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이향희 “보수·자유주의 정치, 싹 다 갈아엎겠다”

[인터뷰] 이향희 울산 중구 국회의원 후보

[출처: 노동당 이향희 후보 측]

‘보수 텃밭’에서 ‘노동당’의 이름으로 21대 총선에 나선 이가 있다. 무려 20년 동안 선거에서 보수, 자유주의 정치와 싸워온 울산 중구 노동당 이향희 후보다. 이 후보는 2002년 선거를 시작으로 꾸준한 성적 상승을 보여주며 지난 총선 때는 득표 2위까지 올라선 바 있다. 그리고 2020년 21대 총선에선 최종 당선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참세상>이 이향희 후보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21대 총선 울산 중구 후보 중 유일한 진보 후보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거대 양당 사에서 어떤 선거 전략을 세우고 있나?

울산 중구의 경우 실제로 보수 색채가 강하다. 또 자유주의 정당인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의 바람을 타며 울산의 시의원, 구의원을 거의 다 장악했다. 하지만 통합당과 민주당의 차이는 없었다. 특히 노동 문제에서는 거의 같은 모습이었다. 문재인 정부도 노동존중을 표방하면서 재벌과 가진 자들을 대변하지 않았는가. 많은 구민이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회의를 넘어 혐오까지 내비치고 있다. 여전히 지금도 두 후보는 서로 상호비방, 고소·고발까지 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거대 양당에 맞서 노동자, 서민과 함께 싸우는 사람, 진보정당 의원이 필요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울산여성연대 활동 경력이 눈에 띈다. 그간 노동자 밀집 지역인 울산 지역에서 어떤 활동들을 해왔나?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에 울산에 왔다. 울산에 내려와 현대자동차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다. 세상을 바꾸는 데 노조뿐만 아니라 진보정당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던 때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됐고, 이후로 정치인, 정당인으로서의 삶을 이어갔다. 처음부터 지금껏 울산지역에서 노동운동과 연대하고 있고, 탈핵, 장애인, 여성운동에도 연대해 왔다. 2010년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로는 생활 정치 지형에서 동네 주민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갔다. 그래서 친환경 급식, 무상급식에 힘썼고, 중구가 원도심인 까닭에 빈번히 벌어지는 재개발 문제에도 많이 대응했다.

지금껏 6번의 공직 선거를 치렀다. 비록 낙선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높은 성과를 보였다. 노동당 후보가 울산에서 입지를 다지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 20년 동안 노동자, 여성, 장애인, 탈핵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주민과 함께 직접 뛰었다. 하지만 거대 양당은 선거 때만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당선되고 나서는 나몰라라 했다. 당리당략에 따라 주민 약속을 쉽게 저버린 것이다. 반면 진보정치 활동가는 끝까지 주민 편에서 서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주민들 사이에서도 믿을 만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비록 계속 낙선하긴 했지만 20년간의 지속적인 활동이 신뢰를 얻고 득표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출처: 노동당 이향희 후보 측]

노동당 후보인 만큼 많은 노동 공약이 있을 텐데, 구체적인 노동 공약을 설명해달라.

기본적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는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폐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 노동시간 32시간 상한제가 있다.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서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 죽거나 다치지 않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고 싶다.

노동 외 중점을 두고 있는 공약은 무엇인가?

1호 공약은 ‘탈핵으로 안전한 울산 만들기’다. 울산 주변엔 핵발전소 16개가 있다. 한국의 고준위핵폐기물 70%가 울산에 있다. 그런데도 임시 핵폐기물 보관소 ‘맥스터’를 이곳에 짓겠다고 한다. 월성 원전에서 경주시청은 27km 떨어져 있고, 울산중구청까지 거리는 19km다. 방사선 구역 30km 이내에 울산 시민 110만 명이 살고 있는 것이다. 또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울산시장이나 중구청장이 핵발전소에 대한 일상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지도 않다. 핵문제가 울산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마스크로 막을 수는 있지만 방사능은 마스크로 막을 수 없다.

현재 중구의 노동자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 어려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

중구는 북구나 동구처럼 대표적인 공단이 없다. 구도심이기 때문에 전통시장과 5인 미만 사업장이 많다. 그래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어려움이 크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을 늘리긴 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배제됐다. 5인 미만 사업장은 휴업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도 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시급하다.

울산을 넘어 지금 한국 사회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사회 전반 문제에 대한 대응 방향은 무엇인가?

한국사회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에 맞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 콜센터 집단 감염 때 드러났듯 비정규직 문제는 불평등 사회의 근본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한국사회는 한발짝도 더 나아갈 수 없다. 문재인 정부도 출범하며 ‘비정규직 제로’ 공약을 내걸었으나 실체는 ‘자회사 하청’ 전환이었다. 비정규직 비율도 문재인 재임 기간 33%에서 36%로 늘었다. 이향희가 국회로 가서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폐기하겠다.

현재의 진보정당 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어떤 전망을 갖고 있나?

민주노동당 이후 진보정당 운동은 끊임없이 자유주의 세력과 연합을 시도했다. 2020년에도 비례연합정당이란 이름으로 그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진보정당의 우경화로 진보정치의 가치가 무너져 온 역사였다. 신자유주의를 넘기 위해 진보정당의 가치와 독자성을 지켜나가야 한다. 총선 이후로는 진보정당 운동에 대한 깊은 성찰과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출처: 노동당 이향희 후보 측]

군소 진보정당 후보로서 겪는 어려움은 없나? 그런데도 노동당 후보로서 활동하는 이유는?

노동당은 진보정치 운동에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노동당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정치인으로 성공하고 싶으면 당을 바꾸든, 북구나 동구로 옮겨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재벌 체제나 불평등, 양극화 문제에서 보수정당과 자유주의 정당의 차이는 없었다. 그리고 한국의 진보정당 정치인들이 모두 울산 동구, 북구에서만 활동할 수는 없지 않는가. 각자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정치인이 있다. 나도 그중 한 명의 몫을 맡은 것이다.

유세 분위기는 어떤가?

50대, 60대의 지지가 확연히 높아졌다. 옛날에는 ‘빨갱이’, ‘귀족노조당’이라고 험담을 했던 분들이 말이다. 지금은 내 어깨를 툭 치곤 ‘제발 좀 당선돼라’고 말한다. 지난 총선 때부터 ‘정치인 이향희’를 온전히 인정하고 써도 되겠다는 기류가 생겼다. 하지만 선거는 구도와 조직력이다. 그 힘이 약한 건 사실이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번엔 꼭 당선돼서 노동자, 서민을 위해 일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중구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거대 양당 때문에 ‘이전투구의 장’이 된 울산 중구다. 구민 여러분께 언제까지 이들의 정치를 용납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이번에 제대로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거리 현수막에 ‘싹 다 갈아엎어주세요’라고 달았다. 20년 동안 중구 구민을 위해 걸어온 것처럼 기호 8번 이향희. 모두가 정치판을 욕할 때 참 잘 뽑았다고 자랑할 만한 사람이다. 꼭 뽑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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