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낙태 금지 판결에 43만 여성 반대 시위

“국가는 여성의 몸에 대해 결정할 권한이 없다”

폴란드에서 최대 43만 명이 사실상 모든 형태의 낙태를 금지하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 시위는 1980년대 동구 몰락 과정에서 일어난 시위 이후 최대 규모라는 평을 받고 있다.

[출처: @AdritaDutta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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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NN 등에 따르면, 폴란드에선 지난 22일 헌법재판소가 태아 기형의 경우에 대해 낙태를 허용하는 현 법령에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여성들이 이에 항의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 동안 폴란드에서 낙태는 태아 기형의 사례와 함께 강간 피해나 근친상간, 여성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에 한하여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그런데 이중 태아 기형의 사례가 합법 낙태 건수의 다수에 해당하여 이번 판결로 폴란드에서는 낙태가 사실상 전면 금지된 것이나 다름이 없게 된 것이다.

이번 폴란드 헌재 판결은 집권 여당인 법과 정의당(PiS)이 지난해 신청한 청구 건에 대한 것으로 판결 전부터 현지 여성, 사회단체들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결국 헌재가 최악의 판결을 내리자 폴란드 여성들은 23일부터 거리 시위를 비롯해 그 동안 낙태를 완강하게 옹호해온 교회와 공공기관 점거를 비롯해 강력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7일 오후에는 여성파업을 벌였고 급기야 28일에는 43만 명이 전국 400개 지역에서 시위했으며, 지난 29일에는 바르샤바에서 진행된 집회에만 15만 명이 참가해 헌재 판결에 항의했다. 폴란드 여성들은 4년 전에도 집권당이 추진했던 낙태 완전 금지 법안에 맞서 여성파업을 일으켰는데, 이번 시위는 당시 규모를 훨씬 능가한다. 4년 전에는 여성 12만 명이 검은시위와 여성파업에 돌입해 세계 낙태 합법화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출처: @AdritaDutta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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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도시에서 교외지로 번졌고, 여성단체뿐 아니라 택시운전사, 농부, 탄광노동자 등 여러 계층이 참가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것은 전쟁이다” “이제 신물이 난다” “우리는 희생되지 않을 것이다” 등의 피켓을 들거나 구호를 외쳤다. 정부나 성당에 반대하는 구호도 눈에 띄었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카시아 코왈스카 씨는 “나는 여성이자 엄마이다. 나는 딸이 하나 있다. 시위에 나온 이유는 나뿐만 아니라 딸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그가 보다 나은 세상에 살기를 바란다. 이것은 폴란드에 사는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그들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결정할 권리가 없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우지만, 만약 바뀌지 않는다면, 폴란드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낙태를 완전히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폴란드인의 70%는 낙태 금지 강화를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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