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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성행진을 준비해왔던 사람으로서 우선 사실관계 해명을 하자면요. 여성행진 측에서 '성노동자'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배치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쟁점이 쟁점이니만큼 여성행진 차원에서 성노동자 운동에 대해 합의를 이루진 못햇습니다. 아니 위상 자체가 그럴수도 없는, '여성행진 준비를 위해 모인' 네트워크 이기도 하구요. 다만 스스로 성노동자라고 칭하면서 발언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다는 점과 성매매가 어떠한 여성운동의 과제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논의했을 뿐입니다. 그리하여 신문에도 '성매매 여성'이라고 나갔구요. 다만 성매매 쟁점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여성행진 측에서 준비했고 성노동자 운동에 대해 공감하는 사회진보연대, 세계화반대 여성연대,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등이 모여 "성노동자 운동은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토론을 진행한 것 뿐입니다. 이 자리가 여성행진 참가 단위 뿐만 아니라 성매매에 관심있는 참가자들의 공개적 토론자리였구요. 7.3집회 때도 성노동자 분들이 발언을 하신 것은 당사자로서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으로 배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연대를 져버리냐 아니냐는 개개인에게 달려있는 문제겟지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성매매 문제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성노동자라고 말하는 이들의 존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성매매 행위 자체를 '성노동'이라고 인정하자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이른바 '성매매 여성'들이 자신들도 '성노동자'이고 '인간'이기에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해보자 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귀기울이는 게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장의 차이때문에 '너희는 노동자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있겠죠. 굳이 노동자가 아니더라고 권리는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러한 입장이 '당장 성매매에서 나와야만 노동자가 될 수 있고, 인간이 될 수 잇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성매매에서 지금 당장 나올 수 없는 그녀들에게 가해진 사회구조적인 폭력들을 우리는 일개인의 결단으로 헤쳐나오길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이 여성들이 말하는 상황들을 그저 곧이곧대로 듣기만 해도 우리의 인식은 조금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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