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 이어 레바논 침공

미국, 안보리 ‘이스라엘 공격 중단 촉구’ 결의안 거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지역의 전운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이어 지난 13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베이루트 국제공항에 로켓 공격을 감행했고, 레바논 남부에 탱크와 헬리곱터를 동원한 지상군을 투입해 발전소와 교량 등 주요시설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또 이스라엘은 레바논 동부 시리아 접경지대에 위치한 레바논 공군기지를 공격하는 한편, 도로와 행사 봉쇄를 단행했다. 특히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에 위치한 주택가에도 공중 폭격을 퍼부어 민간인의 피해가 속출했다.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 군의 레바논 공격으로 최소 5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헤즈볼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양심수 석방하라”

알려진바 대로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해 레바논 내 무장저항정치조직인 헤즈볼라가 자국 병사 2명을 납치한 것에 대한 보복공격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12일 헤즈볼라 무장요원들은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 접경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을 공격해 병사 2병의 신병을 확보해 억류중이다.

이스라엘 병사 1명을 억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인민저항위원회(PRC)와 마찬가지로 헤즈볼라 역시 현재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양심수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맞교환’ 협상안을 제시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 감옥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 병사를 풀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레바논 정부도 포괄적인 휴전을 요청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헤즈볼라가 자국 병사를 석방할 때까지 보복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 측의 자국 병사 억류를 전쟁행위로 규정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질구출과 보복공격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레바논 국경에서 30km 떨어진 하이파에 로켓 공격을 단행했다.

미국, ‘이스라엘 군사공격 중단 촉구’ 안보리 결의안 거부권 행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이은 레바논 침공으로 중동지역의 분쟁이 확전일로로 치닫자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서고 있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늘(1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카타르가 제출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력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여부를 논의했으나,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이날 결의안 표결은 당초 15개 안보리 국가들 중 10개국이 찬성하고, 4개국이 기권표를 던져 채택이 유력시됐으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미국의 반대로 부결됐다.

미국 측은 “중동지역의 갈등에 대해 한쪽에 대해서만 요구하고, 다른 쪽에는 요구하지 않아 결안안이 긴장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거부권 행사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에는 이스라엘의 군사공격 중단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대해 이스라엘 병사 석방과 로켓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억류 배후로 레바논 정부와 시리아 그리고 이란을 지목하며, 친팔레스타인 국가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어 다섯 번째 중동전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