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

[어제]1992년 10월,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사건' 발표/ [오늘]개인정보 빼내는 데 5분.. 불안한 전자여권

피플파워  / 2008년10월13일 10시54분

하주영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하주영입니다. 오늘부터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는 격주 50분으로 개편하여 여러분을 찾아뵙습니다. <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이라는 코너를 통해서는 과거 우리의 역사와 오늘 민중의 삶을 돌아봅니다. 또 새로운 코너 미디어 취생몽사에서는 미디어 보도를 둘러싼 쟁점을 경쾌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오늘 첫 순서 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 시작합니다.


하주영 / 이명박 정부 들어 최근 잇따라 공안 사건이 터지고 있는데요.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사건에 이어 지난 달 말, 통일운동단체인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간부들을 체포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신공안정국'의 출현이라는 얘기가 들려오는데요.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1992년 이맘때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남로당 이후 최대의 간첩조직 사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이 있었습니다. 영상보시고,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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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1어제, 간첩사건 1‘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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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민중언론 참세상 김삼권 기자 나와계시는데요. 안녕하세요.


김삼권/ 안녕하세요.


하주영/ 벌써 16년 전 뉴스인데요. 요새 뉴스와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군요. 당시 이 중부지역당 사건 굉장히 큰 뉴스였죠?



김삼권/ 네 그렇습니다. 당시 사건은 14대 대선을 두달여 앞둔 1992년 10월 6일,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서 발표하면서 알려졌는데요. 안기부는 당시 사건에 대해 북한 대남공작총책 '이선실' 등 밀파 간첩들의 지령을 받아 재야인사들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을 결성하고, 지하활동을 벌여온 대규모 간첩단 사건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안기부는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해 민중당 대표였던 김낙중 씨와 정책위원장 장기표 씨 등 400여 명 중 95명 검거, 62명 구속, 300여 명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었습니다.


하주영/ 당시도 이 사건으로 많은 진보적 인사들이 고생을 했겠군요.


김삼권/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건을 보면 재미있는 점이 몇 개 있는데요. 당시 안기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목했던 민중당에는 김낙중 씨외에 알만한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 또 김문수 경기도 지사, 차명진 현 한나라당 대변인 등이 민중당 출신입니다. 이재오 전 의원은 민중당 사무총장을, 김문수 지사는 노동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사건 수사는 현재 이재오, 김문수, 차명진 의원 등과 같은 당에 있는 정형근 당시 안기부 수사차장보가 총지휘했습니다. 최근에 입당한 차명진 의원은 그렇다치고,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이 정형근 의원과 한솥밥을 먹게 될 줄 알았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하주영/ 그리고 보니, 세월이 지난 뒤에 '실천연대' 사건을 세상이 어떻게 평가하고, 그 주인공들이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 지 지켜봐야겠군요.


하주영/ 과거의 오늘 이야기는 이쯤하구요. 이번 주에는 어떤 이슈가 눈에 띄는지요?


개인정보 빼내는 데 5분.. 불안한 전자여권


김삼권/ 네 혹시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썼던 전자여권을 기억하십니까?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전자여권 '1호'와 '2호'를 발급받아 언론에서 여러 차례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이 전자여권이 보안상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이 인권단체들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하주영/ 그렇군요. 우선 영상 보고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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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오늘, 전자여권 1‘05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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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전자여권, 아직까지는 많이 생소한 감이 있는데요. 우선 이게 어떤 여권이고, 이전의 여권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지 좀 설명해주세요.



김삼권/ 네. 전자여권은 현재 많은 분들이 쓰고 있는 사진전사식 여권과 외관은 동일합니다. 다만 여권 뒷면에 버스카드와 고속도로 하이패스 카드 등에 이용되는 RFID 칩이 내장되어 있어, 비접촉 방식으로 여권의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습니다. 이 전자여권에는 성명, 여권번호와 만료일, 국적 그리고 주민번호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정부는2010년부터는 지문정보도 기록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하주영/ 영상을 보면,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여권에 기록된 정보를 읽어오던데, 실제로 어떴습니까?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영상에서처럼 기록된 정보들을 빼내는 데 별 어려움이 없습니까?


김삼권/ 영상에서 시연에 쓰인 리더기와 프로그램은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었습니다. 오히려 단체 활동가들이 리더기를 싼 걸로 구하다보니, 흔히들 사용하는 윈도우 운영체계가 아닌 리눅스를 이용해 보기에 어려워 보이는 감이 있는데요. 좀 더 좋은 장비를 사용하면, 영상에서와 같은 명령어 입력 방식이 아닌, 클릭 몇 번으로 정보를 읽는 게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주영/ 정부가 전자여권을 도입하면서, 위변조가 완전히 차단되는 여권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처럼 누구나 쉽게 여권에 수록된 개인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이유는?


김삼권/ 현재의 전자여권은 생년월일, 여권번호, 여권만료일을 일종의 암호로 사용합니다. 이 세 가지를 알아야 읽어내는 게 가능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생일 등의 정보는 누구가 쉽게 알 수 있는 오픈된 정보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흔히 인터넷 사이트 암호를 지정할 때도, 가급적 생년월일 등은 피하고, 본인만 알고 있는 암호를 설정하는데, 전자여권은 그 특성상 공개된 정보로 암호를 설정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수월해집니다.


전자여권, 새로운 종류의 개인정보유출 '위험'


RFID 기술의 특성 상 여권을 열어보거나 하지 않아도, 그 안의 개인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위험이라고 단체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유럽연합의 공식 펀딩을 받고 있는 보안전문가 그룹 FIDIS는 이미 지난 2006년 9월 RFID 방식의 전자여권 도입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폐기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말씀드린대로, 오는 2010년부터 지문정보까지 수록할 예정입니다.


하주영/ 그러나, 아직까지는 길거리에 지나가는 전혀 모르는 타인의 정보를 멀리서 빼내기는 어렵죠?


김삼권/ 네. 주무부서인 외통부도 바로 그 점을 지적하며, 이번 단체들의 시연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전자여권이 분실되거나, 타인에게 제공되어 칩 정보를 판독할 경우인데, 이 경우에는 이미 전자여권에 인쇄되어 있는 신원정보란을 통해 관련 정보를 확인한 경우이므로, 추가적인 정보 유출로 볼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하주영/ 그렇군요. 똑같은 사안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대단히 엇갈리는 군요. 정부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어 보이나, 너무 안일한 태도가 아닌가 싶군요.


정부,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철저히 대비해야


김삼권/ 예. 이미 국내에서는 옥션, GS칼렉스 등 등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사태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그때 마다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책이라며, 내놓았지만 별 실효성이 없었습니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개개인에게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주민등록번호제도를 가지고 있어서 항상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요. 국외에서는 사실상 쓸모가 없는 이 주민번호가 전자여권에 실리고, 이제는 지문까지 수록될 예정인데요. 정부가 이번에도 또 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반복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인권단체들이 지적한대로 이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이에 대해 정부는 꼼꼼하게 점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주영/ 네. <세상, 어제 그리고 오늘> 개편 첫 순서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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