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법 저런법> 골프경기보조원의 노동자성

최근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의 노동자성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한위수 부장판사)가 이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한데 이어 노조법상 근로자로도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구체적인 판결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추측컨대 캐디피는 임금으로 보기 어렵고 회사측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정한 자치규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는 등의 이유가 제시되었을 것이다.

이번 판결은 노동자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노동위원회가 골프장 경기보조원, 지입차주겸운송기사 등 일부 특수고용형태 노동자들에 대해 노조법상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까지 인정한 가운데 나온 판결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향적 판정을 부정한 것이고, 특히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겨우 대법원이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전례가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한 유형인 특수고용형태 노동자는 사용자가 노동법상 책임을 회피하고자 마치 자영업자인 것처럼 위장해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도급 계약 등을 체결하고 있는 경우다. 골프장 경기보조원, 지입차주겸 운송기사(건설운송노조), 학습지교사(학습지산업노조), 보험모집인(보험모집인노조) 등이 다양한 업종에서 존재하고 있다.

위 판결은 근로자성 판단기준으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인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가, 취업규칙·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가, 근로소득세를 공제하는가, 사회보장법령에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가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담당업무가 사업에 필수적 요소인가, 근로자가 사용자의 사업조직에 편입되어 있는가가 되어야 한다. 결국 사업자처럼 독자적인 사업계획수립과 시장접근성이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근로형태가 등장하는 노동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0세기 초반의 법정에서 21세기 노동현실을 재단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판사의 보수성이 위와 같은 반노동자적 판결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겠지만, 특수고용형태 노동자의 근로자성 인정문제는 법원판결을 바꾸어 쟁취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결국 노동법의 근로자 개념규정을 고쳐 근로자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그 전까지는 조직화와 노조활동 확대해야 한다. 이와 같이 ‘사실이 가지는 힘’으로 단체협약을 통해 노동조건을 확보하고 법원이 노조를 부정하는 판결을 쉽게 내리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규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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