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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베가스들 서울이라는 곳에 발붙인 이래 나도, 가리봉에 가본 적이 있었다. 공장에 아르바이트를 하로 간 것 이었는데, 정직원들은 거의 없고,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인력을 채용해서 이윤을 남기고 있었다. -요즘은 알바도 알바모집대행업체로 아웃소싱을 한답니다.- 그것은 어딘가 물컹하고, 침울한 곳으로 기억되고. 그곳은 모두 뜨내기들의 존재의 어두운 바람 같은 장소였고, 기억의 정주, 추억의 생산, 들을 전혀 허용할 수 없는 예의 그 장소였었다. 인터넷에 그 사진 그대로 깨끗이 올라와있는, 장롱 밑에 숨겨져있던 그 사진은 그래서 슬프다. 기억의 정주, 추억의 생산이 못내 어울리지 않는 선화의 생활에서 그 한 장의 사진은 예의 그 ‘여지’ 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무엇을 소통하고 싶었는지, 이 영화가 당신의 기억이란 걸 알 수가 있을 것 같았다. 당신은 당신이 보았던 그 세계를 온전히 보여주고 싶었겠지 선화의 모습은 다른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는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글쎄, 뚜렷이 선화의 얼굴만을 비추는 장면에서, 고용자 측의 목소리만 나온 것이 지적할 만한 지점 이라고 생각된다, ‘타자화’ 라는 말을 써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글쎄 이것은 감수성의 영역인지도 모르겠지만, 돈 주고 쓸 사람 앞에 섰을 때가 있었겠고, 선화씨는 참 쭈뼜쭈뼜거리고, 스테레오에 대해서 설명하는 모습이 참, 어울리지 않게도 순수해 보인다, 그런데 2년 계약직이라는 말이 어떤 지금의 노동조건에 대한 ‘드러냄’ 같은 것을 의도한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 그러한 뚜렷한 효과는 없다고 보인다, 글쎄 예전에 누가, ‘2년 계약직 이예요’ 라는 자기직장에대한 말을 옆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기억에 남아있는걸 보면, 고용자측이 이야기 하는 것과 고용된 자가 이야기 하는데서 오는 차이점 같은 거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갑자기, 가리봉이라는 단어와 함께 우리를 가리봉으로 데리고 가려한다. 지하철이 좌르르륵 흘러가고, 움직이는 차 밖으로 큰 건물들을 지나치며 70년대 샌드패벌즈의 ‘나 어떡해’ 를 틀어놓고 영상의 미학은 이런 곳에 있는 것도 같다. 우리에게 시간이 열려있음을 노래처럼, 풍경처럼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다만 그것이 좀 엇박자였지만, 영상이 끝날 때 쯔음 이삿짐센터 아저씨가 박정희와 6~70년대 시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이 지점에서 받아들여지는 작가의 의도는 불분명하게 느껴진다. 아직 그대로임을, 아직 더럽게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려고, 과거에 대한 향수와, 끊이지 않는 영상미 그 자체를 위해서? 박하사탕의 순임씨가, “하루에 박하사탕 1000개를 포장해요”, 란 말과, 얼마 전에도 누군가에게 들은 하루에 12시간 일해요, 점심시간 20분이예요 란 문장들이 기억난다. 어쩌면 선화씨와 순임씨는 아련히도 닮아있다. 지금든 생각이지만, 모든 것이 이데올로기 이고 보면, 박하사탕이나, 가리베가스나, 참 반자본주의 적인 영화라고 생각된다. 문학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말은 영화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말과도 통할 것이고, 그것은 영상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과도 통할 것이다. 그가 구로에 돌아갔을 때 거기에는 외국의 음악들이 들려오고, 낮선 외국인들이 앉아있는 곳 이었고, 타국의 언어들이 걸리다 곳 이었다. ‘떠돌아 다녀야 하는 곳’ 그가 그 거리에 혼자 섰을 때 느꼈을 그 적막함과, 실존은 이 영화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바로 그 순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겠지, 타인들이, 낮설음들이, 오고감이, 인간 없음이, 혹은 파멸의 수레바퀴 같은 삑하고 소리를 내며, 그 치졸한 감상을 그만두고 길을 비켜줘야 하는 바로 그 지극한 개인적 경험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이었겠지 외국인노동자, 혹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선은, 더 이상의 감정개입을 허락지 않는다. 얼마 전 ‘빨래’ 라는 뮤지컬에서는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여자가 정서적인 교감을 나눈다는 비추어짐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유리막안에 담겨있는 풍경 같은 이 영화는 그 즉각적인, 당신들이 느낄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반응만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보라, 있는 그대로 보라, 낮설음, 과 인연 없음, 같은 것들 말이다. 영상에서 비추어지는 이주노동자의 모습, 그것들이 대중들에게 영화라는 형식으로 비추어지는 것, 에는 많은 의미가 있을 거라고 누군가 해석을 했고, 왠지 나도 그런 의미부여를 흉내 내고 싶어졌기에 어떻게 비추어지는가 라는 약간의 고민을 해 본다. ... --몇 가지 강렬한, 리얼리즘은 사상이다. 하는 말이지만, 선화의 ‘니가 나 먹여 살릴래’ 비슷한 대화를 통하여 ‘먹고 살기 위해 어디로든 떠나야하는’ 예의 그 고전들의 내용을 우리는 유추해 볼 수 있다. 방값을 건네받고, 아줌마의 열쇠 꾸러미들, 만원짜리 한 장, 인간들의 관계가 현금지불관계를 전락하는 무언가를 당신은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고 나 혼자 생각한다. 언제던가 부산에 APEC에 갔을 때, 혼자 나와 국수를 먹을 때 모자가, 식사를 하고 식사 값을 치르는 장면에서 내 머리에 다가왔던 ‘현금지불관계’란 단어를 당신의 영화를 보면서 또 떠올렸다. --당신의 소통은 슬프다. 그의 기억은 슬프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공장에 들어가서 4년을 일했다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시를 썼었다는, 공장에서 일하다 나와 보니 민들레씨앗이 날아다니고 있었다는 그의 감수성은 슬프다. 「제가 전교조 마지막 세대인데, 그 영향이 있었어요. 참교육운동 한다고 사회과학서적 읽고 행사단 참여하고. 80년대 운동하던 선배들에게 영향을 받기도 했고, 아무튼 그때는 대학 가는 게 마치 배신하는 거 같았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가출해서 93년에 전자공장에 취직했어요. 그렇게 97년까지 여기저기서 일했고요. 그때부터 가리봉동 근처에서 살고 있어요.」 당신의 감수성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몇 자기관념의식화한 사람들의 영향이 당신의 인생을 왜곡 한 것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당신은 우리에게 복수하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 리얼리즘은 사상이다 라는 당신의 말은, 어딘가 이 영화에 보여줌 그 자체를 넘어, 사상을 담고 있다는 적극적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좀 더 적극적이어야 될 사람은 자본과, 노동, 이주에 대한 장문의 해석을 시도하기도 하겠지만, 당신의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진정으로 느껴지는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선화씨의 인생이 아직 끝나지 않음을,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지, 라는 중간의 대화와 비슷한 여운을 전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하여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당신이 경험해야 했을 그 공장생활의 여운을, 꿈을 이루라는 편지의 말은 그래서 더욱 공허하다. --맘에 드는 장면 떠나가는 이사차 뒤로 두 명의 여인이 배웅 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먹을 것을 애써 건네주는 그들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떠남, 떠남을 아쉬워하는 ‘인간’ 그것은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감정만을 우리에게 전달해주고 있었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장면이다. 슌지가 먼가하는 작자의 4월 이야기 초입부의 기차창밖으로 배웅하는 가족들의 모습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다. 끝부분의 선화가 이사차 창문 밖으로 바람을 맞으며 얼굴이 드러나는 영상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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