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 50미터 고공농성으로 현대중공업의 야만에 맞서다!

[기고] “현대중공업은 건설기계 불법파견 인정하고 직접고용 이행해야”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이제그만)’은 지역과 업종을 넘어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직접행동을 아래로부터 건설하기 위해 만든 자발적인 공동행동 모임입니다. △모든 해고 금지! 모든 노동자에게 4대 보험 적용!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노조법 2조 개정) △‘누더기’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비정규직 철폐!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투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제그만’은 매달 발행하는 온라인 소식지 기사 중 ‘비정규직의 외침’과 ‘투쟁소식’을 2월호부터 비정규직이제그만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stopprecariouswork)와 <민중언론 참세상>에 동시게재합니다.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이하 ‘지회’)는 서진이엔지 조합원들과 사활을 건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현대건설기계 서진이엔지(이하 ‘서진’)는 굴착기 등 건설장비를 만드는 사내하청업체다. 그런데 서진 노동자들은 장기근속에도 처우는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날 수 없었고, 비수기에는 월 1~2주씩 순환휴직을 해도 휴업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 이에 서진 노동자들은 이런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에 집단적으로 가입했고, 서진 사측과 단체교섭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서진은 노조가입 1년만인 2020년 8월 24일 단체교섭 중에 기습적으로 위장폐업을 단행했고, 그 결과 소속 노동자 전체가 집단해고를 당했다. 이에 서진 노동자들은 원청 현대중공업에 18년 동안 계속돼온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원청은 끝내 거부했다. 현대중공업이 거부한 데에는 하청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박탈하기 위한 것 말고는 그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출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지회는 원하청 사업주의 불법파견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노동부는 약 4개월이 지난 2020년 12월 23일이 돼서야 불법파견이라 판정하고, 2021년 1월 28일까지 직접 고용할 것을 현대건설기계에 시정 지시했다. 해고된 지 4개월 만에 서진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그러나 시정을 이행해야 하는 날이 다가와도 원청 현대중공업은 어떠한 이행계획도 밝히지 않고 시정 명령을 묵살했다. 이행계획을 묻는 노동조합의 공문에는 그 어떠한 회신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서진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을 직접 만나기 위해 4곳의 거점에서 2주간 추위와 싸우며 노숙농성을 이어갔지만, 현대중공업은 직접고용 대상자들의 요구를 무시했다. 역시나 현대중공업은 국가 행정기관의 판시를 무시하고 법위에 군림하고 있었다.

야만을 막는 길은 오직 노동자 투쟁 뿐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더 높은 곳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3월 19일 직접고용 당사자인 서진 조합원 4명이 율전재(현대중공업 기숙사) 옥상에 올랐다. 불법파견 직접고용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17년 전보다 못한 저임금, 만성적인 임금체불 및 4대 보험 체납, 정규직과의 차별적인 복지후퇴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출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그러나 고공농성 12시간 만에 4명의 동지가 눈물을 머금고 퇴각해야 했다. 율전재 고공농성 돌입과 동시에 현대중공업 경비대가 경찰서와 소방서의 합동작전과 지원 하에 오함마와 쇠지렛대까지 사용하며 무지막지하게 침탈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투쟁은 끝난 게 아니다. 우리가 끝내야 끝나는 것이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3월 22일 현대중공업 본관이 잘 보이는 맞은편, 현대호텔 50미터 옥상에 전영수 사무장(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이병락 대의원(현대건설기계 직접고용대상자)이 올랐다. 고공농성 돌입과 동시에 수십 명의 현대중공업 폭력경비대가 몰려와 침탈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고공농성장을 사수해냈다.

현대중공업 정문 앞 천막농성이 어느덧 8개월이 훌쩍 넘어 9개월이 되어간다. 50미터 고공농성도 한 달이 되어가지만, 깃발이 된 두 동지와 아래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은 연일 이어지는 연대에 힘입어 강건하다.

우리의 요구는 너무나도 정당하다. 서진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고, 하청을 차별하는 복지후퇴를 철회하는 그날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현중하청지회는 원청 현대중공업에 요구한다.

첫째, 현대중공업은 건설기계 불법파견 인정하고 직접고용 이행하라!
둘째, 당사자 포함 협의테이블 구성하고 문제 해결 교섭에 나서라!
셋째, 하청노동자 복지후퇴, 밥값·피복·도시락 차별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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