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3000? “배드 이즈 굿”

[요즘 경제] Bad Is Good


“Bad is good” 콩글리쉬처럼 보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회자돼 온 말이다. 말 그대로 “나쁜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역설적 표현인데, 경기지표가 고꾸라져도 활활 타오르는 자산시장의 기이한 현상을 말해준다. 아마 현재처럼 이 말이 이렇게 딱 들어맞는 경우는 없을 듯싶다.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엄습해 온다고 난리지만, 주식시장 유튜브 채널에선 ‘주식시장 3000 가즈아’라는 외침들이 터져 나온다. 1차 동학개미운동의 승전보에 들떠, 지금 이 급등 장세에서 못 챙겨 먹으면 바보 취급당하는 분위기마저 돈다. 그래서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폭증했고, 너도나도 주식시장 어플을 하루 종일 들여다보는 것이 일상이 돼 버렸다.

대중들의 자산이 모인 곳, 주식시장을 부양하라

우리는 실물 경제지표를 반영하는 것이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산시장이라고 교과서에서 배웠다. 그런데 우리의 상식과 다른 이런 기이한 현상들이 어째서 일상이 돼버린 걸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유는 중앙은행의 초저금리다. 2008년 금융위기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는 12년째 지속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금리를 원래대로 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미약한 경제 활력을 볼 때, 앞으로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낮은 금리 수준이 마치 적정 금리의 새로운 기준이 돼버렸다. 심지어 요즘은 은행 신용대출 이자율이 주택담보대출 이자율보다 낮은 현상까지 벌어졌다.

그래서 너도 나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받는 것)해서’ 주식에 돈을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낮은 금리가 오래 지속되다 보니 은행에 돈을 넣어두나 주식에 돈을 넣어두나 “그게 그거다”라는 생각이 많아졌다. 특히 연기금이나 보험회사처럼 커다란 돈을 항시적으로 굴려야 하는 기관들은 기존의 방식대로 돈을 불리기 어려워졌다. 국채 같은 안전자산의 경우, 금리가 거의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칠 정도이니 여기에 투자해선 본전도 못 건질 판이다. 심지어 유럽이나 일본에선 마이너스 금리 국채도 등장했다. 이러니 가입자들에게 약속한 수익을 되돌려주기 위해선 소위 위험자산이라 불리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하는 압박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시장을 여윳돈 있는 사람들의 ‘놀이터’ 정도로 치부할 수 없다. 이미 많은 대중의 재산이 거기에 담겨 있다. 내가 매달 꼬박꼬박 내고 있는 국민연금이 이미 주식시장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지금도 나를 대신해 어떤 금융전문가가 내 돈을 굴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정부가 증시안정기금을 동원해 주식시장을 부양한다. 명분은 투매가 벌어지는 패닉을 진정시켜 필요 이상의 폭락을 방지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심지어 미국처럼 대중의 자산이 주식시장에 몰려 있는 나라들은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고 부양하는 게 정치적 목적과도 결부돼 있다. 오로지 재선 승리에만 몰두해 있는 트럼프는 임기 내내 중앙은행장에게 금리인하를 요구했다. 특히 누구나 볼 수 있는 트위터로 노골적인 압박을 가했는데, 결국 이에 굴복한 미국의 중앙은행장은 지난해 가을 ‘보험성 금리인하’라는 기상천외한 논리로 금리를 인하했다. 말 그대로 지금은 괜찮지만 혹시 경제가 위험에 빠질지 모르니 미리 보험 든다는 생각으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이다. 당시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미·중 경제 갈등으로 주식시장이 휘청거리자 중앙은행을 동원해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 트럼프의 압박이 먹힌 것이다. 그리고 다시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젠 더 큰 명분이 된 코로나 위기가 왔으니 주식시장을 부양하는 건 기본 상식이 됐고, 다시 전 세계 주식시장은 활황을 맞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주식시장 폭등과 개미들의 “가즈~아”의 이유는 세계적인 자산시장 부양과 관련이 있다. 때문에 역설적으로 미국경제가 이런저런 이유로 헤매고 있을수록 우리에겐 좋다. 미국의 초저금리는 계속 지속될 것이고, 전 세계 자산시장의 버팀목인 달러가 마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드 이즈 굿”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자.” 그러나 자신이 산 가격이 무릎인지 상투인지는 사후적으로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지금은 당분간 경기부양을 위한 초저금리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 보일 뿐, 이 버팀목은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미국 중앙은행장은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두 번이나 꺼냈다. “금리인상을 생각하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에 화답하듯, 주식시장 중개 매체들이 외친다. “다시 또 매수 타이밍!” 이런 상황에선 주식시장 참여자는 모두가 돈을 번다. 오직 주식시장 밖에 있는 사람들만 빼고 말이다. 그래서 다시금 주식시장이라는 욕망의 그릇에 큰돈이 몰리고 그릇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익의 양극화, 누구의 돈을 나눠 먹을 것인가

그런데 과연 주식시장 과열이 모두에게 좋은 것일까? 알다시피 법적으로 5000만 원까지 보호되는 예금과 달리 주식은 그런 안전망이 없다. 그저 정부가 주식시장을 계속 부양시켜줄 것이라는 정치적 희망 정도가 위안이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으로 사상 최대로 돈이 몰려드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이익이 너무나도 양극화돼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 게 어리석어 보일 만큼 노동의 대가가 너무 낮다. 몇 년 전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을 때도, 이 신기한 물건이 희망의 동아줄인 줄 알았다. 며칠 새 수억 원을 버는 상황이 눈앞에 버젓이 보이는데, 빚을 내서라도 빨리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빈곤한 청년 계층일수록 이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누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도 눈코 뜰 새 없이 열심히 번 한 달 알바 벌이가 클릭 몇 번으로 번 돈보다 적은 현실이 눈앞에 뻔히 보이는데, 주식시장에 안 뛰어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에 비해 실물경제의 상황은 정반대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가 일상화되면서 대면 접촉을 할 수 없게 된 영세 서비스업은 매우 치명적인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실물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자산시장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역설적 상황인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현재 코스피가 2300 수준인데, 이것은 13년 전인 2007년과 같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폭락했던 주식시장이 이제야 회복된 것이다. 쉽게 말해, 13년 전 주식을 샀던 사람은 이제 본전을 건지게 됐다는 말이다. 물론 원금까지 까먹은 주식을 10년 넘게 들고 있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중간에 손절매했을 것이다. 주식시장의 위기는 종종 예기치 않게 닥치는데, 그 속에서 자기 돈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원금 회복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다. 생활비를 쪼개고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든 서민들이 ‘존버’하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 결국 주식시장의 손익계산표는 위기가 터지고 나서야 확인된다. 그리고 누구의 돈을 나눠 먹을지는 너무 명확하다. 상투를 잡힌 여유 없는 사람들의 돈이다.

그렇다고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답이 될 순 없다. 금리는 주식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이라는 큰 칼을 크게 한번 휘두르면 많은 사람들이 다친다. 금리가 뛰면 한계 상황에 몰린 생계형 대출자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당장 살길이 막막해진다. 금리를 낮춰도 실물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그동안 많이 제기됐는데, 반대로 금리를 조금만 올려도 현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이렇듯 금리인하의 효과와 금리인상의 효과가 비대칭적인 현실의 경제구조가 지금의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가 일상이 된 ‘뉴노멀’ 시대의 모습이다.

주식 3000 가나? 금리의 역습

그러면 이렇게 “배드 이즈 굿”이 고착화된 현실에선 누구나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게 합리적인 판단일까? 우리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에서 상황 판단을 위한 몇 가지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가령 1980년 미국이 벌인 급격한 인상은 전 세계 자금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그 여파로 제3세계 국가들은 국가부도에 몰렸다. 그러면서 소위 80년대 외채위기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 위기는 당시 신흥국들에게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강제하는 도구가 됐다. 80년 금리 역습의 발단은 70년대 만연했던 인플레이션을 잡고 달러 헤게모니를 지키려는, 기축통화국 미국의 정치적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자국의 경제는 안정화했을지 몰라도 세계 경제, 특히 개발도상국엔 그들의 30년을 결정짓는 엄청난 큰 칼을 휘두른 셈이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지금의 “배드 이즈 굿” 현상이 지속되기 위해선 미국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지리멸렬하게 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너무 심각한 ‘배드’가 급작스럽게 벌어져도 안 된다. 적당한 ‘배드’여야 ‘굿’을 위한 부양책이 지속될 수 있고,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산시장에 자금줄을 깔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사실상 매우 아슬아슬한 줄타기일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미국 중앙은행은 자신들의 약속과 달리 분명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했을 때, 이를 방치할 중앙은행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설령 인플레이션이 미약하다 해도 정치적 이유로 얼마든지 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지금 미국이 중국과 벌이는 갈등은 무역 갈등이 아닌 헤게모니 갈등이다. 이것은 서로 주고받는 협상으로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갈등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전략적 이해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큰 칼을 휘두를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 내부가 단결되지 못한 채 분열을 지속하는 것이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에겐 어쩌면 축복일 수 있다. 적어도 미국 대선까지는 시간을 번 셈이다. 이때까지 주식 3000을 가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음 위기가 오기 전에 대중이 자신들의 재산을 지킬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냐가 중요하다. 어깨에서 팔 기회는 누구에게나 오지만, 모두에게는 오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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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관(참세상연구소)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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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든 장편소설

    워런 버핏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일본의 자산을 매입했다는 얘기는 뭡니까

    내 생각에는 가난한 사람들은 경기가 안좋을 수록 주식투자보다 시골의 농사가 가장 낫습니다. 반찬은 다 해결되잖어요.

    주식이란 것은 궁극적으로는 생산이 돌아가야 가능하기 때문에 웬만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닥치게 될 때는 버티지를 못합니다.

  • 뭐든 대하소설

    로마제국의 흥망사를 잘 아는 사람 없나.
    미국하고 견주어보면 어마어마한 다큐멘터리가 되겠다.
    그동안 미국이 망했다고 한 것이 몇 번이가. 많게는 대여섯번 되나.

    로마제국의 황제들하고 트럼프하고 견주어보는 것도 엄청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 아니가. 트럼프는 도대체 로마역사 중 어떤 시기의 어떤 황제와 가장 비슷할까.

    몽골제국 역사를 잘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인데 미국하고 트럼프를 몽골제국하고 몽골황제들하고 비추어보면 그것도 어마어마한 소설이나 다큐멘터리가 되겠다!
    (미국이 무서운 나라는 무서운 나라야. 여자가 경찰차에 다가가서 그냥 운전석에 총을 쏴버렸다. 그러니까 트럼트가 사형시켜야 한다고 혈압이 올라갔구나)

  • 뭐든 대하소설

    국민의 힘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 더불어민주당의 진짜 위성정당 주제에
    정의당이 진짜 야당이구만. 지난 번 총선이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구만. 정의당이 제 1야당이 되었어야 맞는데(근디 정의당도 국회의원 티 좀 내지 마라. 그러다가 또 망한다. 왜 그러겠어. 국회의원을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잖어)

  • 뭐든 소설

    와 민주하고 어용이 구분이 안되노

    잘 봐라 이
    나폴레옹 있지 모르는 사람 없지 나폴레옹이 26세에 연전연승을 했다. 거의 알렉산더 대왕 급이었지. 그러니까 나폴레옹이 연전연승을 할 때는 영웅 아이었나. 그런데 프랑스가 그때는 정쟁이 아주 심할 때였다. 그래서 나폴레옹이 섬으로 유배가 되었지. 그런데 나폴레옹이 섬에서 위를 앓다가 다시 전장에 떠억하니 나타났다. 그런데 패배했다. 자, 그럼 나폴레옹이 연전연승을 할 때, 섬에 유배가 되었을 때. 패배를 했을 때가 제각각 있었는데, 언제가 영웅이고 언제가 졸장이냐. 역사는 나폴레옹을 영웅으로만 그리고 있다.

    자 민주와 어용을 이제 구분하겠냐. 바로 한번 민주는 영원한 민주라는 것이다. 임금이 많이 올라갈 때나, 적게 올라갈 때나 똑같다는 것이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해병대의 정의하고 똑같은 것 아니냐. 오히려 양다리도 부족해 세다리, 네다리 걸친 사람들만 바보인지도 모른다.

  • 뭐든 소설

    네 재난지원금, 통신비 지원 등은 경제부양효과가 없고요. 민심달래기 용입니다. 청와대와 더민주당도 솔직히 말해야 합니다.

  • 뭐든 장편소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능지수 20인가보다. 박근혜 정부의 어떤 수석이 지능지수가 30 아니었나. 통신비 지원이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하면 경제적 효과 전반을 보는 것이지. 통신비 절감만 보는 것이냐. 문재인 정부의 경제수석은 지능지수 20이라

  • 뭐든 대하소설

    "그 담당자 말이가, 젊은 가스나가 그 늙탱이한테 알랑방구 끼면서 데리고 다니다가 말 안들으니까 내팽개쳐버려서 정신이 쏙 빠져가 사경을 헤매는 중이단다. 그 젊은 가스나가 '영가암!" 하면서 한번 안아줘야 정신차릴 것 같은데"

  • 다 노동소설

    오늘 중으로 교섭 소식 다 나온다. 목에 침 넘기면서 기다려라.

  • 틀니와 지팡이

    틀니; 너 일루와바 쌔쇠끼야. 뭐? 30년 전으로 가서 장가를 가? 니가 서당에서 엇듣던 똥개나, 학문만 읆조리던 딱새인줄 벌써 알고 노친네들이 니를 봉 잡아가 놀고 있더만 장가를 가?
    지팡이; !
    틀니;니가 나를 더 무시했네. 너 그거 아나. 내 친구 중 니가 유일하게 나한테 욕설하는 친구라는 사실을.
    지팡이;뭐라고? 친구끼리는 욕설 정도는 가끔씩 하는 것 아니가.
    틀니:뭐? 난 그런 것 못봤다니까. 진정한 친구 간에 욕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냐?
    지팡이;ㅅ ㅂ ㄴ 아, 늙어서까지 다퉈야 하냐?
    틀니:뭐? 30년이나 어린 쇠끼가!
    지팡이:아이구! 이제 내가 울겠네! 그만 하지니까!!!
    틀니: 그런데 니는 연애도 한번 재대로 못해봤더만? 어이구, 이런 ㅁ ㅈ ㄹ 쇠끼를 친구라고 뒀으니! 적어 쐬끼야! 사랑수칙 1 부족한 듯 말하지 않는다. 2 깨끗하게 하고 다닌다. 3 넘치지도 모지라지도 않게 하고 다닌다.
    지팡이;앗따, 어렵구만!
    틀니;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것이 남녀교재의 기본이다. 이 밑으로 떨어지면 그 어떤 여자라도 니 머리를 타는 것이 역사적인 남녀사이다. 그렇게 될 때는 여인 탓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지팡이;요즘 머리 좀 좋은 여자를 따라다니는데!
    틀니;그러니까 벌써 니 멍청한 머리는 그런 가스나 밑에서 굴러댕기는 것 아니가. 진짜 굵직한 사내 같으면 그런 가스나 정도는 막 부린다. 니는 진정한 사랑이 느껴지더나?
    지팡이;나를 따라다니고 추켜세워주니까 나를 좋아하는 것 아니가?
    틀니: 너는 남자들만 머리가 있다고 생각하냐? 여자들도 머리가 있단 말이다! 너 여자를 볼 때 성으로만 보냐?
    지팡이; 그런 것은 아니지!
    틀니;그려 여자들도 자신들의 인생을 먼저 본단 말이다. 인생으로 남자를 보는 것이지 성으로만 남자를 보는 것은 아니야.
    지팡이;아, 그렇구나!
    틀니: 그러니까 니가 좋아하는 여자를 볼 때는 인생의 시각으로 봐야 한단 말이다. 성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치우치는 건 편협한 사람들이 그러는 것이야.
    지팡이; 이야, 친구한테 오늘 성교육, 인간교육 다 받네! 야아. 이렇게 고마울 때가!
    틀니;오늘은 니 장가수업 끝났다. 다시 분투해서 사랑을 해봐라. 그리고 성공했을 때는 여담을 곁들여서 같이 소주 한잔 하자.
    지팡이:(아이구, 좉나 배운 것도 없는 쇠끼가 배운 척은 좉나게 하네. 그런데 어딘가 맞는 말이 있단 말이야)
    틀니; 니 또 뭐라고 하면서 가냐. 이 쇠끼야, 가스나가 장기 5단 이상이고 바둑이 단 급이면 국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수준이야. 아이고, 저런 돌개가리 쐬끼를 어쩌나.
    지팡이:(어이구, 쪽팔려! 걸음아 나 살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