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73년 만에 노조설립…“노동조합 울타리 생겼다”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산하 소방본부 출범

소방공무원들이 73년 만에 민주노총 공무원노동조합 산하에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불공정 인사와 열악한 처우 개선을 위한 활동을 벌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7일 오전 10시,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소방본부는 18개 광역지역의 170개 소방서에 근무하는 7200여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7월 말까지 1만 조합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국의 소방공무원은 약 6만 명이다.

소방본부는 노조 결성을 통해 권위주의 문화와 불공정 인사, 근무환경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해근 소방본부 본부장은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을 위한 하나의 법률을 개정하는 데만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린다. 불이익과 불만을 참으며 일해 왔고, 법의 보호도 받지 못했다”며 “이제 노동조합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생겼다. 이제 노동조합과 함께 근무체계 변경과 공정한 인사, 수당 현실화 등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소방공무원들은 밖에서는 영웅으로 칭송받지만, 그동안 무한 희생만 강요당해 왔다. 단적인 예로, 현장을 지휘하는 소방서장은 현장에서 한 번도 불 끄는 것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생사가 오가는 절박한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불합리한 권위주의 문화에 놓여 있고, 인사 체계는 소수가 독점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소방공무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출범식 직후 소방청장 면담을 신청해 근무체계 문제 개선을 요구하고, 하반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불공정 인사와 승진 적체 문제를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소방공무원들은 화재현장과 긴급구조 현장에서 위험과 희생을 감내해왔지만, 이에 상응하는 안전조치와 보상을 보장받지 못했다”라며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이 이윤추구에 밀려서는 안 되는 것처럼, 예산편성에 밀려 소방공무원의 목숨이 뒷전이 돼서는 안 된다. 소방공무원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방본부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정당한 지위와 권리를 빼앗긴 우리는, 소방의 운명과 미래를 자주적으로 개척하고 주인다운 삶을 위한 어떤 단결도, 외침도 송두리째 부정당해야 한다”라며 “‘일한만큼 받고 싶다’는 당연한 권리와 요구는 묵살됐다. 불공정 인사와 승진적체로 분노하고 절망했다. 사람을 기계처럼 돌리는 저주받은 일과표와 인력난으로 동료들이 하나 둘 쓰러져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이제 우리의 권리는 우리 힘으로 되찾을 것”이라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6만 소방공무원노동자의 온전한 국가직 전환과, 국민을 위해 헌신하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어 나갈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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