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미국 관계의 변화 속에서

[기고] 쿠바에서 제5회 국제노동절 브리가다 열려

2014년 12월 27일 전격적으로 쿠바와 미국 간의 국교정상화 조치가 발표됐다. 이로써 1959년 쿠바혁명 이후 반세기 넘게 단절된 외교관계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 와중에 쿠바정부는 5월 1일 메이데이를 맞아 연례 국제 브리가다 행사를 개최한다. 외교정상화 합의로 양국간 뜨거운 쟁점이었던 ‘쿠바 5인’이 석방돼 이번 메이데이 행사는 더욱 뜻 깊게 됐다. 과거 브라가다의 주요한 행사 중의 하나가 쿠바 5인의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적 캠페인이었던 만큼, 이번 행사에서 이들과 직접 만날 수 있다.

쿠바 5인은 1990년대 초반 미국 내에서 쿠바에 대한 테러행위를 모의한 쿠바계 미국인 테러리스트들을 미국정보당국에 알린 쿠바측 정보요원들인데, 미국정부는 테러리스트들을 처벌하기는커녕 쿠바요원들을 간첩혐의로 체포했다. 쿠바 5인은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 중, 2인이 먼저 석방됐고, 이번 외교정상화 조치로 나머지 3인이 석방됐다.

[출처: 한쿠바교류협회]

[출처: 한쿠바교류협회]

쿠바 혁명과 브리가다

‘브리가다'(brigada)는 어원적으로 해석을 한다면 군사조직 ‘연단’을 의미한다. 1935~38년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파 정부를 지지하는 국제적 자원활동가들이 코민테른의 지원 아래 ‘국제여단’(international brigade)으로 조직돼 프랑코 파시스트 반란군에 맞서 투쟁했다. 1959년 쿠바혁명 직후 미국정부의 여행금지를 무시하고 미국 신좌파 활동가들이 ‘승리여단’(Venceramos Brigade)을 조직해 쿠바에서 연대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Vencenramos는 스페인어로 '우리 승리하리라'하는 뜻이다.

1959년 혁명이후 미국정부에 의한 경제적 봉쇄와 군사적 도발,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고립 무력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쿠바정부는 혁명방어위원회(Committees for the Defense of the Revolution, CDR)를 조직화해, 국가수호를 위한 민중들의 사상적 무장과 반외세 침투를 저지하기 위한 지역방위조직을 편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브리가다라는 학습 캠프장을 만들어 쿠바혁명의 역사와 미국의 부당한 경제봉쇄와 군사적 도발에 대한 부당성을 홍보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어 쿠바 전역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쿠바 정부는 국제연대를 통해 미국정부가 주도하는 국제사회 고립무력화 작전을 돌파하기 위하여 1960년 12월 30일에 쿠바국제우호협회(Istituto Cuba de Amistad Con Ios Pueblos: 약칭 ICAP)를 설립하게 된다. 쿠바 국제우호협회는 쿠바를 알고자 하는 진보적인 단체와 개인에게 쿠바정부가 지향하는 반전평화, 인권, 환경, 국제연대 활동 등을 소개함과 동시에 국제적 연대를 위한 대내외 지원을 주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쿠바 국제우호협회가 주최하는 브리가다는 매년 5월에 개최하는 노동절 브리가다, 매년 10월 쿠바의 동부지방 올긴에서 개최하는 국제반전평화 브리가다, 그리고 호주 출신활동가들이 진보적 단체와 국제적 연대를 위해 매년 12월에 개최하는 남십자가 브리가다 등이 있다

2015년 국제 노동절 브리가다

올해 열리는 국제 노동절 브리가다는 쿠바 아바나에서 약 20km 떨어진 카이미토 지역의 훌리오 안토니오 메야 국제캠프장(약칭 CIJAM)에서 2015년 4월27일~5월9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훌리오 안토니오 메야는 쿠바공산당의 창립자 중 한명으로, 초기 쿠바 공산주의운동의 핵심적 지도자로서 멕시코 망명 중 암살당했다. 또 미국인 배우이자 사진작가인 티나 모도티의 연인이었다.

이번 노동절 브리가다는 쿠바혁명의 역사와 삶이 담겨져 있는 혁명박물관, 쿠바 독립운동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호세마르티 기념관 등 탐방과 20만 명의 쿠바의 직능단체, 시민, 학생들이 펼치는 노동절 퍼레이드를 참관할 예정이고, 이 자리에는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인 라울 카스트로가 참석해 노동절 기념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그리고 쿠바 혁명의 대명사인 체게바라 박물관과 쿠바혁명의 결정적인 격전지인 비야클라라에 있는 기차박물관 및 1961년 미국에서 파견한 1,500명의 용병들이 침투하다가 체포된 피그만 침투사건의 역사를 체험하는 히론해변에서 각국에서 참여한 진보적 단체와 개인간 우호적인 연대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 밖에 최근에 석방된 쿠바 5인들과 대화 및 쿠바의 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농험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내용을 접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것이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쿠바 연대활동에서 참여해온 (사)한-쿠바교류협회와 사이버노동대학에서 브리가다 참가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출처: 한쿠바교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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