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투쟁정당’ 출범 두달 “누구도 배제 없는 서울시를 위해”

탈시설장애인당 ‘후보자 토론회’, 노동권·이동권·탈시설 주제로 열띤 토론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결성된 탈시설장애인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이들의 정책 요구안인 노동권, 이동권, 탈시설 문제를 국민들에게 알렸다.


‘가짜정당’이자‘투쟁정당’을 표방하며 지난 1월 13일 창당한 탈시설장애인당은 지난 2개월 동안 장애인 의제를 알려왔다. 이들은 창당선언문에서 “기성 정치가 장애인을 언제나 시혜와 동정으로 대상화하고, 장애인의 주체적인 권리를 짓밟는 나중정치에 분노”한다며 “더 이상 나중 정치에 속지 않고자, 장애인 ‘먼저 투쟁’하는 당장 정치를 꿈꾼다”라고 밝힌 바 있다.

탈시설장애인당과 장애인 전문 언론 <비마이너>는 17일 오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회의실에서 탈시설장애인당이 제시한 11개 정책 요구안 중 노동권, 이동권, 탈시설 세 가지 주제로 ‘후보자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서울시’를 만들기 위한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국민에게 전한다는 취지로 개최됐다. 여기에는 탈시설장애인당이 배출한 11명의 서울시장 후보자 중 장애여성(장주연), 재난(이희영), 탈시설(김진석), 노동권(추경진), 건강권(박정숙), 발달장애인권리(박현철), 의사소통권리(이미정)와 관련한 7명의 장애인 당사자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냈다.

장애인 노동권 “공공일자리에서 민간으로 확대해야”

우선 노동권 의제를 담당하는 추경진 씨는 낮은 장애인 고용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노동권에서 장애인은 차별받고 있다. 비장애인보다 고용률도 낮다. 일단 공공일자리부터 시작해 민간 기업까지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들은 본인의 노동 경험을 예시로 들었다. 동료상담가로 일하고 있는 장주연 씨는 “동료상담가도 처음에는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업무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담가도 노동의 하나로 엄연히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공공일자리나 다른 장애인 직무들도 평가 기준이 다양화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장애의 특성을 좀 더 포괄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희영 씨는 장애인에게 돈을 준다는 접근이 아니라, 실제로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입사했을 때 월급을 줄 테니 사랑방이라는 곳에서 같이 생활하고 얘기하러 가라고 했다. 말하는 것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 거저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박정숙 씨는 “일자리는 돈의 목적만 있는 게 아니다. 이웃, 동료들과 지역사회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동권 투쟁 20년…
“장애인 리프트 타면 손이 떨린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도 열띤 발언이 이어졌다. 앞서 탈시설장애인당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지난 1월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 참사 20주기를 기점으로 ‘지하철을 타는’ 직접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추경진 씨는 “비장애인이 이동할 때 장애인은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지하철의 경우 4호선에서 3호선을 갈아탈 때 리프트를 타야 한다. 시간도 문제지만,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리프트를 타면 너무 무서워 손이 떨릴 정도다. 조금만 잘못해서 리프트에서 떨어지면 대형사고가 날 것 같다”라며 저상버스는 “서울시 기준 58% 정도 도입됐다. 운이 좋으면 버스를 한 번에 탈 수 있지만, 심각할 때는 3대, 4대의 버스가 연이어 저상버스가 아닌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이동권 문제도 지적됐다. 박현철 씨는 “장애인 이동권은 발달장애인보다 지체장애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경향이 있다. 발달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보 접근권이 가장 중요”하다며 “모든 교통수단의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써놓았으면 한다”라고 제안했다.

비동의 수술에 놓인 여성 시설장애인,
“활동지원가 만들고, 이용자는 막고 있어”


토론자들은 장애인 시설 폐쇄에 입을 모았다.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신아재활원 등 장애인 거주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 문제에서도 탈시설 대책을 촉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장주연 씨는 거주시설 문제 중에서도 여성 문제를 강조했다. 장 씨는 “시설의 여성장애인들이 생각보다 많은 비중으로 불임 수술이나 자궁적출 수술 같은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라며 “장애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시설은 빨리 없어져야 하는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정숙 씨는 “국가는 활동지원가라는 제도를 만들어 놓고 탈시설을 막고 있다. 이용자를 만들지 않고 있다. 장애인이 탈시설을 해야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고, 자립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탈시설장애인당은 2021년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기간 전날인 오는 24일까지 활동하고 해산하게 된다. 이들이 내놓은 장애인 정책은 △재난시대 장애인 지원체계 마련 △장애인 탈시설 권리 보장 △최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자립 생활 권리 보장 △장애인 평생교육 권리 보장 △뇌병변장애인 의사소통 권리 및 종합지원체계 마련 △장애인 문화예술 권리 보장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장애 여성 권리 보장 △장애인 건강권 보장 등 11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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