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체제 개혁” 민주노총, 차별철폐 대행진 선포

“노동자 고통받는 가운데, 재벌은 수천억 배당금”

재벌이 수천, 수백억 원을 배당금으로 받아 가는 가운데, 노동자는 소득이 줄고 해고되는 사회.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이주,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 철폐를 위해 재벌체제를 무너뜨리는 투쟁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재벌체제개혁·차별철폐대행진을 시작하겠다고 선포했다. 민주노총은 “대량 양산된 비정규직과 하청노동자, 중소자영업자 등이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재벌 일가는 고액 연봉과 배당잔치를 벌이는 모순된 현실”이라며 “한국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 차별 철폐, ‘을’들의 연대, 재벌체제 개혁을 통해 한국사회 병폐를 없애고,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벌체제개혁·차별철폐대행진에 돌입한다”라고 밝혔다.

한성규 민주노총 재벌체제개혁특별위원장은 “재벌 독식이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근본 원인”이라며 “2020년 삼성, SK, 현대, LG 재벌은 전년 대비 30%가 넘는 주식배당금, 약 1조 5천억 원을 가져갔다. 30대 재벌 곳간에는 노동자의 피, 땀, 눈물로 쌓은 사내유보금 총 1045조가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재용은 경영 승계를 위해 국정농단으로 모자라 제일모직, 삼성물산의 불법적 합병을 통해 주주 이익을 심대하게 침해했다”라며 “또 자신의 주식지분을 높이고자 사내유보금 60조를 활용해 주식을 소각했다. 현대중공업 지주회사는 2020년 순손실액 8천억 원에 달하면서 정의선의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난해 2600억 원을 배당했다”라고 했다.

이어 한성규 위원장은 재벌이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코로나19 경기침체를 이유로 노동자에게 정리해고, 무급휴가, 임금 삭감 등 구조조정에 놓였다. 이러한 구조조정을 강행하면서 정작 자기 연봉은 대폭 인상하는 반도덕적·반사회적 행위를 보이는 것이 재벌의 민낯”이라며 재벌체재개혁·차별철폐대행진을 통해 운동의 당위성과 비정규직 등 노동기본권조차 존중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현실을 알려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는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발언에 나서 이번 대행진 투쟁에 힘을 실었다. 어린이집 교사이자 2022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인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은 “2022년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 임금으로 생활하는 국민, 특히 저임금·청년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상기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2021년 최저임금은 월 209시간 일할 때 월 182만 원, 실수령액은 대략 163만 원이다. 이마저도 월급제, 전일제여야 가능하다. 이 금액으로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이 보존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위험 부동산 투기와 주식·코인 투자가 과열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김주환 서비스연맹 대리운전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를 견뎌내고 자동차, 조선 산업이 살아나고 있다고 떠들어대지만 정작 그곳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공에 올라 최소한의 생존권과 일자리 보장을 위해 싸우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원청 갑질에 하도급 원가 분질러 먹기 등 소규모 영세사업장 노동자는 을들의 전쟁에서 몸서리치고 있다”라며 문재인 정부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장희 삼성그룹노조대표단 의장은 노조 할 권리를 요구하며 “삼성지회는 지난 10년 동안 소식지 한 장 뿌리기, 집회 한 번 하기, 현수막 한 장 걸기가 힘들었던 세월을 보냈다. 지금 이재용이 구속됐고, 삼성이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것처럼 포장되고 있다”며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삼성의 노사전략은 노조파괴 사건 이전보다 더 교묘해졌다. 노조를 난립하기 위해서 노동자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삼성을 개혁하는데 삼성 노동자들이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전국적으로 선전전, 집회 등의 행동을 벌인다. 이를 통해 110만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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