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거리 먼 ‘공무직’ 처우, “전 영역서 차별 심각”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현장노동자들의 차별 증언하는 기자간담회 진행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정부의 공무직위원회의 활동이 곧 마무리되지만, 노동계가 주장하는 차별 해소 방안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장 공무직 노동자들의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공공부문에서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는 권고를 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차별 시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공무직위원회에서 차별 시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 2022년 예산 편성 수준은 현재와 비슷하게 지속돼 지속된 차별이 반복된다. 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장의 차별 실태를 직접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민주노총은 1일 오전 서울시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현장노동자-차별을 말하다’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공공부문 공무직으로 일하는 현장노동자들에 따르면 직무, 임금, 수당에 있어서 공무원과 차별이 크고, 가장 큰 장점으로 이야기된 ‘고용안정’조차 보장되지 않았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직무급제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설계돼 노동자들을 평생 저임금에 묶어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노동계는 차별이 명백한 수당부터 해결하자고 이야기하지만, 공무직위원회는 직무급 도입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현장노동자들은 공무직의 심각한 저임금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김경협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공무직 임금 수준은 전체 공무원 평균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공무원 평균 임금과 비교해 호봉제 공무직은 49%, 직무급제 공무직은 40%, 연봉제 공무직은 40%, 단일급제는 39%의 임금을 받았다. 9급 공무원과 비교해서도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9급 공무원 대비 공무직의 임금 수준은 호봉제가 72%, 직무급제가 59%, 연봉제가 59%, 단일급제가 58%였다.

주훈 민주일반연맹 기획실장은 “현재의 임금 격차도 심각하지만, 정부가 지속가능한 임금체계라고 소개하는 직무급제가 평생 저임금, 노예임금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라며 “정부는 공공부문에 직무급제를 도입함으로써 비정규직 하향 평준화를 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미 직무급제를 도입한 지자체 공무직들은 직무급제가 노동자들끼리 싸우게 하는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이회 민주일반연맹 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공동본부장은 “서울, 수원 등 몇몇 지자체에서 신규입사자들에게 직무급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공무직과 다른 임금체계를 만들었다. 별도의 임금체계 구축은 공무원 정규직과의 격차를 더 벌어지게 하는 것은 물론, 같은 공무직 내 격차 확대를 불러오게 된다”라며 “해당 직종의 저임금 고착은 물론, 이를 지렛대 삼아 타 직종의 임금인상률 저하가 관행처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금 차별을 심화하는 기재부와 행안부의 지침 또한 비판을 받았다. 공무직들의 임금인 상용임금이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로 편성돼 부서별 사업비에 따라 같은 기관의 공무직이더라도 임금 격차가 생기고, 사업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면 공무직 일자리마저 없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안세영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부지부장은 “사업축소로 인력을 다른 기관 및 부서에 배치 전환했을 때 기존 경력이 인정되지 않았고, 재입사 방식을 택한 경우도 있었다. 더욱이 환경부에선 채용 면접을 통해 탈락시키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직고용되지 않은 공공부문 자회사와 민간위탁의 경우 중간 착취 문제도 여전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 등 간접 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 지부장은 “자회사 운영, 관리를 위한 일반 관리비, 이윤 보장 등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 계속되고 있어 자회사 노동자의 저임금의 원인이 되고 있다”라며 “지난해 1월 운영을 시작한 마사회의 자회사인 한국마사회시설관리(주) 노동자들은 2018년 설정한 임금에서 전혀 상승이 없었고, 자회사나 모회사나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이다”라고 답했다.

양성영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은 “정부가 정규직 전환을 사실상 포기한 공공부문 민간위탁의 90%가 지자체에 있다. 이러한 민간위탁 사업장들은 지역의 카르텔과 엮여져 있는데 정부가 손을 대지 않고 있다”라며 “민간위탁을 할 경우 직고용보다 비용도 훨씬 많이 든다. 예를 들면 전주시에서 민간에 위탁된 환경미화 사업은 지자체가 직영으로 했을 때보다 1년에 44억 원이 더 소요된다. 지역 카르텔 속에 있는 민간위탁을 정부가 유지하기로 했다는 것은 참 나쁜 정부와 사용자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공무직위원회 임금협의회에서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의 생계보장 및 차별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 세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 정규직과 해마다 벌어지는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격차해소 예산반영 ▲직무와 무관한 수당(급식비, 명절상여금, 복지포인트, 가족수장, 정근수당, 정근수당가산금, 성과상여금 등)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지급할 것 ▲ 중앙행정부처의 인건비 예산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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