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부동산대기업 사회화법안 나와…채권 통해 보상

24만 채 사회화, 40년 만기 채권 보상, 재민영화 금지

부동산대기업이 소유한 주택을 사회화하기 위한 청사진이 마련됐다.

독일 <노이에스도이칠란트> 등에 따르면, ‘도이체 보넨 엔트아이그넨(Deutsche Wohnen & Co. enteignen, 엔트아이그넨)’은 10일(현지시각)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대기업사회화법안을 제출했다. 엔트아이그넨은 독일 부동산대기업인 도이체 보넨과 같이 베를린에서 주택 3천 채 이상을 소유한 기업의 주택을 몰수하기 위해 꾸려진 운동이다. 이들은 현재 오는 9월 연방총선일을 목표로 관련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법안 통과를 전제로 대기업이 소유한 주택을 몰수하는 데 필요한 청사진을 이번에 제출한 것이다.

[출처: www.neues-deutschland.de]

대기업부동산사회화법안은 모두 11조로, 주택 사회화의 대상, 보상액, 벌칙 등으로 구성됐다. 제1조는 “사회화에 적합한 기업(최소 주택 3천 채 소유)의 주택부동산 보유물은 공동의 소유로 이전”되며, 베를린시는 ‘게마인굿 보넨(Gemeingut Wohnen, 공공재산 주거)’이라는 이름의 공공기관을 신설해 사회화 업무를 담당하게 한다. 협동조합과 이미 공공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기업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법안이 제정될 경우 베를린에선 약 24만 채가 사회화된다.

대기업에 대한 보상 총액은 약 100억 유로(약 13조5956억 원)로 추정됐으며, 40년 만기 채권을 통해 치러진다. 대기업에 대한 보상액 문제는 정부에게 무리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그 동안 엔트아이그넨 운동이 가장 큰 공격을 받은 쟁점이었다. 그러나 ‘채권’을 통한 보상을 택해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됐다. 채권은 양도나 판매가 가능하다.

보상액은 평방미터당 월 2.76유로로 산정됐다. 즉, 65평방미터 주택의 경우, 40년 동안 약 4000유로에 가까운 보상급이 지급된다. 현재 베를린에선 65평방미터 주택은 16만 유로에 거래돼 엔트아이그넨이 상정한 가격은 현재가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엔트아이그넨은 “이것이 기본법에 규정된 ‘일반과 이해관계자의 이익 간에 공평한 균형을 이룬다”고 본다. 2004년 베를린시정부도 시 산하 주택기관 GSW이 소유하던 약 66000채의 주택을 1개 당 3만 유로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판매한 바 있다.

평방미터당 월 임대료(난방비 등 공과금 제외)는 4.04유로로 책정됐으며, 이 가치는 빈곤위험 가구의 경우 가계순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해선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정해졌다. 평균적인 난방과 운영비를 포함하면 평방미터당 7.16유로에 달한다.

만약 기업들이 주택을 숨긴다면, 최소 2억 유로의 벌금을 물 수 있다. 또 사회화된 주택은 다시는 민영화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정한다. 이외에도 민간 부동산시장이 과도하게 팽창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 3년마다 사회화 과정을 갱신하도록 정했다. 사회화 시행일은 독일 연방총선일이자 주민투표일로 예정된 9월 26일이다.

법안 개발을 주도한 세바스티안 슈나이더는 “보상액은 베를린시정부의 예산이나 은행 대출 없이 지급될 수 있다. 기업은 보상금액의 명목가치를 지닌 유가증권을 받게 된다. 그런 다음 채권액은 40년 동안 상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이자 베를린세입자협회 회장인 라이너 티취는 “법안은 매우 명확하고 세심하게 짜여져 있다”며 “이러한 방식으로 분류되는 부동산은 공동의 소유로 전환돼야 한다. 그것은 기본법 15조와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카니타 슈베르트 베를린 좌파당 대표도 법안 초안이 제시된 것을 환영했다. 좌파당 베를린시의회 교섭단체는 3월에 자체 초안을 제출한 바 있다. 베르너 그라프 녹색당 베를린 공동대표는 “엔트아이그넨이 구체적인 초안을 제시하게 되어 기쁘다. 이 초안이 법적으로 타당하고 적합한지, 우리 선거 공약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지 그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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