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백두산

[이수호의 잠행詩간](50)

연길에서 백두산을 가려면
선봉령을 넘어야 한다
선봉령 오르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 이름 없는 휴게소
기념품 파는 아줌마
눈길이 애처롭다
백두산이 그려진 손수건 몇 장 들고
꼭 좀 사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남의 땅 북간도 만주 벌판
그 눈바람에 시달렸나
키 작은 조선족 아줌마
들고 있는 백두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천지가 출렁거리며 쏟아지고 있다
백두산 몇 장이라도 팔아야
에서 기다리는 애들
허기라도 채울 텐데
시원하게 오줌을 싼 남쪽 사내들은
값만 물어보고
이천 원짜리 한 장을 천 원에 하자고
복장을 지르며 지나가고만 있다

* 백두산, 북쪽이 길을 막아 만주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기껏 장백산을 다녀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