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린 민주노조, 현장 분노 폭발 직전

[기고] 현대중공업그룹 원하청 공동투쟁이 필요하다

조선업에 심각한 수준의 구조조정이 곧 휘몰아칠 것은 기정사실인데, 이에 대한 방비는 더디고 더디기만 하다. 조합원들의 마음은 불안하고 다급한데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준비와 행동은 안개처럼 아른거리기만 하다. 답답함은 분노로, 기다림은 성남으로 바뀌고 있다.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위기의 순간에 조합원들은 마음은 시커멓게 타고, 사측도 심상치않게 바삐 조여오는데 오직 노동조합 지도부들만이 복지부동인듯 하다. 위기를 뚫고 나갈 분명한 방향도, 뚝심과 배짱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어용집행부들이야 그렇다 쳐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당선된 현대중, 삼호중의 민주파 집행부까지 실망스러운 모습이니 안타까움에 숨결조차 쓰리다.


장기간 해고 후 복직되면서 미포조선에 제대로된 민주노조와 사내하청노조를 세워내기 위해 부족하지만 달려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절망할 무렵, 같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에 민주파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미포조선 현장도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과 현장의 역동성이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임단투 과정에서 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 노조집행부의 잠정합의안이 압도적으로 부결됐다. 미포조선 집행부는 잠정합의안 부결후 노조소식지를 통해 이번 부결은 조합원들에게 충분이 설명되지 못해서, 또 현장 제조직들이 반대해서라는 등 여러 이유들을 들이대고 있다. 현장의 분노가 폭발 직전까지 와있는데도 말이다. 해서 내가 속한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는 집행부 총사퇴와 조합원들의 요구를 제대로 끌어안고 투쟁해 나갈 비대위 구성을 현장의 힘으로 만들어가자고 투쟁을 벌이고 있다.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게 터져나오고 있다.

이처럼 새로이 일고 있는 현장의 분노의 시작에는 누가 뭐래도 같은 계열사에서의 민주파 집행부 당선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힘있는 임단투를 진행하고 민주노조를 올곧게 세워야 할 집행부 대신, 궁색한 이유와 마지못해 등떠밀려 나가는 나약한 집행부가 점점 눈에 밟힌다.

현대중공업 파업 가결 이후부터 적법성 시비로 인해 20년 만의 골리앗 행보는 파업예정일 하루 전에 급하게 유보되었다. 이유인즉 노조의 정당한 파업을 회사의 불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게 하기 위해였다고 한다. 울산저널에 따르면 파업유보 결정은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고민하고 내린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불법파업이 아님이 확인되자, 유언비어인지 모르겠으나 겨우 1시간 잔업거부와 상경투쟁 등의 납득할 수 없는 말들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집행부 또한 민주파 연합 현장조직인데도, 잠정합의안에 대한 대의원대회와 총회에서의 부결을 바라보면서 그 정체성에 의문이 들 정도이다.

올해 임단투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원하청공동 총파업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중심에 현대중공업 민주파 집행부가 선봉에 당당히 나서주길 바란다. 이 투쟁은 이번 임단투 승리는 물론이고 흔들림 없는 민주노조를 올곧게 세워 놓는 길이기도 하다. 나아가 경제위기를 이유로 이 땅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자본과 정권의 노동조합 말살행위와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겁박하려는 행위에 쐐기를 박고 저지하는 투쟁이기도 하다.

파업이 가결된 곳은 총파업으로 맞서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곳은 집행부 총사퇴로 비대위를 구성하여 불법, 합법을 넘어서는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현장에서 타오르는 함성을 민주파 집행부와 민주파 활동가들이 받아 안아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것만이 지금 스스로 민주파, 민주노조를 외치는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도도히 흐르는 민주노조운동 역사에 물줄기를 잘라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모든 것을 걸고 나부터 더욱더 강고한 투쟁을 해 나갈 것을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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