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024년 파업, 줄었지만 의제는 확장

민주노총 파업실태조사 총서 발간…파업 226곳·평균 3.1일

민주노총 현장 노동자들은 어떤 이유로, 얼마나 많은 파업을 진행했을까. 2024년에는 민주노총 소속 226개 조직에서 평균 3.1일간 파업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보다 파업 조직 수는 55개 줄고, 평균 파업 기간도 2일 감소했다. 한편,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고민은 '임금' 문제를 넘어서 '노동조합할 권리', '안전하고 건강할 권리'와 함께 '산업전환' 등 다양한 의제로 확대되고 있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이 '민주노총 파업실태' 총서를 13일 발간했다. 이번 총서는 민주노총 조직쟁의실과 민주노동연구원이 진행한 '2023-2024년 민주노총 파업실태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 기록이 사장되지 않도록 파업 양상을 분석하고 사례를 종합하는 데 초점을' 둔 자료다. 연구진은 민주노총 가맹조직의 정기대의원대회 자료와 언론보도 등을 모아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 전체의 파업 실태를 분석하고, 10개의 장기 투쟁 사례를 선정하여 파업의 배경과 원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노동자 총파업으로 윤석열 정권 끝장내자!". 참세상 

2016년 이후 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조직은 2023년 281개로 가장 많았다가 2024년 226개로, 55개 감소했다. 2016년 이후 파업 돌입 조직 수가 가장 적었던 때는 2017-2018년(155개, 165개)으로 연구진은 당시를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 정책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던 때로 평가했다.  

파업 기간도 2023년 5.1일에서 2024년 3.1일로 2일이 줄어들어 2019년 13.6일에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9년간 파업 기간이 가장 길었던 때는 13.6일을 기록한 2019년으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후퇴하던 시기다. 

산업별 노조에 따라 파업 실태를 나누어 보면, 민주노총 전체 파업 중 금속노조 소속 조직의 비중이 컸다. 2023년 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조직 281개 중 금속노조 소속이 81.5%(229개)를 차지했고, 2024년에는 전체 226개 중 86.3%(195개)에 달했다. 

2016년 이후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보다 비금속노조 소속 조직들의 파업이 더 많은 경우는 2019년이 유일했다. 당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공동 파업이 전개된 때였다. 

반면 평균 파업 기간의 경우 금속노조 소속보다 비금속 노조 소속 조직들의 파업 기간이 더 길었다. 

2023-2024년 금속노조 소속 조직들의 평균 파업 기간은 각각 1.9일과 1.1일이었다. 비금속 노조의 경우 19.2일, 15.9일이었다. 이는 '집단으로 파업 시기를 집중하여 돌입함으로써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의한 것으로, 이에 따라 금속노조의 경우 '파업 조직은 다수이며, 파업 기간은 짧은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2016년 이후 파업들에서는 대전세종충청강원 지역 조직들이 많았고, 2020년과 2024년에는 대구경북 지역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3-2024년에서는 장기 파업 사업장이 다수 포함된 서울과 대전세종충청강원 지역 조직들의 파업 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 조직 조합원 다수의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2023년과 2024년 모두 정규직 조직이 각각 46개, 20개로 가장 많았다. 파업 기간은 2023년의 경우 비정규직(22.4일), 정규직(16.4일), 무기계약직(1.0일) 순이었고, 2024년에는 정규직(18.9일), 무기계약직(18.2일), 비정규직(8.6일)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특성에 따라 파업 실태를 나누어보면, 하청기업이나 필수 공익사업장, 다국적기업에서 파업이 다수 발생했다. 파업 기간의 경우에는 사모펀드, 하청기업, 중소기업, 다국적기업에서의 파업이 더 장기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직 규모별로는 299명 이하 조직보다 300명 이상 조직에서 파업이 더 많았으나, 299명 이하 조직에서 파업 기간(30.6일, 18.2일)이 더 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년간 파업의 주된 원인은 '임금'이 가장 많았으나, 그 비중은 2016년 52.1%에서 2023년에는 36.7%, 2024년에는 27.3%로 줄어들었다. 전체 파업 조직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금속노조가 사업장 공동요구에 포함하는 의제에 따라서 노동안전, 노동조합 활동 보장, 고용 분야(산업전환협약 등)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민주노총의 파업 실태조사는 특수고용 노동조합의 파업을 포함하는 등, 고용노동부가 매년 발표하는 ‘노사분규통계’와는 다르게, 한국사회의 파업실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집계보다 파업의 원인을 세분화해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이번 실태조사에는 '12.3 내란 사태'에 따른 '정치 파업' 등은 전체 파업 실태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금속노조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계엄 선포 이후 파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금속노조는 지난해 12월 5일, 6일 주야 각 2시간씩 정치파업에 돌입했고, 100개 사업장에서 6만 8,296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12월 11일에는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가 파업에 나섰고, 조합원 2만 6천 명 이상이 주야 2시간 총 4시간 파업에 참여했다. 충남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 2천 명 이상도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경기 대한솔루션, 모비스안양, 모비스화성, 한 온시스템대전사내하청지회 등도 파업했다. 

'민주노총 파업실태: 2023~2024년 조사 결과' 총서는 민주노동연구원 홈페이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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