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리스트가 타겟된 페미니즘 마녀사냥에 우려 쏟아져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일자리에서 내쫓기거나 사회적으로 부정당해서는 안 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2관왕을 달성한 안산 선수의 숏컷 헤어스타일을 두고 페미니즘 사상 검증이 이어져 곳곳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속되는 여성혐오 논란에 정치권과 언론 등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29일 ‘안산 선수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멈춰라’라는 논평을 내고 “온라인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산 양궁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페미니즘 사상검증과 페미니스트 사냥 행태에 대해 심히 우려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페미니즘은 시대정신”이라며 "누구도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더이상 일자리에서 내쫓기거나 자신의 노동과 노력의 성과를 사회적으로 부정당해서는 안된다. 숏컷이 페미니스트 검증의 도구가 되는 것도 터무니없거니와 어떤 두발과 의상을 비롯한 외모가 누군가의 정체성을 가르는 잣대가 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같은 여성혐오주의자들의 행태엔 정치권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여야를 비롯해서 여성혐오주의자들의 억지주장에 편승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들고 나오며 젠더갈등을 부추긴 정치인들에게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도 29일 성명을 발표하고 혐오 발언 확산에 앞장선 언론을 규탄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성평등위는 “안산 선수의 과거 SNS 포스팅, 재학 중인 대학, 음악적 취향에서 헤어스타일까지 안산 선수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글이 기사화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페미‘ 안산 메달 반납해야” vs “선수 보호해야” 갑론을박>(파이낸셜 뉴스)이라는 제목처럼 의견 대립으로 확산시키는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과연 이런 기사가 뉴스로써 가치가 있는가” 물었다.

이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이 뉴스로 기사회되면서 해당 커뮤니티의 관련 게시물들을 더욱 증폭시켰고, 또 다른 혐오 발언들을 인용하는 기사의 대량 송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순식간에 발생했다”라며 이는 기본적인 보도윤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성평등 보도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저널리즘 윤리에 따르면 공인이나 유명인의 발언이라도 혐오와 차별을 증폭시키리 우려가 있는 경우, 이들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는다.

페미니스트와 여성들도 안산 선수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에 함께 하고 있다. 안산 선수에 대한 공격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자 SNS에서는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가 확산하며 여성들의 숏컷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양궁협회에도 “안산 선수를 사이버테러로부터 보호해달라”라는 내용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정치인들도 관련 논란에 SNS를 통해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9일 개인 SNS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안산 선수의 땀과 눈물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응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SNS에 "우리는 안산 선수의 당당한 숏컷라인에 함께 서서 응원하겠다”라며 “무엇보다 대한체육회는 지금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압박에 단호히 대처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장혜영 의원도 “아무리 자기 실력과 능력으로 올림픽 양궁 금메달을 따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회에 만연한 이상, 이렇게 숏컷을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실력으로 거머쥔 메달조차 취소하라는 모욕을 당한다”라며 “이게 바로 낯 뜨거운 성차별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일갈했다.

한편 안산 선수는 한국 올림픽 사상 첫 양궁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안 선수는 30일 오전 양궁 여성 개인전 8강에 올랐고, 이날 오후 4강 진출을 위한 경기를 벌인다.

  민주노총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이 안산 선수를 응원하기 위한 인증샷에 동참했다. [출처: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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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수준

    AFP통신은 29일 "안산의 짧은 머리가 남성들의 '온라인 학대'(Online abuse) 대상이 된 뒤 안산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며 "일부 남성이 그의 머리 스타일이 페미니스트임을 암시한다고 주장했고, 안산의 사과와 함께 금메달 박탈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같은 날 "안산의 쇼트커트 머리가 반-페미니스트들의 감정을 자극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 역시 안산을 향한 온라인 학대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국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반-페미니즘 정서가 배경에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도 방송을 통해 논쟁을 보도했고,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한국 양궁 선수인 안산이 짧은 머리 때문에 자국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설명을 올렸다.

    로라 비커 BBC 한국 특파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머리 모양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일은 자신들의 이상에 들어맞지 않는 여성을 공격하는 소수의 목소리에 의한 것이다. 한국이 양성평등 문제와 사상 최저 수준의 출생률을 해결하려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국에서 '페미니즘'은 더러운 단어가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 페미여론조작멈춰

    네티즌들은 메달 반납하라 요구한적도 없는데 기레기들이 나서서 애국심에 호소 여론몰이 선동하고~ 남성 혐오 용어 사용 해명하라는 주장이 핵심인데 쏙빼놓고 숏컷으로 공격한다고 날조하고~

  • 양평촌놈

    안산에 선수 쇼커트 보기도 좋은데 왜사람들은 이문제을 제기하고 금메달 박탈까지 말하는지 머르지요. 요즘은 개성시대 입니다. 여러문제을 보면 무족건 댓글을 달고 비판 하는것 같습니다.특히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한데 비판을 하는 사람들 요세는 너무심하면 법적 처벌을 받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