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

추석이 아픈 노동자들

피플파워  / 2008년09월16일 12시43분


5. 세상보기
추석이 아픈 노동자들


하주영/ 세상보기 시간입니다. 온 세상이 풍성해진다는 명절 추석인데요. 끝을 모르는 물가인상에 이번 추석을 즐겁게 맞이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또 한 구석에서는 추석이 와도 집에는 커녕 높은 철탑 위에서, 텅빈 거리에서 힘겹게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70일이 넘게 단식농성을 하면서 사측의 직접고용을 요구해 온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4번째 추석을 농성장에서 맞고 있기도 한데요. 오늘 세상보기에서는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영상보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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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9/9 비정규직 투쟁문화제2‘33 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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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오늘은 민중언론 참세상 이꽃맘 기자가 나왔습니다. 이꽃맘 기자 안녕하세요.


이꽃맘/ 네, 안녕하세요.


하주영/ 영상을 보니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기륭전자 노동자들 같은 경우 사측의 불법파견이 인정되었으나 4년 째 끝을 알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기도 하구요.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파업 1년을 넘겨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3년이 넘게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지난 달 27일부터는 서울역에 위치한 조명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루코 비정규직 노동자들, 로케트전기 해고노동자들,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주영/ 요즘 투쟁을 보면 1년을 넘기는 것은 기본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장기투쟁사업장들이 생기는 이유가 뭘까요.


노동자와 대화 않는 사용자들


이꽃맘/ 말씀하신 대로 요즘 싸우는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몇 달 정도는 몇 백일 정도는 장기투쟁사업장에 끼지도 못한다는 말이 아픈 농담으로 회자될 정도인데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사용자들의 태도가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나 노동조합을 대화상대로 보지 않는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지요.


하주영/ 세기가 바뀌고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나도 참 변하지 않는 나쁜 것 중 하나인 것 같은데요.


이꽃맘/ 그렇습니다. 사용자들이 노동조합을 그저 없애야 할 대상으로만 보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않거나 스스로 잘 못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사용자들의 태도가 노동자들의 싸움을 어렵게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사용자들의 고용책임이 정규직보다 적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사용자 측과 문제해결을 위해 동등하게 대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죠. 그래서 대부분의 장기투쟁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주영/ 결국 사용자들은 그냥 무시하고 있다가 노조가 스스로 지쳐서 그만두는 것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꽃맘/ 네.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비정규직 장기투쟁사업장들의 노동자들은 보통 수백 만 원에서 수천 만 원에 이르기 까지 사측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걸려 있는데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싸움을 시작하면서 곧장 생계의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데 여기다 손배까지 있으면 버티기 정말 어려운 상황이 오는 것이죠.


월급도 없고, 손배까지 생계에 허덕이는 장기투쟁 노동자들


하주영/ 손배에 시달리다 돌아가신 배달호 열사가 생각나기도 하는데요. 어쨌든 얼마 전 사측과 합의를 하고 투쟁을 정리한 뉴코아노조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는데요.


이꽃맘/ 이랜드일반노조와 함께 싸우던 뉴코아노조가 지난 달 말에 사측과 합의를 했는데요. 특히 뉴코아노조는 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었음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가지고 1년이 넘는 파업을 벌였다는 데서 큰 역사적 의미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년이 넘는 파업을 진행하면서 집을 팔고, 적금통장을 깨고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이 왔었다고 하구요. 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잊혀지고 있는 상황이었죠.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 모두가 뉴코아노조처럼 조금 물러서더라도 사측과 합의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주영/ 정말 안타까운데요.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사용자들의 태도변화는 물론이며, 이를 강제할 정부의 개입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노사가 알아서 할 일, 발 빼는 이명박 정부


이꽃맘/ 그렇습니다. 사실 비정규직 문제는 사업장 하나 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사업장에 정부가 적극 개입해서 빠른 시일 내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하지만 지난 9일 텔레비전 앞에 선 이명박 대통령은 당사자들이 합의해야 하는 것이라든지, 민주노총 등의 연대투쟁에 대해 순수하지 못한 투쟁 등으로 폄하하는 등 문제해결의 의지 없음을 여실히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하주영/ 이명박 정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네요.


이꽃맘/ 이런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 시민들간의 연대가 아닐까 싶은데요. 소외되고 낮은 자들의 연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따뜻한 추석을 보낼 시간을 앞당겨야 할 것 같습니다.


하주영/ 네, 이꽃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꽃맘/ 고맙습니다.


#6. 클로징


하주영/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미국 금융당국의 200조 투입으로 주택보증대출업체 패니메와 프레디맥을 구제하면서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연이어 9월 위기설로 술렁이던 한국 경제도 한숨 돌리게 되었는데요,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 볼 것이 있습니다. 이제 미국 금융의 위기는 미국 내부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는 것과 이런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 금융 선진국들은 시장의 자율에 반대되는 국유화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이 세계화된 금융자본시장의 위험을 넘어서기 위해 국가개입이라는 시장 자율화에서 금기시하던 정책까지 쓰는 것을 보면 정말 위기는 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런 국가개입이라는 조치가 통하지 않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부 금융당국과 시장이 미국식 금융화에 대한 막무가내 믿음과 그것이 선진화의 방향이라고 믿는 한 이번 9월 경제위기설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일거란 생각입니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여기까지입니다.
다음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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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으셨으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네?

저희집 컴이 이상해서인지 동영상 소리가 아예 안들리네요...?

2008.09.17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