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대중공업 불법파견 봐주기? 1년째 서류만 만지작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대검 앞 검찰 규탄 기자회견 열어

검찰이 현대중공업 계열사 불법파견 사건의 공소를 미루면서 재벌을 봐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기소가 늦어지면서 피해노동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불법파견 문제를 제기한 서진이엔지의 해고노동자들이 직접고용되지 못하고 500일 가까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2일 오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파견을 저지른 현대건설기계를 검찰이 당장 기소하고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대건설기계가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1년째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아직 기소조차 안 됐다”라며 “불법파견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기약 없는 소송전으로 내몰리는 것은 검찰의 형사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중공업의 건설기계부문 계열사로, 지난해 불법파견으로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이 불법파견으로 고용한 이들은 서진이엔지 노동자들로, 현대건설기계의 주요 생산품인 굴착기와 휠로더 등 건설장비를 제작하는 용접사다. 이들은 20년 가까이 위장 도급 형태로 일하며, 장기 근속에도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열악한 처우에 시달렸다.

  지난 10월 20일 ‘불법파견 처벌·노조법 2조 개정 촉구 2021년 금속노조 하반기 소탕단’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금속노조]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현대건설기계를 조사하게 됐고, 지난해 12월 23일 회사에 파견법 위반사항을 통보했다. 이와 함께 서진이엔지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57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지난 2월 26일엔 현대건설기계에 과태료 4억 6천만 원을 부과하고 불법파견 사건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현대건설기계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1년 넘게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검찰은 노동부에 보완수사만 지시하며 기소를 미루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어떠한 보완수사와 법리검토가 더 필요한지, 왜 기소가 지연되는지, 아니면 불기소로 결론을 내린 것인지, 직접고용 대상 노동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라며 “검찰은 각종 불법파견 사건에 대해 불기소를 남발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등 가장 자본 편향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법파견 범죄행위를 방조하며 기소조차 하지 않는 검찰규탄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11월 2일부터 울산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 규탄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규탄 집회와 농성, 검찰 책임자 면담요구 등 집중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이날 서울지방법원 제41민사부에선 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의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첫 재판이 열렸다. 지난 3월 10일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한 지 9개월 만이다. 서진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을 증빙할 주요 증거들을 제출하며, 서진노동자들이 원청의 사업에 완전히 편입된 사실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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