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줄줄이 ‘부동산 의혹’…“빙산의 일각, 필요한 대책은?”

文정부 부동산 정책 평가 토론회 “공급 확대 중단·재벌 부동산, 공공재로 환원해야”

최근 여야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 조사 결과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의 27%가 농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조사 대상 범위를 확대할 경우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실상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27차례에 이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 확대 중심의 대책을 중단하고, 재벌 기업의 부동산 투기 문제에 논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민중행동(준) 부동산 투기공화국 해체 특별위원회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현재 한국의 부동산 투기 실상을 확인하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사회를 맡은 전종덕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최근까지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다. 한국은 부동산 투기공화국이 됐다”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文정부 종부세 강화, ‘핀셋증세’에 불과

우선 지난해 한국 토지자산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율은 5배로 전년(4.6배)보다 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2019년 기준 토지자산은 8767조 원, 부동산자산은 1경2201조 원이었는데, 이는 각각 실물자산(비금융자산, 1경6042조 원)의 54.7%, 76.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2018년 기준 국부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OECD 13개국 중 한국이 54.6%로 영국(57.0%) 다음으로 높았다.

토지·부동산 소유의 불평등 정도도 높다. 개인소유 토지자산의 지니계수는 2018년 0.809이었으나, 2019년 0.813으로 올랐다. 이에 대해 발제를 진행한 전강수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자산 지니계수가 ‘0.8’을 넘었다”라며 “이는 토지 소유 불평등이 극심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강수 교수는 부동산이 소득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소득 원천별 불평등 기여도를 보면 임금소득이 50%로 가장 많이 차지 하지만, 부동산소득도 거의 40%에 달한다”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부동산 불평등 문제는 세대간·지역간 양극화로도 이어진다. 현재 60대 주택소유 비중이 최고이지만, 그 아래로 갈수록 점점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부산·울산·경남(부울경)과 수도권의 양도차익 분포를 보면 부울경은 2014년 13.4%에서 2018년 4.9%로 8.5%P 줄어든 반면에, 수도권은 같은 기간 66.2%에서 82.8%로 오히려 16.6P 증가했다.

전강수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2018년 9.13대책부터 종합부동산세를 일부 강화했으나 이는 ‘핀셋 증세’에 불과했고, 특히 대기업과 건물주가 부담하는 별도합산토지의 종합부동산세는 건들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19년 기준 0.17%로 미국(1.95%)과 비교하면 11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그는 “문재인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실행했지만, 투기 장세에서 공급 확대 정책을 사용하면 안 된다”라며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었던 것이 바로 그 문제 때문이었다”라고 전했다.

전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오류로 △단기 시장조절 정책과 약간의 주거복지 정책만으로 부동산 정책 운용 △연간 10조 원, 총 50조 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사업 추진 △임대주택등록제로 투기꾼에게 꽃길을 깔아줌 △불로소득을 환수하면서 가격도 안정시키는 보유세 강화를 의도적으로 외면 △사후약방문식 정책 등을 꼽았다.

“재벌 토지 소유 현황 은폐는 범죄”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부동산 소득 격차는 하위 20%(0.09억) 대비 상위 20%(9.5억)가 101.6배에 달할 만큼 자산불평등이 심각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23년간 5대 재벌(현대차·롯데·삼성·SK·LG)이 보유한 토지자산은 61조 원이나 증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장부가액 기준으로 토지자산이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약 12조 원 증가했는데, 특히 2007년부터 2018년 사이에는 약 49조 원이나 증가했다. 2007년부터 11년 간 연간 4.4조 원이 증가한 셈이다.

재벌의 부동산 소유와 관련해서는 그 현황에 대한 파악조차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고미경 민주노총 기획실장은 “이명박 정부 집권 당시인 2011년 이후부터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핑계로 토지면적과 공시지가가 공시되지 않아, 재벌기업의 정확한 부동산 소유 현황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는 재벌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속돼 아직도 관련 기초자료조차 공시되고 있지 않다”라며 “재벌의 토지 소유 현황을 은폐함으로써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떨어뜨리고 대책을 세우지 않기 위한 일종의 ‘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고미경 실장은 “30대 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투자부동산) 실제 총가액을 추정한 자료를 보면 그 규모가 325조 원에 달한다. 이 금액은 국민주택 200만호를 신규로 공급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라며 “재벌 기업의 부동산 소유를 제한하고 이를 공공재로 환원하는 것이 앞으로 만들어야 할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대표는 “필요 이상의 부동산들은 공정하고 평등하고 정의롭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주택 문제에서 놓치고 있는 문제가 기업에 대한 부동산 토지 소유 문제”라며 대대적인 주택·부동산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주최 측인 전국민중행동(준)의 부동산 투기공화국 해체 특별위원회는 부동산 대란, 집값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올해 초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9월 정기국회와 하반기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9월 7일 광화문 일대에서 ‘무주택자 하소연대회’를 개최해 주거불평등 해결을 위한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특별위원회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 불로소득 환수 △비농업인 농지소유 금지. 농지법 개정 △투기 목적의 주택 소유 제한 △재벌의 부동산 투기 및 비업무부동산 소유 제한 △공공임대주택 토지임대부주택을 통해 공공주택 확대 △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 △임대 사업자 특혜 폐지 등을 요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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