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중위는 탄소기업위원회?…해체하라” 직접행동

멸종저항서울·멸종반란한국, 30여 명 탄중위 앞 소음 시위

기후정의운동가들이 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 중립 없는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고 규탄하며, 위원회 해체를 요구하는 직접행동에 나섰다.




기후 정의를 요구하는 비폭력 직접행동 단체인 멸종저항서울과 멸종반란한국은 27일 오전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 모여 피케팅과 소음 시위를 벌였다. 30여 명의 직접행동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가량 구호의 박자에 맞춰 냄비 등으로 소음을 내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모든 생명에 대한 자살 테러를 중단하라”, “탄중위 민간위원 사퇴하라. 알리바이가 되지 마십시오”, “탄중위, 중립적인 척, 위선 떨지 마(3행시)”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행동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 23일 단체들은 직접행동을 하기로 한 오늘, 윤순진 탄중위 위원장 등 책임자와 면담을 진행하자는 공문을 보냈으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탄중위 측에서 이날 시간이 안 된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단체들은 탄중위 입주 건물 앞에 앉아 △탄중위의 산업·기업 편향적인 구성과 비민주적 운영 △허구적인 탄소 중립 시나리오 발표 등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탄중위 해체와 재구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한재각 멸종저항서울 활동가는 “탄소 중립하자고 만든 탄중위가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그런데 그 3가지 시나리오 중 2개가 탄소 중립이 아닌 시나리오였다. ‘앙꼬 없는 찐빵’을 내놓고 먹으라는 것”이라며 “탄중위 민간위원 77명 중 10명이 기업 측 사람이다. 농민이나 장애인, 빈민 등의 대표는 없다. 이것을 과연 ‘탄소중립’위원회라고 할 수 있겠나. 이것은 탄소 중립을 가장한 ‘탄소기업위원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렇듯 ‘기후악당’이라고 불리는 탄소 다배출 기업들이 탄중위 위원으로 포함되고 다른 주체들은 배제되면서 탄중위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발언이 잇따랐다. 탁구 멸종반란한국 활동가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기업 인사들이 우리의 삶을 과연 대변할 수 있을까. 얼마 전 발표된 탄중위 숫자 맞추기 시나리오에는 끊임없이 탄소배출을 하며 기후 위기를 초래한 사회 시스템 전환에 대한 얘기는 없다. 대신 불확실한 기술에 의존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말했다”라며 “우리가 필요한 것은 허울뿐인 탄중위가 아니라 절벽 끝으로 내몰린 당사자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는 ‘공론의 장’이다. 우리는 여기서 생명을 중심에 둔 새로운 사회체제와 정의를 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폐지된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에서 일했던 발전 노동자도 탈탄소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발전 노동자 남윤철 씨는 “속으로 탈탄소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표면적으로 요구하지 못했다. 고용과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해 보령화력발전소가 폐지되고 거기서 일해 온 460의 노동자 대부분이 부족 인력에 전환 배치됐다. 하지만 16명의 노동자는 해고됐다. 이렇게 일자리를 잃을 노동자들이 탈탄소 정책 방향의 중심에 있어야 함에도 탄중위는 발전노동자들을 주체로 보지 않는다. 그런 탄중위는 폐지하고 우리의 목소리가 주체가 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건수 청년 시국선언 원탁회의 집행위원은 “자본주의하에서 탄소 중립은 글러 먹었다”라면서 “탄중위가 실패한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내놓으면서 자신의 역할을 부정했다. 동시에 해체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주체들의 얘기를 듣지 못해 실패한 것이 아니다. 애초부터 성장하지 않고 유지할 수 없는 자본주의체제 하에서 민주주의는 탄소 중립을 만들어낼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탄중위 해체와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활동에 동참해 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정록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앞으로 두 달 동안 공동대책위 활동에 함께 해달라”라면서 “탄중위의 선전포고에 시민들이 화답해야 할 것이다. 탄중위 해체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하자. 더 많은 손을 잡고 요구하자”라고 전했다.

한편 멸종저항서울은 지난 6일 100여 개 단체와 600여 명의 시민과 함께 탄소중립위원회와 탄소중립시민회의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탄소중립시민회의 출범을 앞두고 “시민회의는 ‘시민참여’가 아니라 ‘시민동원’이며 기후 위기 시대에 필요한 민주주의가 아니다. 시민회의는 문재인 정부의 그린워싱(녹색분칠 또는 위장환경주의)에 동원되고 있다”라고 규탄하며 탄중위에 대해서도 “정부가 이를 형식적으로 꾸려놓고, 사실상 사회적 논의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지극히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5일 멸종저항서을은 기후정의포럼과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와 함께 탄중위와 탄소중립시민회의의 문제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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