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공공부문 '간접고용', 직접고용 정규직화 '21%'

공공운수노조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 완전 낙제”

지난해 정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94% 수준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애초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밝힌 상시·지속 업무 공공부문 비정규직 인원을 기준으로 하면 정규직 전환 비율은 65%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흡한 정책으로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된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정책을 요구하는 투쟁에 나서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고객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세종시 고용노동부에서 300리를 걷고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100리를 자전거를 타고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정부에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이행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천여 개가 넘는 개인정보를 다루지만,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노동자의 동료들도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다. 행정부의 공공기관이 아닌 입법·사법부 기관에서도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한 평가를 발표하며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파견·용역·민간위탁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책 발표 이후 4년이 흐른 상황에서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율이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운수노조는 “청년 세대 전체의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과 비정규직 법·제도적 개선, 민간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대안은 애초 없던 일과 같이 종료될지도 모를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은 완전한 낙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규직화 정책, 공공부문 간접고용 79% ‘미완료’

노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상을 모두 합친 총 37만 명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중 약 12.9만 명(65%)만이 전환 완료됐다. 자회사로 전환된 5.1만 명을 제외하면 7.8만 명만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따라서 총 29.2만 명(79%)의 노동자는 여전히 파견, 용역(용역 자회사 포함), 민간위탁 신분인 간접고용 상태이다.

구체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1단계에 속하는 정부조직 공공기관 등에서는 지난해 12월 기준 17.8%(117개)의 기관이 파견·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지 않았다. 지방출자·출연기관 등 2단계 기관의 경우 32.4%(69개)가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3단계 민간위탁의 경우에는 무려 99.3%의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됐다. 이는 공공부문 민간위탁 노동자 19만5736명 중 지난해 말 기준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1355명을 제외한 비율이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에서 배제된 이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는 2006년부터 전화상담 업무를 외주화해 현재 12개 센터를 11개 민간위탁 업체에 하청을 주고 있다. 업체는 직접노무비를 전액 지급하지 않고 인센티브로 전용해 왔고,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220만 원가량의 직접노무비조차 전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러한 문제에 눈을 감았다.

이에 대해 안혜진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 조합원은 “공단은 스스로 정한 노무비를 하청업체가 어떻게 관리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임금이 착복돼 온 것”이라며 “공단을 이를 개선해야 하는 주체이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가스공사에도 1400여 명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있다.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비정규직지부는 직접고용을 요구해왔으나 사측은 자회사 고용 입장으로 시간을 끌며 4년째 의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었다. 가스공사 비정규직은 2017년 7월 이후로 기존 비정규직의 3분의 1에 달할 만큼 늘었는데, 지부는 이들에 대한 고용과 제대로 된 자회사를 설계한다면 자회사 전환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사측에 전달한 상태다.

최기학 가스공사비정규직지부 특경대직종대표는 “소방직종, 시설직종 등 특정 직종에 대한 임금하락과 차별이 확인되고 있다. 직종 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가스공사 측의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의심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어서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 800명의 법원 전산직도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등기 관련 프로그램 운영과 전산 장비 유지보수 등이다. 공무원과 같은 공간에서 유사한 업무를 하지만, 신분은 용역 노동자다. 법원 행정처는 공무직 전환 배제 이유에 대해 “민간 고도의 전문성과 시설, 장비 사용 때문”이라고 얘기하지만, 사법 전산실 노동자들은 PC, 모니터, 프린터 등 별도로 고도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창우 대전지역본부 전국법원 등기전산지회 지회장은 “용역업체가 바뀌어도 고용 승계를 한다는 조건까지 있지만 우리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존재했다. 임금도 15년간 일한 본인의 경우에도 꾸준히 최저임금이었다. 민간용역업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책정된 인건비마저 착복하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행정처는 정규직 전환 관련 노사전 협의체조차 설치하지 않고 검토 중이란 답변만 수년째”라고 설명했다.

고 김용균 3주기…동료들은 여전히 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의 동료인 신대원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장은 “당정은 정규직화로 처우개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3년이 다 돼가는데 같은 사업장 동료들은 정규직 전환이 안 됐고, 노무비 착복으로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국민들에 대한 사기였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태성 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본부 사무처장도 “여전히 현장은 계약직 청년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들의 임금은 최저임금”이라며 이어 “오는 2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앞으로 갈 것이다. 우리는 정규직화 문제뿐 아니라 발전소 폐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와 관련해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진실을 왜곡하지 말라. 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없으면 단 한 순간도 세상이 돌아갈 수 없다. 29만 명의 유령대접을 받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정규직 전환 정책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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