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폐업으로 조합원만 고용승계 거부, 반드시 해결한다

[기고] 연이은 대리점 폐업으로 자동차 판매노동자 수백명 해고…“명백한 노조 탄압”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이제그만)'은 지역과 업종을 넘어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직접행동을 아래로부터 건설하기 위해 만든 자발적인 공동행동 모임입니다. △모든 해고 금지! 모든 노동자에게 4대보험 적용!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노조법 2조 개정) △‘누더기’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비정규직 철폐!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투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제그만’에서 매달 발행하는 온라인 소식지 기사 중 ‘비정규직의 외침’과 ‘투쟁소식’을 2월호부터 비정규직이제그만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stopprecariouswork)와 <민중언론 참세상>에 동시게재합니다.


비정규직 판매 노동자

IMF 구제금융 이전까지 현대기아차를 판매하는 노동자는 모두 정규직이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구조조정을 통해 정규직으로 운영하는 직영 지점과 비정규직으로 운영하는 대리점으로 이원화했다.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판매노동자는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해왔다. 하지만 기본급, 4대 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10년을 일해도 퇴직금 한 푼 받지 못했다. 현대차 자본이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켰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 앞 고용승계 쟁취 결의대회 모습 [출처: 자동차판매연대지회]

대리점 비정규직 판매노동자는 입사부터 퇴사까지 모든 지휘 감독을 원청으로부터 받는다. 원청의 승인 없이는 입사할 수도 없고, 판매가 부진하면 원청에 끌려가 부진자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각종 수많은 교육도 원청이 직접 시킨다. 또한 업무감사라고 해서 원청에서 직접 대리점 비정규판매사원의 감사를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서 징계도 원청이 한다. 직급부여 또한 원청이 한다. 대리점 대표는 원청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전달자에 불과하다.

개인사업자라는 이중의 굴레

현대기아차가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켜놓은 자동차 판매사원은 노동자의 권리가 하나도 없다. 실적이 부진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짤려 나간다. 해고 절차도 필요 없다. 그냥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면 종이박스에 짐싸서 쫓겨나야 한다. 이렇게 아무런 권리도 없다 보니 대리점대표한테 더욱더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 짤리지 않기 위해서 머리를 조아려야 하고 온갖 부당한 처우도 참아내야 한다. 가족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노예처럼 참고 20년을 살아왔다.

우리는 깨달았다. 더 이상 노예처럼 살 수 없고 노동조합을 통해서 인간답게 살자고 결의를 했다. 결국 2015년 8월 22일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리고 곧바로 대리점대표들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리점주들은 집단적으로 단체교섭을 거부하면서 악랄하게 노조를 탄압했다. 집단적으로 조합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다. 원청이 직접 개입을 해서 노조에 가입한 대리점을 통째로 폐업하기 시작했다. 수백 명의 조합원들이 해고됐다.

조합원 고용승계 거부

노조가 설립되기 전에는 관례적으로 대리점이 폐업될 경우 그곳에서 근무하는 비정규 판매노동자는 인근대리점으로 전원 고용승계되거나, 대체개소를 하여 대리점 대표만 바꾸고 그대로 고용승계돼 근무해왔다. 1999년 대리점 개소 이래 현재까지 20년 넘게 전원 고용승계 해왔다.

그런데 노동조합이 설립된 후 달라졌다. 조합원은 한명도 고용승계가 되지 않았다. 노조 설립 후 6년째 노조에 가입 안한 대리점은 모두 고용승계 해주고 노조에 가입한 대리점은 한 명도 고용승계가 안 되는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다. 그러나 검찰, 노동부에 수도 없이 고소를 해봤지만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전국의 현대기아차 800여 개 대리점에서 10,0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그중 조합원은 약 650여 명이다. 이렇게 노조가입이 확대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리점이 폐업할시 고용승계가 안 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가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의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 앞 고용승계 쟁취 결의대회 모습 [출처: 자동차판매연대지회]

부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수비대리점이 2020년 12월 31일 폐업됐다. 3개월 후 정규직 노동자가 대리점대표로 오면서 다시 대체개소하게 됐다. 그러나 역시 노동조합에 가입했기 때문에 한 명도 고용승계가 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수비대리점 조합원 5명은 현대자동차 부산판매를 총 책임지고 있는 부산지역본부 앞에 천막을 치고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6개월째 농성 중에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송산대리점은 2021년 5월 31일 폐업됐다. 역시 노동조합에 가입했기 때문에 조합원 10명 중 단 한 명도 고용승계되지 않았다. 송산대리점 조합원들은 관할지점인 현대자동차 민락지점과 대리점대표가 거주하는 아파트 앞에서 매일 시위를 하고 있다. 또한 지회에서는 국내 판매를 총 책임지고 있는 삼성역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 앞에서 매주 정기적인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전조합원 총파업 상경투쟁 결의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고용승계 문제 반드시 해결해야

지금도 계속 대리점들이 폐업되고 다시 대리점대표를 세우고 대체개소하고 있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대리점의 폐업도 예고되어 있다. 지회에서는 6년 동안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 앞 결의대회 등 쉬지 않고 투쟁을 해왔다. 그러나 아직 성과를 만들고 있지는 못하다. 현대기아차는 직접적인 근로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대리점대표들은 원청의 승인 없이 고용승계가 안된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고용승계 문제는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 결코 쉽지않은 투쟁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끊임없이 투쟁할 것이다.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고용승계 문제 쟁취하고 비정규판매노동자가 제대로 대접받는 그런 세상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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