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으로 치닫는 미얀마,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INTERNATIONAL1]

지난 2월 1일에 발생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가 3개월이 돼간다. 세 달 동안 800명에 가까운 시민이 군부에 학살당했고 수천 명이 체포됐다. 시민들에 대한 군부의 학살이 지속하는 상황인데도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얀마는 내전 상황에 돌입하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는 쿠데타 이후 계속 지지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례적으로 미얀마에 대한 조치에 착수했지만, 학살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미얀마 시민의 저항에 한국 사회가 어떻게 지속해서 지지해갈지에 대한 과제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무장한 미얀마 시위대가 미얀마군과 대치하고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미얀마 한국기업 투자 문제

쿠데타 이후에 미얀마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관심은 크게 미얀마 군부와 협력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협력 중단 논란과 현지 한국기업의 피해 문제였다. 미얀마 군부와 협력하고 있는 기업으로 지목된 대표적인 기업은 포스코이다. 군부가 운영하는 MEHL과 합작으로 설립한 포스코 강판의 생산법인에 대해 포스코는 지난 4월 16일에 MEHL이 보유하고 있는 30%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협력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MEHL에 배당을 하지 않았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포스코가 지분인수를 결정한 배경에는 한국 시민들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포스코의 가스개발 사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이 가스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지난 글1에서도 다뤘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막대한 이익을 안기는 핵심사업으로 포스코가 포기하기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사업의 이익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얀마 군부에도 중요한 전략적·경제적 이익을 주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미얀마 상황이 내전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이 사업이 내전 과정에서 목표가 될 확률이 높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국제제재의 핵심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무엇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군부에 군함을 민간상선인 것처럼 꾸미는 꼼수까지 동원해 구매해줬다는 사실이 폭로2되면서 포스코와 미얀마 군부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나 포스코의 가스개발 사업을 옹호하는 논리들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포스코와 군부의 유착관계가 드러났다고 해서 포스코가 가스개발 사업을 포기하거나 배당지급을 유예하는 등의 조치를 하는 데까지 나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 정부로서도 공기업인 가스공사 지분을 철회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근본적인 이유는 민간기업의 해외투자사업에 대해서 정부가 설령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개입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현지 한국 기업의 피해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신한은행에서 일하던 미얀마 여성 노동자가 미얀마 군부가 발사한 총탄에 맞아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신한은행은 코로나와 쿠데타 상황에서도 현지 직원들에게 출근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있다.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미얀마 현지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와 함께, 미얀마 진출 한국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류 봉제 공장들이 계속 운영되고 있는지도 살펴볼 문제이다. 중국 의류공장 에서 누군가에 의한 방화 사건이 발생하고 신한은행 직원이 사망하자, 정부는 미얀마 현지기업에 ‘신속한 안전대응조치’를 주문했지만, 미얀마 현지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의 핵심인 고용유지 및 신변보장 등의 조치는 기업에 맡겨져 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정부는 기업이 국가에 의한 인권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국가(분쟁지역 및 독재 국가)에 투자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위험요소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을 의무화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또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기업이 인권침해에 연루됐을 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무기 및 시위진압 장비의 수출 제재방안도 포함돼야 한다. 또한 미얀마 쿠데타 상황처럼, 현지 노동자의 안전이 우려되는 경우에 이들을 보호할 의무를 기업에 부과하고 기업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례적으로 미얀마에 내린 조치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기업의 투자 부분까지 포함하여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하기 때문이다.

미얀마 내전 상황에서의 한국사회의 지지

국제사회의 개입이 지체되면서 학살이 지속하자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의 학살에 대항하여 시민군을 조직하거나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연계해 군부에 맞서고 있다. 미얀마 민주 세력은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소수민족들에 광범위한 자치권을 약속하고 이들과 ‘국민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NUG)’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이 정부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시민군을 포괄한 연방 군대까지 창설할 수 있을지 또 이에 성공하더라도 50만에 달하는 미얀마 군부에 맞서서 승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미얀마 사태를 다룰 중요한 분기점인 아세안 특별정상 회의에 쿠데타의 주역인 훌라잉 총사령관이 참석한다는 사실에서 보듯이, 아세안은 기껏해야 군부 쿠데타 이전의 군부-민간정부와의 권력분점을 다시 요구하는 선에서 중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군부의 대규모 민간인 학살로 격양된 시민들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며 이에 따라 내전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 시민들은 NUG를 각국 정부들이 인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 입장에서 NUG에 대한 인정은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현지 교민과 기업의 보호 측면에서 군사정부와 척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도 군사정부에 대한 불인정은당연하지만 NUG는 내전의 한 당사자이기에 지금의 시민 불복종운동을 지지하는 것처럼 지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부딪힌다. 내전을 막기 위해선 아세안 방식의 중재거나 유엔평화유지군 개입과 같은 무력개입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시민사회가 지지할 대안이 되기 어렵다. 외부의 무력개입은 리비아와 시리아 사태에서 보듯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거나 많은 시민의 희생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선 미얀마 시민불복종 운동을 지지하는 모금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는데, 이런 지지와 모금 운동이 NUG에게 향할 경우, 한국 시민들이 모금한 돈이 NUG의 무기구입 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기 위해 무기구입까지 지원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경우, 확실한 것은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한국사회의 지지가 과거와 같은 강도로 이뤄지긴 힘들 것이다.

당장 학살이 계속되고 있고, 이와 관련한 기사 댓글에는 한국군을 보내서라도 시민들을 보호하자는 의견도 자주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전 상황에 시민사회의 지지방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의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얀마 군부쿠데타 이후 한국 사회의 지지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지지를 지속해나가는 건 더 많은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 내전으로 치닫고 있는 미얀마 상황을 보며 한국 사회에 던져진 이 과제들을 포함해 한국 사회가 합의해 나가는 과정과 결론은 이후의 한국 국제연대 운동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각주>
1 h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105788
2 hps://imnews.imbc.com/news/2021/econo/article/6151064_348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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