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브리핑

막가파식 영어 바람, 몰입이 아니라 몰빵/ 물가가 미쳤어요/ 떡값 명단 공개, 새로운 뇌관이 될까/ 한일관계의 과거 역사에 대해서 더 이상 묻지 마세요

피플파워  / 2008년03월14일 17시23분

하주영/ 인사


배성인/ 인사




하주영/ 오늘도 걱정을 해볼까요? 무슨 걱정부터 할까요.


막가파식 영어 바람, 몰입이 아니라 몰빵


배성인/ 예, 오늘 첫 번째 걱정은 더 이상 할 말을 무색케 하는 영어 걱정입니다.


하주영/ 영어교육은 일전에도 했고 단골 메뉴라서 좀 식상하지 않습니까.


배성인/ 그래서 걱정이 끝이 없는 거죠. 해도해도 너무하고 가도가도 막나가더니 이제는 일부 초등학교와 대학에서 영어 입학식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하주영/ 아, 그거요. 저도 화면으로 봤는데, 속 터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배성인/ 앞으로 속이 터지거나 열 받아 죽는 사람 많겠는데요. 요즘 교육 현장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온통 화두가 ‘영어’ 잖아요. 그런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 같아요. 공릉에 있는 태강삼육초등학교에는 사전에 영어 시험을 통해 선발한 국제반을 올해 처음으로 신설했는데, 어떤 학부모는 “영어 유치원도 보내고, 단기 연수도 보내는 등 조기 교육에 신경을 쓴 덕에 이 반에 입학했다”고 굉장히 좋아 하더라구요.




하주영/ 그럼 이 반은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하겠네요.


배성인/ 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이죠. 이 학교가 바로 말로만 듣던 대표적인 특목 초등학교입니다.


하주영/ 그렇다면 각급 학교나 각 지역에서도 영어 교육이나 영어 마을을 서로 만들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배성인/ 그렇죠. 전국이 영어 몰입으로 몸살입니다. 서울-대전-대구-부산 찍고 충남, 경북 등 거미줄처럼 막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청마다 전담교사·교재도 없이 강행하고 있으며, 지자체도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씩 쏟아부으면서 영어도시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부산에서는 주민들은 올해부터 ‘영어 100문장 외우기 운동’에 참가해야 합니다. 인천에서는 영어가게를 운영했다가 실패를 했던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하주영/ 인천은 왜 실패했는데요?


배성인/ 영어를 사용하다 보니 음식 주문 지연된 거죠. 그러다 매출까지 떨어지면서 사업자들이 가게 운영 연장을 포기했습니다. 웃기에는 마음 한 구석이 허하죠.


하주영/ 인성교육은 뒷전인 영어 공부, 이렇게까지 해야 됩니까. 정말 씁쓸하네요. 다음 걱정은 무엇입니까.


배성인/ 이번 부리핑은 미친 듯이 오르는 물가에 대해서 걱정하고자 합니다.


물가가 미쳤어요


하주영/ 정말 걷 잡을수 없이 오르던데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배성인/ 라면이 100원 올랐다는 것은 언론에서 뿐만 아니라 대통령도 심각하게 받아들였죠. 새우깡, 우유, 쥬스, 배추, 휘발유, 경유, 밀가루 금반지, 달걀, 목욕비 등 생필품 중심으로 많이 올랐고요. 제가 엊그제 두부를 사러갔더니 두부도 50%가 올랐더라구요. 오르지 않은 것이 별로 없습니다. 천원짜리 김밥 마저 올랐으니 말 다했죠.


하주영/ 치솟는 물가가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 오름세는 훨씬 심각할 텐데요. 왜 이렇게 오르는 겁니까.


배성인/ 이유는 좀 복잡 다양합니다. 멀게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여파가 아직도 진행 중 이고요. 유가 인상, 곡물가격 인상, 등록금 인상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고용 사정도 신통치 않고 수출도 별로입니다. 지난 1월부터는 경상수지가 적자입니다.


하주영/ 그러면 가계 빚도 늘어나지 않습니까.


배성인/ 물가가 뛰는 만큼 가계 빚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습니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가구당 38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9% 증가한 것입니다. 게다가 대출금리까지 올라 서민층 생활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죠.


하주영/ 그런데 얘길 들어보니 밀값이 폭등해서 쌀국수 쌀라면 시대가 올수도 있다던데요.


배성인/ 정부가 쌀의 활용도와 소비를 늘려 최근 값이 뛰고 있는 밀의 수요를 잡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잘하면 60~70년대 ‘혼.분식 장려운동’ 이후 30년 만에 ‘쌀분식 장려운동’을 하게 될 겁니다. 완전히 반대가 된 셈이죠.


하주영/ 국제 가격이 폭등해서 부담이 간다면 굳이 밀을 수입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베트남 쌀국수가 맛있던데요.


배성인/ 저도 쌀국수 쌀라면에 대해서 굳이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가가 높아서 타산을 맞출수 있을지 의문이고 소비자들이 그 맛에 어떻게 적응할지가 의문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법이 궁극적인 처방이 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주영/ 현재 이명박 정부는 어떤 대책을 모색하고 있습니까.


배성인/ 일단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한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각종세금을 인하한다고 해서 휘발유 경유 등 유류세 10% 인하, 택시 LPG특소세 5월부터 인하, 기업의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1년 연장안 등을 최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하주영/ 무엇보다 근본적인 것은 윤리적 소비 또는 절제소비의 생활화 아니겠습니까.


배성인/ 그렇죠. 아무래도 소비 자본주의에 걸맞게 씀씀이가 헤프다 보니 이런 사태가 오면 다들 속수무책인 거죠. 무엇보다 덜 쓰면 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만 쓰면 되는데, 쓸데없이 많이 쓰는 경향이 있죠. 정말 필요하다면 제3세계의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창출하고 또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공정무역제품을 사용한 것이 중요하죠. 그것도 공동구매로요.


하주영/ 물론 제3세계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동시에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을 믿고 구입할 수 있어 모두 만족은 하지만 기존의 친환경 제품들이 마치 공정무역 제품인 것으로 과대 포장돼 팔리고 있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배성인/ 그래서 소비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대자본들이 개입할 가능성의 여지가 있고요. 결국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중요하죠.


하주영/ 일부에서는 가격에 비해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배성인/ 공정무역을 통해서 나오는 수익은 생산자들의 교육과 훈련에 쓰이기 때문에 점점 품질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환경까지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많이 관심이 필요합니다.


하주영/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걸음마 단계이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동시에 만족을 주는 공정무역과 착한소비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에는 걱정인물 시간입니다. 이번 주 걱정인물은 누구입니까.


걱정인물 - 떡값 명단 공개, 새로운 뇌관이 될까


배성인/ 이번 주 걱정인물은 삼성 특검을 선정했습니다.


하주영/ 영상보고 얘기 나누겠습니다.




하주영/ 지난 5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떡값 인사 3명을 발표했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특검에 대해서 우려를 하고 있었는데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요.


배성인/ 글쎄요 좀 더 두고 봐야죠. 하지만 압박을 했으니 어떤 형태로든지 액션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겠죠.


하주영/ 기간을 한 달 연장한 것을 보면 액션만 취할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배성인/ 그렇죠. 삼성 특검은 정·관계 로비의혹, 비자금 조성 그리고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등 3대축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진전속도는 매우 부진했죠. 그래서 김용철 변호사도 로비의혹 수사 때문에 다른 비리 수사가 위축되거나 문제의식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수사 협조에 소극적이었던 같습니다.


하주영/ 문제는 명단을 공개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배성인/ 그렇죠. 당사자들이 극구 부인을 하고 있는 상태고, 명백한 증거가 없으면 역공을 당할 수도 있죠. 금품이 오간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물증이나 증인을 확보하지 못하면 범죄혐의를 입증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러니 특검팀이 수사의지가 약하면 그런 핑계를 댈수 있죠.


하주영/ 그렇다면 이번 명단 공개가 특검 수사의 새 뇌관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배성인/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김용철 변호사가 작년에 떡값 검사 명단을 공개했는데도 수사를 제대로 안했죠. 충격만 주면 뭐합니까. 수사를 해야죠. 게다가 명단만 발표하면 검찰에서 불만의 목소리가나오고 있다는 거죠. 물론 검찰이 부담을 느끼기는 하겠죠. 그렇다고 그 부담이 진상규명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게는 타격을 줄 수 있고 검찰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으니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맞습니다.


하주영/ 4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나 특검팀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랍니다. 이번에는 걱정사건 시간입니다. 오늘의 걱정사건은 뭐죠.


배성인/ 오늘의 걱정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의 역사인식을 선정했습니다.


걱정사건 - 한일관계의 과거 역사에 대해서 더 이상 묻지 마세요


하주영/ 영상보고 얘기 나누겠습니다.


하주영/ 하루도 조용하게 넘어가는 날이 없네요. 그런데 이번 삼일절 담화가 과거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배성인/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의하면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관계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라고 했거든요. 그것은 결국 ‘역사의 진실을 묻는 것보다 미래로 나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과거사를 반성하라는 게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발목을 잡는 짓이라는 얘기죠. 정말 희한한 논법입니다.


하주영/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데요.


배성인/ 맞습니다. 과거사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늘 일본총리들이 하던 얘기죠. 그들은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과거를 죄악으로 반성하는 게 아니라 영광으로 기억하려 합니다. 이게 2MB가 말하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입니다. 기껏 대통령 시켜놓았더니, 자기가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대일본국 총리인지 헷갈리는 모양입니다.


하주영/ 일본의 우경화가 주변국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어서 이럴 때일수록 주변국가들과 공조하여 일본의 우경화를 막는 게 한국의 전략적 목표라는 것은 상식으로 알고 있는데요.


배성인/ 아마 대통령만 그 상식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용량이 작아서 그런가 보죠. 2MB이니까요. 결국 일본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선물을 안겨버렸죠. 대통령이 한 말이니 뒤집기도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하주영/ 일본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데, 문제는 역사인식 아닙니까.

배성인/ 그렇습니다. 일본을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없습니다. 불행히도 일본우익은 한국우익처럼 멍청하지가 않습니다. 무력을 동원하지 않는 한 가져갈 수 없는데도 독도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두고두고 우리를 괴롭히는 게 그들의 외교죠. 설사 독도를 못 가져가도, 그것을 카드로 다른 것을 따낼 수 있기 때문이죠. 저들은 부당한 요구도 집요하게 해대는데, 대한민국은 정당한 요구도 그냥 포기해 버립니다.
이번 담화를 보면 뉴라이트 측의 역사인식이 일정하게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얼마 전 뉴라이트가 일으켰던 역사교과서 파동을 생각해 보세요. 그들은 일본군 위안부가 실재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식민지배가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역시 한국우익의 형님이신 일본우익의 논리아닙니까.




하주영/ 그렇다면 ‘실용’이라는 것이 간판에 불과할 수도 있겠는데요.


배성인/ 뉴라이트의의 역사인식과 일본우익의 역사인식이 일정부분 공유하고 있는데, 그 동안 우익들이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이루어졌던 역사 바로 세우기를 보며 얼마나 불만이 많고 울분을 토로 했겠습니까. 한국역사에 대한 그들의 이념적 반격이 '실용'이라는 간판으로 위장한 채 조용히 시작된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주영/ 뉴라이트가 왜곡으로 점철된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던 것은 그저 사적 취향의 발로가 아니라, 앞으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그것을 가르치겠다는 공적 제안이기 때문에 심히 우려스럽네요. 대통령의 역사인식이 정말 이 정도 수준이라면 앞으로 미래가 암담하네요. 오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배성인/ 감사합니다.


하주영/ 인사


하주영/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돌아가신 노동자 고 황유미씨를 아십니까? 지난 6일은 고 황유미씨가 돌아가신지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삼성이 세계 초일류기업이면 뭐합니까.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권조차 보장해주지 못하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삼성은 더욱 많은 뇌물을 뿌려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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