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면담 요청하는 LG트윈타워노조 관계자 3명 강제 연행돼

노동부, LG와는 소통하며 노조와는 대화조차 거부

부당노동행위를 방조했는지 따지기 위해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을 찾은 공공운수노조 소속 활동가 3명이 경찰에 강제로 연행됐다. 이들은 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서울남부지청은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해 건물 출입조차 막았다. 결국 경찰은 계속 건물 진입을 시도하며 면담 요청을 요구한 이들에게 업무방해와 주거침입 혐의를 씌워 강제로 연행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LG트윈타워분회는 15일 오전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남부지청) 앞에서 노동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서울남부지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남부지청 진입을 시도했다. 분회가 지난 13일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신이 오지 않아 직접 접견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분회 조합원들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간부들은 경찰 병력에 막혀 한 발짝도 들어갈 수 없었다. 경찰은 지청이 시설물 보호 요청을 했다며 건물을 에워쌌고, 조합원과 노조 간부들이 저항할 때마다 병력을 추가 배치하며 이들을 막았다. 이날 현장엔 경찰 약 50여명이 동원됐다.





오전 11시 15분쯤부터 노조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인 경찰은 결국 12시쯤 김윤수 서울지부 조직부장을 연행했다. 뒤이어 이류한승 조직부장, 황지수 조직부장이 차례로 경찰에 의해 영등포경찰서로 이송됐다. 경찰은 연행되는 이들이 강력하게 저항하자 “수갑을 채워야 한다”고도 했다. 분회 조합원들은 “사측과는 잘도 소통하면서 왜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듣지도 않으려고 하는 것이냐”라며 “경찰은 대체 무슨 근거로 우리를 막고, 잡아가기까지 하느냐”라며 분노를 표했다.

한편 노동부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을 향한 부당노동행위를 방조하고 관련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용역업체 지수INC가 사실상 노조 탈퇴 내용이 담긴 합의서를 분회 조합원이 작성하면 2천만 원을 건네는 이른바 노조파괴의혹이 불거진 바 있는데 이를 노동부가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분회가 2천만 원을 통한 회유 사실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지난 8일 열자, 원청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해명 자료를 통해 “지수INC는 청소근로자들의 개인의사를 존중해 개별 면담을 진행했고, 자발적 의사에 의한 농성 중단 및 퇴사에 합의했으며, 고용노동부에도 상황을 알렸다”라고 밝혔다. LG 측의 부당노동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노동부가 무엇을, 어디까지 보고 받았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분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언제부터 노동부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수사하는 게 아니라 문제없다고 보증해주는 기관이 되었는가?”라고 비판하며 “노동부는 사전에 사측과 어떤 식으로 정보를 공유했는지, 합의서 및 금전 지급에 대해 알고도 방치했는지, 지난 4개월간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증거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분명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류한승 조직부장은 “노동부 수사매뉴얼엔 부당노동행위 관련 증거는 대부분 사용자 관리하에 있기에 증거가 인멸되기 전 신속한 강제수사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나온다. 그런데 LG트윈타워분회는 3개월 넘도록 수사가 지지부진했다. 노동부의 수사 역량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사측과 노동부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며 “노동부는 LG 측이 합의서에 뭐라고 썼는지, 얼마를 줬는지는 봤나? 조합원 몇 명이 어떤 경로로 싸인을 하게 됐는지 파악하고 있는가? 이것을 분명하게 답하지 않으면 청장이 아닌 노동부 장관까지 만나러 가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성기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지부장도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80명 해고되고 남아있는 노동자들은 140일째 집에도 못 가고 있다”라며 “피해 규모가 이 정도로 큰 다른 형사 사건 같으면 이렇게 시간을 끌 수 있었겠는가? 노동부는 무슨 자료가 부족해서 압수 수색조차 못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남부지청은 이날 노조의 면담 요청 거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남부지청 근로개선지도1과 상황실 관계자는 노조의 면담 요청 거부 이유에 대해 “죄송하다.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잘 모르겠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최신기사
기획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온라인 뉴스구독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귀하의 이메일로 주요뉴스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