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대우조선 하청 5년치 삭감임금 책임져라”

시민사회단체 “조선하청노동자 저임금, 인력부족·산재로 이어져”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5년간 삭감된 임금을 원상회복하라며 28일째 전면파업을 벌이는 가운데,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윤석열 정부에 이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이 인력 부족과 산재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법률·원로·인권·종교·학술·시민사회 단체가 29일 윤석열 정부에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법률·원로·인권·종교·학술·시민사회 단체는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에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조선 하청노동자의 삭감된 임금의 원상회복을 위해 나설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라”라고 요구했다.

관련해 이들은 올해 한국 조선업이 호황이지만, 하청노동자 임금은 그대로라며 “20년이 넘는 숙련 용접노동자의 임금은 월 200만 원 남짓이다. 2015년부터 조선업계가 불황이라며 회사는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일터에서 하청노동자들을 쫓아냈다. 그동안 회사는 상여금 550% 중 150%는 삭감하고 400%는 일방적 기준을 정해 기본급으로 편입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당시 쫓겨났던 조선 하청노동자들이 저임금인 조선업에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부족한 인력은 산재사고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에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2월 사이 노동자 3명이 산재로 숨지고 9명이 다쳤다. 2009년에도 6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이렇듯 조선 하청노동자의 임금인상 30% 요구는 생존권과 생명을 확보하기 위한 요구”라고 말했다.

선박에 ‘0.3평 철제 구조물’을 만들고, 그 안에서 8일째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원청 대우조선해양이 파업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전했다. 유 부지회장은 통화로 “하청업체의 모든 것은 원청이 관리한다. 하청이 원청에 대들면 하청업체를 폐업시켜버린다. 하청업체가 폐업할 때마다 (하청노동자들은) 임금, 퇴직금, 4대보험이 떼이고, 고용이 흔들린다”면서 “대우조선은 모든 고통을 하청노동자의 희생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괴물이 됐다. 국민 여러분, 이런 대우조선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게 도와달라. 우리 사회가 하청노동자들에게도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29일 열린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한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나무로 만든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m' 구조물에 들어가 있다. 현재 선박 안 철제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가로·세로·높이 각각 ‘80cm’ 철제 감옥

앞서 지난 22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6명은 거제 옥포조선소의 원유운반선 안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같은 날 유 부지회장은 그 아래에서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m도 되지 않는 철제 구조물에 몸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9일, 기자회견 주최 측은 실제 철제 구조물의 가로·세로·높이는 각각 80cm를 조금 넘는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6일에 이들을 진료한 의료진에 따르면, 농성 중인 조합원들은 모두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상태다. 철제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부지회장은 하루 1시간씩 토막잠을 자고 있다. 다른 고공 농성자들 역시 낮에 잠깐씩 잠을 자는 것이 전부인 상황이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30% 인상 요구에 대해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지난 2016년 조선 불황으로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7만 명이 해고되고 상여금 등 30% 임금이 삭감됐다. 이는 물가 상승에 따른 상대적 임금 감소가 아니라 절대적 임금 감소였다. 이에 따라 호황에 접어든 시기, 최소한 감축된 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원상회복 차원에서 너무나 당연한 요구”라며 “오늘날 대우조선해양의 재정 건전성 확보는 물론 수주 호황이라는 지점도 있지만,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과 정리해고에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억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는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 산업은행과 윤석열 정부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우조선이 위기라며 해외에 매각된다고 아우성칠 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잘린 자리에 남은 노동자들은 적은 임금으로 가장 고되게 일하면서 이 회사를 살려냈다”면서 또 “이 회사는 공적 자금 13조 원이 투입돼 국민 세금으로 살려냈다. 산업은행과 윤석열 정부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발언 중인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끝으로 김형수 지회장은 “전국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 모두 자신이 일하는 현장에서 투쟁을 만들어내야 한다. 110만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가 투쟁하는 그 날은 이 세상이 바뀌는 날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기계처럼 사람을 보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주 92시간' 일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기계도 그만큼 작동시키진 않는다. 정부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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