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위협 The Loop of Pandemic

[리부트reboot]

사람이 보이지 않는 텅 빈 거리, 셔터를 내린 상가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코로나 팬더믹이 발발한 지 1년 남짓이 된 2021년 1월, 세계 다른 도시들보다 안전하다고 여겨져 왔지만 결국 바이러스에 함락되어버린 서울. 한창 사람들로 가득해야 할 주말 서울의 주요 상권 거리는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문을 닫은 가게들,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은 텅 빈 가게들, 보이지 않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너져가는 삶들, 가늠할 수 없는 절망과 위협들만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

2021년 1월 25일 통계청과 중소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전국 자영업자는 553만1천 명으로 전년보다 7만5천 명(1.3%) 감소했는데, 이는 창업보다 폐업이 7만5천 명 많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 중 수도권에서는 6만8천 명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숫자는 고스란히 도시 풍경을 암울하게 물들이고 있다. 그러나 절망의 깊이와는 반비례로 높아져만 가는 쓰레기 산. 팬더믹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둔화했다면 부산물인 쓰레기의 양은 줄어야 하겠지만,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언택트" 경제활동은 날로 가속이 붙어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를 촉진함과 동시에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속도로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의 배출량을 늘리고 있다. 2020년 12월 24일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년 대비 택배는 19.8%, 음식 배달은 무려 75.1%가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폐플라스틱은 14.6%, 폐비닐은 11% 각각 증가했다고 한다. 환경부의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일일 플라스틱 배출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5% 이상 증가해 무려 853톤을 기록했다고 한다.

미래학자이자 와튼경영대학원 교수인 제러미 리프킨은 코로나 팬더믹은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가 근본 원인이라 단언한다. 리프킨에 따르면 1900년만 해도 인간이 사는 땅은 지구의 14%였는데 반해 현재는 거의 77%에 달하며, 이로 인해 야생의 터는 침범 당하고 파괴되어 기후재난이 심화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서식지를 탈출해 이동한 야생동물과 이에 올라탄 바이러스가 과거보다 인간과 접촉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에볼라, 사스,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그리고 코로나 팬더믹이 발생해 왔다는 것이다. 쌓여만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또한 단순히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부산물이 아니라 엄연히 인간이 직면한 또 다른 팬더믹의 근본 원인이다. 버려지고 쌓여가는 페트병이나 배달음식 용기뿐만 아니라 마스크 또한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마스크는 직조구조 때문에 단순한 섬유 제품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입에 닿는 가장 안쪽과 외부환경에 노출되는 바깥쪽이 각각 섬유질과 방수 처리된 부직포 등 재질일 뿐 마스크의 핵심인 중간층 MB(멜트 블로운) 필터는 PP(폴리프로필렌), PS(폴리스티렌), PE(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섬유이다. 세계적으로 매월 수백억에서 수천억 장의 버려진 마스크는 태워져 미세먼지가 되거나 바다로 흘러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하여 동식물과 인간의 몸으로 들어간다. 인류를 코로나 팬더믹으로부터 지켜주는 마스크가 이미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이 된다는 저주스러운 악순환은 플라스틱 팬더믹을 가속화하고 심화시키고 있다.

새로이 개발된 백신은 인류가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하게 해주겠지만 계속될 환경파괴와 기후재난은 분명 또 다른 바이러스를 인류에게 투척할 것이다. 바이러스로 인한 팬더믹, 플라스틱 팬더믹, 이로 인한 기후재난이라는 팬더믹이 엮여 돌아가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인류의 전 지구적인 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혁신은 우리 인간이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위기감을 느끼고 더 큰 고통을 감내할 각오와 용기를 가져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그러하고 있는가. 어쩌면 21세기의 초입에 우리는 훗날 인류 절멸로 기록될 역사의 시작을 부지불식 간에 목격하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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