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납리(生垃里) - 의성 쓰레기산

[리부트reboot]

소나무가 많은 마을이라 하여 지어진 생송리(生松里)의 또 다른 이름 생납리(生垃里) : 쓰레기가 많은 마을


2019년 미국 CNN에 보도가 되며 국제적으로 크게 알려진 의성 쓰레기 산을 포함하여 전국에는 크고 작은 불법 쓰레기더미들이 방치되어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전국 불법 폐기물의 양은 약 120만 톤이며, 이는 의성에 쌓여 있는 약 20만 톤의 거대 쓰레기 산이 6~7개나 더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불법적인 쓰레기 산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민간 의존도가 높은 한국 폐기물 산업 구조에 있다. 지자체에서는 폐기물 처리 업체를 관리하고, 실질적 처리는 민간 처리업체에서 이루어지는 형태이다. 하지만 이것의 허점을 이용하는 기업에서는 허가받은 양의 수십 배를 쌓아 올리며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처리를 미루는 형태로 이어지다가 쓰레기 산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의성 쓰레기 산’은 토지가 비옥하기로 소문난 생송리 일대 마을을 병들게 했다. 여름에는 더위에 부패하는 쓰레기 악취로, 비가 오는 날에는 쓰레기 산을 타고 내려온 침출수가 하류에 있는 농지와 낙동강으로 스며들었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절차는 까다로웠다. 지자체에서 수십 차례의 행정처분을 내려도 그 처분은 미미한 수준이고, 직접 행정대집행을 하려 해도 업체는 행정소송으로 집행을 지연시키며, 생송리 일대를 더 괴롭게 했다. 현재 쓰레기 산이 치워진 지 약 10개월의 시간이 지나며, 의성 생송리는 조금씩 상처를 도려내고 있다. 일대 산맥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드러내던 쓰레기 무리들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태워지고, 묻어졌으며, 우리의 새로운 공산품으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듯, 쓰레기라는 어둠은 인간이 추구한 편리함이라는 생태계와 필연적인 존재임을 부정할 수 없는 필요악적 존재이다. 우리가 잠시 신기루처럼 봤던 의성 쓰레기더미들은 잠시 모습을 감춰갈 뿐, 우리가 만들어 놓은 생산과 소비 시스템 안에서 언제든지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쓰레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괴로운 문제인 동시에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비밀, 모든 생산의 어둡고 수치스러운 비밀이다.’-지그문트 바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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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2019년 미국 CNN에 보도가 되며 국제적으로 크게 알려진 의성 쓰레기 산을 포함하여 전국에는 크고 작은 불법 쓰레기더미들이 방치되어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전국 불법 폐기물의 양은 약 120만 톤이며, 이는 의성에 쌓여 있는 약 20만 톤의 거대 쓰레기 산이 6~7개나 더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불법적인 쓰레기 산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민간 의존도가 높은 한국 폐기물 산업 구조에 있다. 지자체에서는 폐기물 처리 업체를 관리하고, 실질적 처리는 민간 처리업체에서 이루어지는 형태이다. 하지만 이것의 허점을 이용하는 기업에서는 허가받은 양의 수십 배를 쌓아 올리며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처리를 미루는 형태로 이어지다가 쓰레기 산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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