한국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습니다. 이 역시 당시 정당의 후보추천 구조를 보면 김영삼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한 마디로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던거죠. 그런데 선거 결과 사천에서 무소속으로 나온 의사에게 패하고 말았죠. 당시 경남에선 신한국당 이름표만 달면 아무리 부족한 후보라도 당선이 당연시 되던 시절이었으니 국민들의 심판을 받은 거죠. 이런 사람 입에서 ‘전민중적 저항’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게 신기합니다.


걱정브리핑 ②
전 연세대 정창영 총장
- 이상한 불우이웃돕기


하주영/ 다음 걱정은 무엇인가요?


이정호/ 전 연세대 정창영 총장에 대한 불우이웃돕기가 걱정입니다.


하주영/ 아~ 그 부인의 금품수수 때문에 사퇴했던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말이죠? 요즘 그분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


이정호/ 거처할 곳이 없어서 연세대 동문회가 3억원을 모금해 정 전 총장에게 전달했답니다.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대학총장까지 지낸 분이 얼마나 청렴하게 살았으면 거처할 집도 절도 없는 신세냐고 안타까워하겠지만,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하주영/ 정 전 총장이 그토록 어려웠나요 ?


걱정/ 정 전총장, 아들 빚에 입시부정 연루에 살집 막막


이정호/ 정 전 총장은 30대 중반의 큰 아들이 IT 사업에 손댔다가 망하는 바람에 50억원의 빚을 졌습니다. 이 때문에 정 전 총장은 갖고 있던 땅은 물론 마포구의 아파트까지 팔고, 연세대 총장 관사에 살았는데, 그만 부인이 입시뇌물을 받은 게 들통 나 사퇴하고 나서 살집이 막막했던거지요. 그래서 20년간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운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연세대 동문회는 모금운동에 나서 돈을 모았습니다.


하주영/ 비리의혹이 있는 사람에게 3억씩이나 모아주다니 참 대단한 동문회입니다.


걱정/ 50억 빚 떠안아 줄 부모가 부러워


이정호/ 동문회가 대단한 게 아니라, 저는 정 전 총장의 아들이 더 부럽습니다. 30대 중반이면 멀쩡한 성인인데 50억원의 빚을 떠안아 줄 부모를 만난 게 부럽죠. 서민들은 돈 몇백만원이 없어서 아이들하고 동반자살하는가 하면, 단 돈 몇만원이 없어서 20대 대학생이 구멍가게에서 빵과 우유를 훔치다가 체포되기도 하는 사회인데 말이죠.


하주영/ 금품수수에 대한 수사는 계속 한다지요 ?


이정호/ 그렇다네요. 사건 초기에 부인이 돈을 빌렸다고 했다가 하루도 안 돼 편입학 뇌물로 받은 게 드러났죠. 지금 정 전 총장은 부인이 돈 받은 사실을 나는 몰랐다고 버티고 있죠. 대학총장이면 공인인데 말 바꾸기가 정치인 못지않아요.


걱정인물
- 이랜드 농성장 방문하고도
표정 어두운 정동영


하주영/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지난 6일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찾았는데요. 의외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표정은 영 어둡습니다. 먼저 걱정 영상 보시고 이야기 나누어 가겠습니다.




하주영/ 영상을 보니까 정동영 후보 좋다 말았네요.


이정호/ 정동영 후보는 이회창 후보까지 나와 보수후보가 쪼개졌는데도 여전히 지지율 10% 초반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정동영 후보가 비정규직 해소책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자,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가 공수표 같은 공약만 내걸지 말고 당장 이랜드 농성장부터 찾아가라고 일갈했지요. 이에 대한 응답의 효과도 노렸다고 봅니다.


하주영/ 이랜드 농성장을 찾았다고 노동자의 표가 정동영 후보에게 갈 것 같지도 않은데요.


걱정/ 노대통령이 비정규직 피눈물 짜낼 때, 정동영 당대표와 장관 지내


이정호/ 여전히 지지율 답보상태지요. 이회창 후보 때문에 뉴스 초점에서 더 비켜나와 있습니다. 이랜드 농성장을 찾는다고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워낙 현 정권이 비정규직 문제를 도외시했기 때문이죠.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했지만, 정작 당선되고 나서는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비정규직에게 피눈물만 짜냈기 때문에 참여정부의 장관과 당대표를 지낸 정 후보를 곱게 보진 않겠지요.


하주영/ 비정규직을 가장 많이 양산한 만들어낸 정부 여당의 후보가 비정규직을 찾아가 표를 구하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입니다. 다른 후보들 사정은 어떤가요?


이정호/ 이회창 이명박 후보야, 다들 아시겠지만 박근혜 부녀를 연달아 방문하면서 보수층 끌어안기에 여념이 없었고요, 정동영 후보에게 일갈했던 권영길 후보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집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7일 신문에 권영길 후보까지 싸잡아 범여권 후보로 분류했습니다. 진보정당 후보로서 두드러진 면을 보이지 못하는 사이, 어느새 범여권 후보로 불리우는 신세가 됐죠.


걱정 사건
- 원천봉쇄된 노동자대회


하주영/ 걱정사건 시간입니다. 오늘 걱정사건은 뭡니까?


이정호/ 지난 주말에 전국노동자대회가 있었는데요. 매년 있던 노동자대회 행사를 경찰이 원천봉쇄하고 집회 참가까지 막은 사건을 걱정해 볼려고 합니다. 먼저 영상 보시죠.




하주영/ 경찰이 지난 주말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를 원천봉쇄 했는데요. 언론에는 경찰의 원천봉쇄보다 주말에 시위한 사람들에 대한 비난만 잔뜩 늘어놨던데요 ?


이정호/ 저도 참 오랜만에 들어봤습니다. ‘원봉’이란 단어 말입니다. 80년대 노동자대회 때마다 경찰과 검찰 등 정권 차원에서 대회를 막기 위해 육해공 합동작전을 동원하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하주영/ 경찰의 강경대응은 어느 정도였나요 ?


걱정/ 전세버스 운전사가 뭔 죄냐?


이정호/ 당일 대회 현장 진입을 막은 것은 물론이고, 지방에서 이동하는 것조차 막았습니다. 시위자의 상경을 막으려고 경찰은 전세버스회사에 공문으로 협박하기도 했구요. 사전에 관광버스회사 운전사 전화번호에, 차량번호까지 미리 적어갔습니다. 거의 내란예비음모죄로 다루는 듯 했지요.




하주영/ 왜 불법집회가 됐나요 ? 경찰이 집회장소 허가를 내주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


이정호/ 경찰은 이번 노동자대회 집회장소 선정과정에서 집시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법 취지를 어겼습니다. 주최측인 민주노총은 합법적인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차례 경찰과 장소를 조율했습니다. 처음에 민주노총이 집회장소로 신고한 광화문 일대가 비슷한 시각에 열리는 서울시청 앞 광장의 범국민대회와 너무 가깝다며 불허하자, 서울역으로 옮겼고, 이마저도 안 된다고 하자, 여의도공원까지 제시했지만 모두가 불허였습니다. 여의도공원은 차량도 안 다니는 곳입니다.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도심 차량 증체와도 아무 상관없는데도 불허방침을 굽히지 않았죠.


하주영/ 너무하지 않나요 ? 평소 주말집회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언론의 비난을 받았지만 주말 도심에서 행진도 있었잖아요 ?


이정호/ 이번 집회에서 정부는 신고제인 집시법의 취지를 어기고,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방에서 상경하는 버스를 출발부터 막는 편법이 자행됐죠. 이 정도면 거주이전의 자유와 이동권 자체를 부정하는 지경이지요. 89년에 집시법이 개정되면서부터 이런 악용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고, 실제로도 경찰은 법 규정보다는 집회 시위의 성격과 내용에 따른 선별 허가나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형평성없는 법집행이란 비난을 받는 거지요.


하주영/ 정부와 시위대의 공방을 지켜보는 언론은 어떠했나요 ?


이정호/ 언론은 더 심했죠. 주로는 <불법 집회가 서울도심을 마비시켰다>는 기조였죠. 사실은 경찰의 무리한 봉쇄작전이 서울도심을 마비시킨 건데요. 극소수의 신문만 <경찰의 과잉대응>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의 과잉대응과 시위대의 불법집회 사이의 공방 속에서 이번 집회의 본질은 사라져 버렸죠. 이 점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공방만 다루다보니, 언론은 지난 주말 집회의 이름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멀쩡한 사람들이 왜 늦가을 단풍놀이도 가지 않고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시위에 나섰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주영/ 그렇죠. 그런 언론들의 문제도 하루이틀이 아닌데요. 자 왜 멀쩡한 노동자, 농민, 빈민들이 단풍놀이도 안가고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시위에 나섰나요?


이정호/


하주영/ 오늘 말씀 잘들었습니다. 다음에도 더욱 많은 걱정거리 가지고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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