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이 화재? 포스코는 사고 축소, 노동부는 뒷북

[기고] 포스코와 노동부를 바꾸는 길은 멀지만, 노동자의 생존을 위한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이제그만)’은 지역과 업종을 넘어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직접행동을 아래로부터 건설하기 위해 만든 자발적인 공동행동 모임입니다. △모든 해고 금지! 모든 노동자에게 4대 보험 적용!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노조법 2조 개정) △‘누더기’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비정규직 철폐!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투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제그만’은 매달 발행하는 온라인 소식지 기사 중 ‘비정규직의 외침’과 ‘투쟁소식’을 2월호부터 비정규직이제그만 공식 블로그와 <민중언론 참세상>에 동시게재합니다.


[출처: 금속노조 / 포스코사내하청지회]

4월 8일 오전 9시경 광양제철소 1제강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출동했다는 현장노동자의 제보가 접수됐다. 이에 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폭발사고가 접수됐는지 확인했다. 그동안 노동조합은 포스코에서 사고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1차적으로 고용노동부를 통해 확인 절차를 밟아왔다. 사고경위와 사고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포스코의 사고은폐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역시나 고용노동부는 폭발사고 사실을 포스코로부터 보고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포스코로부터 확인한 결과 폭발사고가 아닌 단순 화상사고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후속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단순 화상사고가 아닌 슬라그 초기집적 과정에서 2~3회 폭발이 발생된 것으로 파악됐다. 굴삭기 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는 폭발시 슬래그 덩어리가 날라와 굴삭기 전면 유리가 파손되고 운전자의 발에 화상을 입어 광양 병원에서 1차 치료를 받고 광주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이번 사고는 포스코의 노동안전보건 시스템이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복되는 사고로 포스코는 안전을 강조하지만, 사고는 발생하고 하청업체는 포스코로부터의 불이익 때문에 사고를 축소하는 상황이다. 포스코 위험의 외주화, 피해자 개인에 대한 과실 책임 등으로 사고원인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고용노동부는 매번 뒷북치기만 할 뿐이다.

2월 말 국회 중대재해 청문회, 3월 포스코 주주총회가 지난 뒤 최정우 회장은 2기 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표명했지만, 포스코는 여전히 죽음의 기업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를 특별감독했지만, 노동조합과 현장 노동자의 참여가 부실한 상태로 면죄부 주기 감독이라는 말만 듣고 있다.

금속노조는 작년 11월 24일 광양제철소 원하청 노동자 3명 사망사고 뒤 고용노동부 면담을 통해 △특별감독 실시 및 노동조합 참여 보장(금속노조 포스코지회,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및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노조 추천 전문가) △작업중지 범위 확대 △작업중지해제심의위원회에 노조 추천 전문가 참여 보장 △시스템진단을 포함한 안전보건진단 명령 △철저한 조사와 포스코 대표이사 구속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금속노조 요구의 핵심은 사고원인과 대책 마련을 위해 현장 노동자들과 금속노조 간부의 참여를 전면적으로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기존의 형식적이고 수박 겉핥기식의 관리감독이 아닌 포스코에서 반복해서 노동자들이 사망하는 원인을 찾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을 것, 포스코의 중대재해를 정말 막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였다.

포스코의 유해·위험요소를 정확히 확인하고 근본적인 안전·보건대책을 수립하는 데 현장 노동자들의 참여는 핵심적인 사항이다. 현장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노동자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사고 후속 조치의 기본이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형식적인 사과와 대책만 반복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더욱 큰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설비 노후화와 비상경영에 따른 인원 감축, 이로 인한 노동강도 증가와 표준작업 미준수,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을 맞이하여, 포스코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다시 현장에서부터 투쟁을 조직할 것이다. 포스코의 노동안전시스템을 혁신하고, 복지부동하는 고용노동부를 제대로 개혁하는 방향으로 투쟁할 것이다. 그래야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용식(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지회장)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